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손대범 기자] 지난 한 주, 국제농구계에서는 2019년 월드컵 예선 일정을 둘러싼 국제농구연맹(FIBA)과 유로리그 측의 엇갈린 입장이 눈길을 끌었다.
발단은 유로리그가 발표한 2017-2018시즌 정규리그 스케줄이었다.
FIBA는 2019년 월드컵부터는 예선을 축구처럼 홈-앤-어웨이로 진행할 것을 결정하고, 일찌감치 스케줄을 발표했다. 2017년 홈-앤-어웨이 경기는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에서 같은 날에 개최된다. 11월에는 11월 23일부터 27일까지, 2월에는 2월 23일부터 26일까지가 A매치 주간이다.
FIBA는 홈-앤-어웨이 제도가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음을 강조하며 그간 4년에 한 번, 2년에 한 번 열리는 대륙별 예선에 비해 선수들의 부담이 약 26% 정도 줄어들 것이라 전망했다. 또한 2년 전에 미리 일정을 발표함에 따라 운영에 유연성을 주게 되었으며, 농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보험 계약을 통해 국가대표팀에 합류하는 프로농구 선수들의 건강도 보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룩셈부르크는 FIBA 결정에 동의하지 않아 월드컵 경쟁에서 배제되었다.)
한국도 중국, 뉴질랜드, 홍콩과 한 조를 이루어 11월 26일에 중국, 2월 23일에 홍콩, 26일에 뉴질랜드와 격돌한다.
유럽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팀이 너무 많기 때문에 8월 유로바스켓 대회를 통해 홈-앤-어웨이 예선 진출팀을 결정한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유로리그가 발표한 시즌 일정이 문제가 됐다.
FIBA가 발표한 A매치 주간에도 경기가 열리기 때문이다. 11월 23일부터 24일 사이에 여덟 경기가 있으며, 2월의 같은 기간에도 여덟 경기가 배정되어 있다. (유로리그는 올해도 터키항공이 후원하며, 2017년 10월 12일 개막해 4월 6일까지 정규시즌을 치른다.)
사실, 세계적으로 "FIBA A매치가 있는 날에는 경기가 열려선 안 된다"라는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NBA도 FIBA A매치와는 별개로 시즌을 진행할 것이라 일찌감치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아담 실버 총재는 "FIBA에 협조할 것"이라 했지만, 이 부분만큼은 협조의 범주에 넣지 않았다. KBL도 월드컵 예선이 열리는 주간에 경기를 안 하기로 결정했지만 어디까지나 대표팀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것일뿐, FIBA의 권고 사항은 아니었다.
유로리그는 유럽의 각 리그를 대표하는 명문팀들이 벌이는 각축전이다. 축구로 따지면 챔피언스리그와 같다. 가장 강하고, 인기가 높은 만큼 홈 경기가 열릴 때는 흥행 실적도 나쁘지 않다. 당연히 이런 팀들에 국가대표선수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
FIBA가 문제를 제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굳이 같은 기간에 경기를 해서 분산시킬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FIBA는 유로리그 운영을 관장하는 ECA에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FIBA는 공식성명을 통해 "2016년 11월에 이미 상호협조를 약속했는데, 이번에 발표된 리그 일정은 그렇지 않다. 국가대표팀에 합류할 지 여부는 선수에게 맡긴다고 했는데, 과연 클럽(소속팀)이 이를 허용할 지 의문이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FIBA는 "선수에게 소속팀인지 대표팀인지를 선택하라는 것은 너무 불합리한 처사이며 이해할 수 없다"라고 아쉬움도 밝혔다.
FIBA가 성명을 발표한 지 이틀만인 7월 8일(현지시간), 유로리그도 자사 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해 FIBA 의견에 대응했다.
유로리그는 "국제대회는 농구발전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기회다. 유로리그 측은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방해하거나 제한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 그건 선수들의 권리이며, 자유이다"라며, "오히려 선수, 심판, 감독 등에게 자유와 권익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온 쪽은 유로리그였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로리그 역시 일정을 쉽사리 조정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나라의 리그가 아니라, 국경을 오가며 치르는 대회이다 보니 경기장, 중계권, 스폰서십 등 조정해야 할 것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로리그 측은 "대표팀에 뽑히는 선수가 있다면 언제든 내보내주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본격적인 국제대회 시즌을 앞두고 FIBA는 레전드들의 힘을 빌려 국제대회 출전을 독려하고 있다. 새크라멘토 킹스 농구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FIBA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블라디 디박은 "나라를 대표하는 일은 농구선수에게 있어 최고의 영예이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것"이라며 "이제 홈-앤-어웨이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국가대표선수들은 홈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이는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도 덜어줄 것이며 자국의 농구인기를 올리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사진=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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