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곽현 기자] 한국과 일본의 여자농구 최강 우리은행과 JX-ENEOS가 국가대표 선수들이 제외된 채 격돌했다.
4일 장위동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우리은행과 일본 JX-ENEOS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양 팀은 한·일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강팀들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까지 통합 5연패를 거둔 여자농구의 절대강자다.
하지만 그런 우리은행도 JX 앞에선 한 수 접고 들어간다. JX는 지난 시즌까지 무려 9년 연속 정상에 오른 일본 여자농구의 ‘지존’이다.
일본은 우리와 달리 선수 계약이 자유계약이다. 그렇다보니 돈이 많은 회사가 좋은 선수를 많이 영입할 수 있다. JX는 아시아 유일의 WNBA(미국여자프로농구) 리거인 도사키리 라무를 비롯해 요시다 아사미, 마미야 유카 등 일본 정상급 선수들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지난 시즌은 정규리그에서 27전 전승을 거두는 등 퍼펙트우승을 달성한바 있다.
JX는 전지훈련 차 입국해 KB와 연습경기를 가진 뒤 우리은행을 찾았다. 양 팀 모두 국가대표 선수들이 제외된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임영희, 박혜진이 대표팀에 차출됐다.
우리은행은 부상 재활자도 많았다. 김정은, 이은혜, 최은실, 박시은 등 4명이 부상 재활로 빠져 이날 연습경기에 참여한 선수는 홍보람, 박태은, 이선영, 유현이, 최규희, 엄다영 등 6명에 불과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대표팀으로 빠지고, 부상선수도 많아서 선수가 없다. 특히 센터가 없어서 연습이 될지 모르겠다”고 걱정스러워했다.
경기가 시작됐다. JX는 시작부터 강한 압박수비로 우리은행의 공격을 어렵게 만들었다. 우리은행은 JX의 수비에 다소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JX는 선수들의 스피드나 체격조건에서 우리은행에 앞섰다. 1쿼터 박태은, 최규희의 3점슛이 터졌지만, 빠른 역습을 허용하며 리드를 내줬다.
2쿼터 우리은행은 유현이가 좋은 활약을 보였다. 픽앤팝에 이은 3점슛을 터뜨리며 외곽에서 득점을 보탰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은행은 JX의 프레스에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은행은 26-36으로 뒤진 채 2쿼터를 마쳤다.
이날 위성우 감독이 가장 많이 다그친 선수가 이선영이었다. 이유는 공격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선영은 긴장한 탓인지 앞에 수비수가 없음에도 패스를 하는 실수를 범했다. 위 감독은 보다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이선영은 3쿼터 3점슛을 성공시키며 득점에도 나섰다.
우리은행은 4쿼터 유현이가 돌파, 점프슛으로 득점을 만들었다. 또 홍보람의 3점슛도 나왔다. 하지만 가드진에서 실책이 나오며 역습을 허용한 부분이 아쉬웠다. 삼성생명에서 이적해온 박태은의 리딩이 다소 불안했다.
우리은행은 격차를 좁히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53-68로 승리를 내줬다. 우리은행은 이선영이 15점, 유현이가 11점을 기록했다.
이날 JX에서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등번호 33번의 우메사와로 언뜻 보기에 190cm에 육박하는 키에 서양선수를 연상시키는 탄탄한 체격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경기 후 사토 키요미 감독에게 물어보니 이 선수는 아버지가 캐나다인인 혼혈선수였다. 올 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루키로 신장은 188cm라고 한다. 이날 보여준 실력은 미숙한 면은 있었지만, 워낙 체격조건이 좋아 구력만 쌓인다면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였다.
일본은 혼혈선수 및 귀화선수들을 꾸준히 영입하며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중고등학교 농구에 검은 피부색을 가진 선수들의 숫자가 상당하다. 이들이 성인이 됐을 경우 일본과 우리의 격차는 더 벌어질지도 모른다.
키요미 감독은 이날 경기에 대해 “상대 숫자가 6명밖에 없었기 때문에 프레스 연습을 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JX는 이전 KB스타즈도 그렇고 이날 경기에서도 일방적인 경기력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우리로서는 부끄러운 결과이지만 JX의 강함은 인정을 해야 한다. 그만큼 한일 농구의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있다.
키요미 감독은 한국팀과의 연습경기가 도움이 되냐는 질문에 “굉장히 많은 연습이 된다. 지금은 이기고 지는 게 그리 큰 의미가 없다. 시즌에 들어서서 우리가 어떻게 싸울 건지 테스트를 하는 과정이다. 한국에선 연습이 잘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지훈련에서 얻고 싶은 부분에 대해 “한국선수들의 움직임이 부드럽다. 일본 선수들은 서 있는 경향이 많은데, 한국 선수들은 움직임이 많다. 그런 부분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양 팀은 양국을 대표하는 강팀들이었지만, 선수층은 다소 차이가 있었다. JX는 주축선수들이 빠졌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기량이나 체격조건이 그리 떨어지지 않았다. 반면 우리은행은 주전과 벤치의 실력 차가 크다. 양지희가 은퇴하면서 마땅한 포스트 자원도 없다. 이러한 선수 인프라 측면에서 우리와 일본의 차이는 컸다.
우리은행과 JX는 오는 9월 제대로 된 진검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양국이 리그 우승, 준우승팀이 참가하는 챔피언스컵을 개최하기로 합의했기 때문. 2013년 열렸던 챔피언스컵에선 우리은행이 JX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바 있다.
우리은행과 JX는 5일 한 차례 더 연습경기를 갖는다.
#사진 - WKBL 제공, 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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