
[점프볼=곽현 기자] WKBL에서 선수생활을 한 박선영(37)이 KBL 심판에 지원해 화제다.
박선영은 여자농구 팬들에게 낯익은 선수다. 숭의여고를 졸업한 박선영은 WKBL 삼성생명, 신한은행, 신세계(현 KEB하나은행), KB스타즈에서 뛰었으며 지난 2014년 은퇴했다.
WKBL에서 활약했던 선수가 WKBL이 아닌, KBL에 심판 지원을 했다는 소식은 농구계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KBL은 21일부터 23일 동안 심판테스트를 통해 새 시즌 심판진 구성에 나섰다. 기존 심판들과 신인심판들이 가세해 시험을 본 것이다. 23일 양정고 체육관에서는 신인신판들의 체력테스트와 연습경기를 직접 심판하는 트라이아웃이 열렸다.
이날 만난 박선영은 “은퇴하고 김천시청에서 농구를 했어요. 예전부터 심판을 하고 싶은 생각이 정말 많았죠. 몇 년간 준비를 했는데, 이번에 KBL에 도전하게 됐어요”라고 전했다.
심판은 남성의 비율이 여성보다 훨씬 높다. 지난 시즌 KBL 심판 15명 중 여자 심판은 홍선희 심판 단 한 명뿐이었다. 남자들도 힘든 KBL 심판에 도전한 이유가 궁금했다.
“심판에 대해 욕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제가 보기엔 정직해보였어요. 또 KBL이 우리나라 최고의 리그잖아요. 심판진도 마찬가지고요. 계속 성숙해져가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WKBL은 제가 4개 팀에 뛴 적이 있어서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최고의 무대를 경험해보고 싶어서 도전하게 됐어요."
쉽지 않은 도전에 용기를 낸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KBL이 아닌 다른 곳에서 심판을 볼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는 “KBL 아니면 안 하려고요. 이번에 떨어지면 내년에 다시 도전하고 싶어요”라며 강한 의지를 전했다.
2년 전 2급 심판자격증을 땄다는 박선영은 최근 생활체육경기에서 심판을 하며 경험을 쌓아왔다고 한다. 선수로서 코트를 누빌 때와 심판으로서 경기를 판정하는 느낌은 다르다고 말했다.
“제가 28년간 농구를 했는데, 농구 규칙에 대해 2/3밖에 모른다는 걸 느꼈어요. 지도자연수에서 보고 배운 게 많은데, 많은 지도자, 선수들도 규칙에 대해 정확히 숙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만약 박선영이 KBL 심판에 합격을 한다면 WKBL 선수 출신으로는 첫 KBL 심판이 된다. 박윤선, 홍선희에 이어 3번째 여성 심판이 되는데, 그 동안 WKBL 선수 출신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박선영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에서 국가대표로 뛴 경험도 갖고 있다. 여자국가대표 출신 심판도 1호가 되는 것.
박선영은 “선배님들께서 많은 사람들이 쉽게 도전을 못 하는데 제가 처음 하게 되면 좋은 본보기가 될 거라고 조언을 해주셨어요”라고 말했다.
박선영은 농구인 부부다. 남편은 휘문중학교 농구부를 맡고 있는 최종훈 코치. 심판에 도전하는 아내가 걱정되진 않았을까. “남편은 적극적이었어요. 제가 뭘 하는 거에 있어서 잘 도와주죠. 괜찮겠냐고 물어보고, 잘 할 수 있도록 응원해줬죠.”

박선영은 이날 체력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하고 실전 연습경기에 투입됐다. 심판으로서 정확한 판정을 내려야하는 상황. 열심히 코트를 뛰어다녔고, 휘슬을 분 후 판정을 본부석에 전달하는 모습에선 다소 긴장한 모습도 엿보였다.
KBL은 심판테스트에서 나온 결과를 토대로 다음 주 합격자를 확정 지을 계획이다. 쉽지 않은 도전을 한 박선영의 행보가 화제다. 그녀의 용기는 도전하고 싶어도 망설이는 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다.
#사진 -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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