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민욱 칼럼니스트] 다사다난했던 2016-2017시즌 유럽 프로농구리그도 막을 내렸다. 수준이 높다고 평가받는 리그에서는 큰 변화 없이 특유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계속되며 시즌 전 예상되던 우승 후보 팀들이 정상에 올랐지만 스페인리그(Liga Endesa)만큼은 달랐다.
2016-2017 유로컵 그리고 2017년 코파 델 레이 준우승을 차지한 발렌시아가 바르셀로나 사스키 바스코니아 레알 마드리드 같은 스페인리그를 대표하는 강팀들을 모조리 꺾으며 창단 첫 스페인리그 우승을 차지하였다.
+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발렌시아 +
발렌시아는 최종 승자가 된 2016-2017시즌 스페인리그 플레이오프 경기 결과는 놀라웠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고 흥미로웠다.
비록 발렌시아가 2016-2017 정규시즌 3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으나 발렌시아의 우승 가능성을 높게 보는 전문가들은 많이 없었다. 과거 플레이오프에서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에게 막혔던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발렌시아는 2010년대 들어 팀 전력이 급상승하며 스페인리그 플레이오프에서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를 위협하는 대항마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유로컵에서는 3회 우승을 차지했으며, 스페인리그 정규시즌 성적도 좋았다.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승을 챙긴 적도 꽤 있었다. 단기전이기는 했지만 올해 코파 델 레이(Copa Del Rey) 결승에서는 비록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레알 마드리드를 벼랑 끝까지 내몰았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발렌시아는 플레이오프에서 번번이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에게 패배하며 큰 경기에 약한 면모를 드러냈다.
+최근 3시즌 발렌시아 플레이오프 성적+
2013-2014시즌 2라운드(4강) 바르셀로나 시리즈 스코어 2-3
2014-2015시즌 2라운드(4강) 레알 마드리드 시리즈 스코어 1-3
2015-2016시즌 2라운드(4강) 레알 마드리드 시리즈 스코어 1-3
올 시즌 발렌시아의 전력은 웬만한 팀들에 비해서는 강해보였다. 페르난도 산 에메테리오(198cm, 가드/포워드) 라파 마르티네즈(191cm, 가드), 앙투완 디옷(191cm, 가드), 보얀 듀블레비치(206cm, 포워드) 같은 대표팀 출신 만만치 않은 실력자들이 존재하였으며 호안 사스트레(201cm, 가드/포워드), 기옘 비베스(193cm, 가드) 같은 스페인 출신의 ‘젊은 피’ 들도 만만한 이들이 아니었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그리고 사스키 바스코니아 소속 스타 선수들의 ‘휘황찬란한’ 이름값과 개인 실력에 비하면 어느 정도 격차가 있어 보였다. ‘돈 씀씀이’ 에 있어서도 앞의 3팀에 비해 적극적으로 그리고 통 크게 투자하는 편도 아니었다.
그러나 발렌시아는 이 불리한 여건들을 뒤엎고 스페인리그 정상에 올라섰다. 이제 본격적으로 발렌시아의 플레이오프 여정을 살펴보자.
1라운드 상대 팀은 정규시즌 6위를 차지한 바르셀로나였다. 물론 이번 시즌 바르셀로나는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유로리그에서는 8강 플레이오프에 들지 못했으며 정규시즌에서는 ‘바르셀로나답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거기에 스페인 대표팀 출신의 주장 후안 까를로스 나바로(192cm, 가드)와 저스틴 도엘맨(208cm, 포워드) 파우 리바스(196cm, 가드)같은 팀의 핵심들이 줄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다.
그래도 바르셀로나는 바르셀로나였다. 안테 토미치(216cm, 센터)와 스트라토스 페페로글루(203cm, 포워드), 페트리 코포넨(193cm, 가드) 등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이 다수 있고, 알렉산더 베젠코프(206cm, 포워드)와 마커스 에릭손(201cm, 가드/포워드) 같은 팀 내 신예들이 이번 시즌 성장하였기에 발렌시아 입장에서는 확실하게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다.
하지만 결국 바르셀로나는 ‘발렌시아 돌풍’의 첫 희생양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발렌시아는 비록 2차전(79-91)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패했지만 홈에서 열린 1(83-61), 3차전(67-64)에서 승리하며 2라운드에 진출했다.
+스페인리그 플레이오프 1라운드 발렌시아 vs 바르셀로나 1, 2, 3차전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_JyFlR9gpLI
https://www.youtube.com/watch?v=6D7hQJzHVSA
https://www.youtube.com/watch?v=vwvfbBXVUxg
또한 2013-2014시즌 스페인리그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한 끝 차이’로 당한 패배의 아쉬움까지 충분히 달랬다.
2라운드 상대는 정규시즌 2위 팀 사스키 바스코니아였다. 작년 오프 시즌 야심차게 영입한 안드레아 바르냐니(213cm, 포워드)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당했으나 사스키 바스코니아의 팀 전력은 여전히 강했다.
특히 셰인 라킨(180cm, 가드), 토르니케 쇤길리아(206cm, 포워드), 니콜라스 라프로비톨라(193cm, 가드), 로드리고 보브아(188cm, 가드)같이 NBA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꽤 있다는 점이 상대 팀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뿐만 아니라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살뜰히 챙기고 있는 ‘유로리그 올해의 수비수’ 아담 항가(201cm, 가드/포워드)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발렌시아는 주눅 들지 않고 침착하면서도 때론 과감한 플레이로 사스키 바스코니아 선수들의 혼을 빼놓았다.
발렌시아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비토리아(Vitoria) 원정에서 1(83-82)차전을 잡아내는 이변을 일으켰다.
2차전(70-90)에서 20점차 패배를 당했지만 발렌시아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홈으로 돌아온 발렌시아는 결국 3(75-69), 4(85-77)차전을 접전 끝에 모두 잡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발렌시아의 마지막 상대는 통산 34번째 스페인리그 왕좌 자리에 도전하는 ‘끝판 왕’ 레알 마드리드.
사실 정규시즌(75-94 71-85)과 코파 델 레이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발렌시아는 모두 졌다.
이번 시즌 발렌시아는 단기전인 코파 델 레이 파이널에서는 선전했지만 정규시즌에서 레알 마드리드만 만나면 늘 작아졌다. 그래서 이번 파이널에서도 고전이 예상되었다.
예상대로 1차전에서 발렌시아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81-87로 무너졌다. 특히 세르히오 율(20점)의 득점포와 루디 페르난데스(19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의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한 면이 이날 패인이었다.
+루디 페르난데스 스페인리그 파이널 1차전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lMQGIup3M0
하지만 발렌시아는 예전처럼 당하고만 있지는 않고 바로 반격했다. 2차전에서 듀블레비치(22점 9리바운드)와 산 에메테리오(14점 4어시스트 1스틸)의 활약으로 7점차 신승(86-79)을 거두며 1승 1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홈으로 돌아온 발렌시아는 3차전에서 2차전 승리의 주역들인 듀블레비치(14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 1스틸 1블록) 산 에메테리오(15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가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미국 출신 203cm 포워드 윌 토마스(16점)의 ‘깜짝 활약’까지 겹치며 레알 마드리드를 81-64 17점차로 대파했다.
4차전에서는 스페인 출신 1991년생 사스트레가 돋보였다. 2011년 빌바오에서 열린 유럽 U20 선수권 대회에서 니콜라 미로티치(209cm, 포워드)와 함께 스페인의 전승 우승 주역이었던 그는 단 17분만 코트에 나서고도 3점 슛 2개를 포함해 19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사스트레의 영웅적인 활약과 함께 발렌시아는 2쿼터부터 두 자리 점수 차로 앞서나가기 시작했고 3쿼터 초반 22점차(57-35)까지 앞서나갔다.
레알 마드리드는 반격을 노렸지만 기세가 오르며 불이 붙기 시작한 발렌시아 선수들의 플레이를 제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발렌시아가 87-76으로 경기를 끝마치며 창단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소속팀 우승에 크게 기여한 산 에메테리오는 자신의 커리어에 스페인리그 우승 횟수 숫자를 1에서 2로 늘렸으며 플레이오프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친 듀블레비치는 파이널 MVP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호안 사스트레 스페인리그 파이널 4차전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A_j_SwVyE5o
아울러 발렌시아는 올해 유로컵 코파 델 레이 파이널에서 ‘한 끝’ 차이로 준우승에 머문 아쉬움까지 단숨에 날렸으며 2017-2018 유로리그 정규시즌 출전권도 확보했다.
한편 레알 마드리드는 통산 34번째 그리고 3회 연속(2014-2015 2015-2016 우승) 스페인리그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스페인리그 파이널 1~4차전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6u0xf5s4JKU
https://www.youtube.com/watch?v=otB3nDnNFuA
https://www.youtube.com/watch?v=rGsCL1cBfNs
https://www.youtube.com/watch?v=RyWso9eHRNQ
+스페인을 제외한 다른 리그의 우승팀들은?+
스페인에서는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했으나 터키리그(BSL), VTB 유나이티드 리그(VTB United League), 그리스 리그(Greek A1 Basketball League), 독일리그(easyCredit BBL)에서는 거의 순리대로 우승팀이 가려졌다.
터키리그에서는 2016-2017 유로리그 우승팀인 페네르바체 율케르 이스탄불 VTB 유나이티드 리그의 경우 CSKA 모스크바 그리스 리그는 ‘양강 체제’ 중 한 팀인 파나시나이코스, 마지막 독일리그는 브로즈 밤베르크가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NBA에서 핫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다리오 사리치(209cm, 포워드) 니콜라 요키치(211cm, 센터) 유서프 너키치(213cm, 센터)를 발굴해낸 구유고 연방 국가들의 ‘인터 리그’ 아드리아틱 리그(ABA League)에서도 이변은 없었다.
세르비아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강호,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아드리아틱 리그에서 2016-2017시즌 우승을 차지하면서 쓰리 핏(2014-2015 2015-2016 2016-2017)을 해냈다.
뒤이어 열린 세르비아 리그 파이널에서도 FMP를 스윕(3-0)하며 아드리아틱 리그와 마찬가지로 3연패를 달성했다.
한편 츠르베나 즈베즈다의 데얀 라돈이치 감독은 세르비아 리그 파이널을 마지막으로 팀을 떠났으며 NBA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서머리그 팀에 어시스턴트 코치로 초청되었다.
# 사진=유로리그 제공(발렌시아의 산 에메테리오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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