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더독' 고양시청이 기어코 디비전2 정상을 정복하며 자신들을 저평가하던 사람들에게 자신들을 증명해보였다.
7월8일 열린 2017 The K직장인농구리그(www.kbasket.kr) 1차대회 디비전2 결승전에서 4강전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간 고양시청이 KDB산업은행을 52-38로 따돌리고 디비전2 우승을 차지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승리였고, 누구도 예상치 못한 우승이었다. 고양시청은 정흥주 원맨팀이란 인식이 강했다. 상대 팀에게는 상대하기 편한 팀이었다. 고양시청 선수들의 움직임은 초보의 그것에 가까웠고, 경기 사진을 찍으면 정흥주만 나올 정도로 공격에서 정흥주를 제외한 선수들의 움직임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심할 때는 공을 피하는 모습까지 보였던 고양시청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들어 고양시청은 보고도 믿기 힘든 변신에 성공했다. 특정 선수가 아닌 팀 전체가 의욕적으로 변하며 리그에 파란을 일으켰다. 고양시청의 변화는 지금은 디비전1에서 강팀으로 자리매김한 두산중공업의 예전을 생각나게 했다.
슈터 안지원의 합류로 외곽에서 숨통이 트인 고양시청은 류광채, 임기수, 윤영호 등이 시즌 중 성장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이며 디비전2 결승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상대는 타짜들이 즐비한 KDB산업은행이었다. 결승 상대 KDB산업은행은 안세환, 전공평, 오민호 등 막강한 전력을 앞세워 고양시청보다 우승 확률이 높아보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의 흐름은 정반대였다.
4강전에서 삼성SDS BCS를 상대로 22점 차로 승리하며 자신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고양시청은 결승 무대에서도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KDB산업은행이 대량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이래서 스포츠가 재미있는 것이란 걸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 고양시청이었다.
고양시청은 1쿼터부터 12-5로 리드했다. 류광채가 KDB산업은행의 사령탑 안세환을 블록슛으로 저지하며 흐름을 탄 고양시청은 KDB산업은행의 실책을 유도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결승전이다 보니 그동안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치던 정흥주가 초반부터 득점 욕심을 냈다. 정흥주는 자신의 이름값대로 1쿼터에만 7점, 5리바운드, 2스틸의 기록을 남기며 자신이 왜 팀의 에이스인지 증명해보였다.
KDB산업은행은 1쿼터부터 그들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디비전2에서 가장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보이던 KDB산업은행은 1쿼터에만 5개의 실책을 범했다. 득점은 단 5점에 그치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2쿼터 초반 조은날개와 장관일이 연속 2+1점슛을 터트리며 12-11로 추격에 나섰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정흥주가 곧바로 바스켓 카운트로 응수하며 KDB산업은행의 상승세를 끊었다. 이후 KDB산업은행이 엔드라인에서 어이없는 실책까지 범하자 안지원의 3점슛으로 화답한 고양시청은 위기에서 오히려 20-11로 도망갔다.
흐름을 탄 고양시청은 손종락이 팁인 성공과 함께 바스켓 카운트를 얻어내며 22-11로 더블 스코어 차이로 리드했다. 정흥주가 아닌 다른 선수들의 한 방으로 경기의 흐름을 바꾼 고양시청은 최형우가의 2+1점슛까지 터지며 25-13으로 KDB산업은행을 압도했다. 2쿼터 후반 잠시 흔들리며 27-21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리드를 내주지 않은 채 전반을 마친 고양시청이었다.
하지만 2쿼터 후반 불안하던 예전의 모습이 나오며 실책으로 위기를 자초했던 고양시청은 3쿼터 초반에도 실책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고양시청 선수들 사이에 위기감이 조성됐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가드 류광채가 볼 다툼 도중 부상을 당하며 코트를 떠났다. 공격력은 평범했지만 수비에선 악착같은 모습으로 KDB산업은행을 저지했던 류광채였기에 아쉬움이 컸다.
긴 시간 침묵하던 고양시청은 3쿼터 중반 윤영호의 행운의 골밑 득점으로 침묵을 깼다. 윤영호가 터트린 행운의 득점으로 긴장이 풀린 고양시청은 정흥주가 돌파로 득점을 이어가며 33-23으로 다시 한 번 10점 차 리드에 성공했다. 곧바로 오민호에게 인텐셔널 파울을 범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손종락과 정흥주가 연이어 동료들에게 골밑에 어시스트를 연결하며 39-28로 리드하는 고양시청이었다.
이타적인 플레이로 KDB산업은행을 몰아붙인 고양시청은 승부처가 된 4쿼터에도 침착했다. 자신들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4쿼터 초반 상대 수비에 막혀 득점이 멈췄지만 KDB산업은행도 확실한 반격에 나서지 못했다. 고양시청으로선 한숨 돌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 42-35로 리드를 이어간 고양시청. 3쿼터 부상을 당했던 류광채가 코트로 돌아오며 앞선에서 활기를 되찾았다. 류광채는 KDB산업은행 오민호, 안세환을 상대로 이를 악물고 수비에 나섰다. 수비의 견고함은 부족했지만 투지만은 대단했다. 류광채 뿐만이 아니었다. 윤영호, 임기수는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골밑에서 어떻게든 볼을 따내려고 몸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투지는 팀 전체에 바이러스처럼 퍼졌고, 고양시청의 기세는 강호 KDB산업은행의 기세를 눌렀다.
경기 종료 3분 전 47-37로 리드를 이어간 고양시청. 마지막 추격을 노리던 KDB산업은행의 무리한 슛이 림을 외면하며 승리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정흥주가 점수 차를 벌리는 야투를 성공 시킨 이후 철저한 딜레이 오펜스로 경기 시간을 보낸 고양시청은 경기 종료 42초 전 안지원이 우승을 자축하는 쐐기 3점슛을 꽂아 넣으며 디비전2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은 커녕 4강 진출도 기적이라고 여겨졌던 고양시청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선수들의 성장세가 뚜렷해지며 우승을 차지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그동안 정흥주의 원맨팀이란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던 고양시청 선수들은 디비전2 우승이란 열매로 자신들의 노력을 보상받으며 최고의 시즌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됐다.
*경기결과*
KDB산업은행 38(5-12, 16-15, 7-12, 10-13)52 고양시청
*주요선수기록*
KDB산업은행
오민호 11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조은날개 9점, 8리바운드, 3스틸
안세환 6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고양시청
정흥주 27점, 18리바운드, 2어시스트, 6스틸, 3블록슛
안지원 9점, 6리바운드, 1어시스트, 3스틸
손종락 6점, 11리바운드, 1어시스트, 3블록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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