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양준민 기자] 올 여름 오프시장의 화두는 바로 ‘연이은 올스타들의 서부행’과 '슈퍼팀 결성'이었다. 지미 버틀러의 미네소타 팀버울브스행을 시작으로 폴 조지, 폴 밀샙 등 동부 컨퍼런스를 대표하는 올스타급 선수들이 대거 서부 컨퍼런스로 자리를 옮겼다. 또, 서부 컨퍼런스 내에선 크리스 폴이 휴스턴 로켓츠로의 이적을 감행하는 등 슈퍼팀 결성에 열을 올리며 차기 시즌 서부 컨퍼런스는 벌써부터 치열한 순위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 시즌,6년을 동고동락했던 드마커스 커즌스(뉴올리언스)와 이별을 선택, 다시 한 번 리빌딩에 들어간 새크라멘토 킹스도 오프시즌 알찬 행보를 이어가며 팀 재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크라멘토는 지난 6월 열린 2017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켄터키 대학출신의 정통 포인트가드, 디애런 폭스(19, 191cm)를 지명한 것을 포함해 총 4명의 신인을 지명, 전 포지션에 골고루 젊은 피들을 수혈했다.
반대로 FA 시장에선 베테랑들을 대거 영입, 팀에 위닝 멘탈리티를 더하는 데 주력했다. 새크라멘토는 FA 시장에서 조지 힐과 잭 랜돌프, 빈스 카터 등을 연이어 영입하며 팀에 노련미를 더했다. 힐의 경우 지난 시즌 공격형 포인트가드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며 올 여름 친정팀인 샌안토니오 스퍼스 등 다수의 팀들에게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예상과 다르게 우승권과는 전혀 거리가 먼 새크라멘토였다.(*힐과 새크라멘토는 올 여름 3년, 5,7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마찬가지로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가 됐지만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랜돌프와 카터도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등 우승권 팀들의 영입 리스트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며 높은 인기를 실감해야했다. 지난 시즌 랜돌프와 카터, 두 선수는 각각 평균 14.1득점(FG 44.9%) 8.2리바운드, 평균 8득점(FG 39.4%) 3.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시즌 벤치멤버로 활약하며 강력한 올해의 후보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던 랜돌프의 경우, 前 소속팀 멤피스 그리즐리스에서 자신의 등번호인 50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하는 등 뜻깊은 오프시즌을 보냈다. 카터도 선수 말년 우승반지를 위해 슈퍼팀에 합류하는 노장 선수들과 달리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팀으로 이적을 결정, 많은 이들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디애런 폭스, 새크라멘토의 새로운 미래로 떠오를까?
이번 2017 NBA 신인드래프트는 한 마디로 ‘포인트가드 대잔치’였다. 1순위와 2순위 모두 포인트가드인 마켈 펄츠와 론조 볼이 차지하는 등 로터리 픽만 한정해도 무려 포인트가드만 6명에 이를 정도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새크라멘토도 폭스를 지명, 포인트가드 보강에 성공했다. 새크라멘토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폭스와 함께 저스틴 잭슨(15순위), 해리 자일스(20순위), 프랭크 메이슨 3세(34순위)를 지명했다.
당초, 전 포지션에 걸쳐 전력보강이 시급한 새크라멘토였다. 하지만 빅맨진에는 윌리 컬리 스테인이, 스윙맨 라인업에는 버디 힐드라는 유망주가 있어 더 급한 쪽인 포인트가드의 우선적인 보강을 선택했다. 켄터키 대학출신의 폭스는 패싱력이 좋은 정통 포인트가드다. 더불어 화려한 볼 핸들링에 이은 돌파가 일품인 선수다. 여기에 더해 수비센스까지 좋다. 폭스는 상대의 패스길을 잘 읽고 볼을 뺏는데 능숙한 선수로 대학시절 평균 1.5개의 스틸이라는 기록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번 서머리그에서도 폭스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트랜지션 게임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수비력이 좋은 폭스는 자신이 직접 공을 뺏어 속공득점으로 연결하는 등 서머리그에서 스피드 스타의 면모를 그대로 과시했다. 또, 세트오펜스 상황에서는 빅맨들과의 깔끔한 2대2 플레이를 통해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다만, 대학시절부터 약점으로 지적되던 외곽슛은 개선이 필요해보였다. 폭스는 2대2 플레이 상황에서 빅맨들의 스크린을 받은 후 직접 중거리슛을 시도, 이런 패턴들로 효율적인 공격을 선보였지만 반대로 3점슛 시도는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더해 적극적인 돌파로 자유투를 얻어냄과 동시에 여러 차례 3점 플레이를 완성하며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왼손을 주된 손으로 사용하는 폭스이다보니 상대팀들은 폭스의 돌파를 막는 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현재 새크라멘토의 로스터에는 버디 힐드 등 3점슛을 던질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폭스가 서머리그에서 보여준 것처럼 돌파로 상대의 수비벽을 뒤흔든 다음, 외곽에 있는 슈터들에게 킥-아웃 패스들을 빼준다면 새크라멘토의 외곽화력도 분명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새크라멘토는 지난 시즌 커즌스 트레이드의 반대급부로 버디 힐드를 영입했고 올 여름에는 유럽리그의 스테판 커리로 불리는 보그단 보그다노비치를 영입, 외곽화력을 강화했다.(*보그다노비치는 2016-2017시즌 평균 43%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폭스는 신인으로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서머리그 잠시 객원해설을 맡았던 카터도 폭스의 플레이에 대해 냉정함이 필요하다는 조언과 함께 팀의 미래를 짊어질 좋은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美 현지 언론들도 “서머리그에서 폭스의 기어는 여전히 멈출 줄 몰랐다. 폭스의 폭발적인 스피드는 분명 새크라멘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말을 전했다.(*폭스는 올 여름 서머리그를 평균 11득점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마쳤다)
그간 새크라멘토는 포인트가드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커즌스라는 리그 정상급의 센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활용할 포인트가드의 부재로 계속된 암흑기에서 허우적거렸다. 때문에 새크라멘토는 매해 FA시장에서 특급 포인트가드의 영입을 간절히 원했다. 올 여름 힐을 영입했다고는 하나 힐은 패스나 경기조율에 강점이 있는 정통 포인트가드라기 보다는 득점을 올리는 데 능숙한 공격형 포인트가드에 가까운 선수다. 지난 시즌 힐이 최고의 시즌을 보낼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고든 헤이워드가 경기조율을 맡아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새크라멘토에선 힐은 공격적인 역할보단 경기조율 등 게임운영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힐의 영입으로 다가오는 2017-2018시즌 폭스는 주전이 아닌 벤치에서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리빌딩에 들어가 있는 새크라멘토이기에 폭스가 힐을 밀어내고 빠른 시일 내에 주전으로 올라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실제로 새크라멘토는 올 여름 서머리그에서 장차 팀의 주축이 될 2년차 선수들과 신인 선수들을 모두 출전시키며 조직력을 다지기 위해 노력했다. 데이브 예거 감독은 매 경기 서머리그를 지켜보고 차기 시즌 전술구성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그중 폭스는 스칼 라비시에르와 게오르기오스 파파야니스 등 빅맨들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라비시에르는 공격에서 폭스와 좋은 2대2 플레이를 호흡을 보여주는 등 평균 10득점 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마쳤다. 반대로 파파야니스는 수비적인 부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등 평균 7.3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또, 폭스와 함께 1라운드에 뽑힌 잭슨도 평균 16.7득점 3.3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 새크라멘토 팬들에게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잭슨 역시 폭스와 마찬가지로 새크라멘토의 가려운 부분이 스몰포워드진을 책임질 선수로 주목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1년차 선수들과 2년차 선수들의 조직력이 완성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보였다. 현지 언론들은 새크라멘토에 서머리그에 대해 “신인 선수들의 플레이는 빛났지만 2년차 선수들이 더딘 성장세를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새크라멘토 선수들의 잠재력은 풍부하다. 무엇보다 젊은 선수들이 서로 경쟁을 펼치다보면 자연스럽게 선수들의 기량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중 폭스의 경우 확실한 잠재력과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할 가능성을 동시에 지닌 선수다“라는 말을 전했다.
현지 언론들의 말처럼 폭스는 향후 새크라멘토의 중심으로 성장할 선수다. 물론, 아직은 부족한 3점슛과 리그 정상급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 이겨내기 위해 웨이트 보강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쌓여있지만 폭스가 새크라멘토의 중심으로 성장할 정도의 잠재력을 가진 선수라는 점에는 그 누구도 이견이 없다. 이제는 예거 감독의 손에서 폭스가 어떤 선수로 성장할지 암흑기에 빠진 새크라멘토 팬들에게 조금이나마 경기장을 찾는 소소한 재미가 생기게 됐다.

▲랜돌프와 카터의 합류, 새크라멘토에 긍정적인 효과 몰고 올까?
올 여름 새크라멘토는 팀 리빌딩에 멘토의 역할을 맡아줄 선수로 힐과 함께 카터와 랜돌프를 영입했다. 그중 카터와 랜돌프는 어느덧 리그 경력이 두 자릿수를 넘어가는 등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들인 것은 물론, 예거 감독과 멤피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수들이다. 이들의 영입은 새크라멘토의 젊은 선수들이 예거 감독의 농구철학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선수들의 성장에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효과는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는 듯하다. 카터는 새크라멘토와의 계약발표가 언론에 보도되기가 무섭게 서머리그 현장을 찾아 영건들을 독려했다. 카터는 직접 코트로 나가 선수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과 함께 경기장으로 나가는 선수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선수들의 사기를 높여줬다. 타임아웃 때는 먼저 나가가 선수들을 맞이하는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 특히, 카터는 폭스에게 직접 다가가 여러 가지 조언을 건네는 등 벌써부터 자신이 이 팀에서 무엇을 맡아야 할지 잘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
또, 이날 객원해설을 맡은 카터는 새크라멘토의 미래에 대해 묻는 해설진들의 질문에 “새크라멘토에 모인 선수들은 모두 특별하다. 이들의 앞으로 어떤 성장을 하느냐에 따라 새크라멘토의 미래가 바뀔 것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다름 아닌 이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라는 말을 전했다. 이후에도 카터는 종종 서머리그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며 예거 감독과 얘기를 나누는 등 새크라멘토 구단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카터는 다음 시즌 이전과 같이 벤치멤버로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이렇게 카터가 엄마의 역할을 맡는다면 반대로 랜돌프는 이들에게 호랑이 선생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랜돌프의 젊은 시절 악동기질은 이미 여러 차례 잘 알려진 바가 있다. 랜돌프가 개과천선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예거 감독의 지도력이 있었기 때문. 어느덧 36살의 노장이 되었음에도 랜돌프는 여전히 코트에서 열정이 넘친다. 팀원들의 득점에 그 누구보다 열광하고 몸싸움이 일어나면 제일 먼저 달려가 팀원들을 보호한다. 여기에 더해 때로는 팀을 위해 쓴 소리들도 마다하지 않는다. 건강한 잔소리는 팀에 득이 되는 법. 랜돌프의 조언은 분명 새크라멘토의 영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두 선수의 영입은 앞서 언급했듯 예거 감독의 농구철학이 팀에 녹아드는 데 있어 촉매제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멤피스가 현재 서부 컨퍼런스 중위권 팀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예거 감독의 공이 막대했다. 2012-2013시즌 멤피스의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예거 감독은 멤피스라는 팀에 수비 DNA 이식에 성공, 이를 바탕으로 멤피스는 끈적끈적한 늪 농구를 펼치며 최근 몇 년간 서부 컨퍼런스의 플레이오프의 단골손님이 됐다.
마크 가솔이 리그 정상급의 센터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예거 감독이 지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예거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키우는 데도 일가견이 있는 감독이다. 힐드도 지난 시즌 새크라멘토로 팀을 옮긴 이후 평균 15.1득점(FG 48%) 4.1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 뉴올리언스에 있을 때와는 달리 자신감이 넘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힐드는 새크라멘토 이적 후 첫 경기에서 예거 감독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외에 다른 선수들도 예거 감독의 지도력에 항상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최근 새크라멘토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카이리 어빙의 영입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새크라멘토는 어빙을 얻기 위해 클리블랜드에 폭스, 코스타 쿠포스와 함께 신인지명권이나 다른 선수들을 얹어주겠다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그 최고의 득점원 중 한 명인 어빙이 합류한다면 팀 전력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빙은 2016-2017시즌 평균 25.2득점(FG 47.3%) 3.2리바운드 5.8어시스트를 기록,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어빙의 영입이 새크라멘토의 리빌딩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 든다. 현재 새크라멘토에는 르브론 제임스, 케빈 러브와 같이 어빙을 도울 수 있는 조력자도 없다. 내년 여름 FA 시장에서도 대어를 낚을 수 있다는 확신도 없다. 어빙의 경우 2년 뒤 FA 자격을 얻는다. 만약, 2년 뒤 어빙이 재계약을 거부하고 팀을 떠나버린다면 새크라멘토로선 팀 리빌딩의 코어들을 버린 꼴 밖에 되지 않기에 어빙의 영입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새크라멘토는 올 여름 팀 리빌딩의 지휘를 맡을 유능한 지도자와 함께 재능, 노련미라는 3박자를 모두 갖춰 나가고 있다. 물론, 아직은 가야할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예거 감독의 지도력이 새크라멘토의 영건들을 기대치 이상의 선수들로 성장시킨다는 보장은 없다. 이를 위해선 예거 감독뿐만 아니라 새크라멘토의 젊은 선수들 역시 자신의 성장을 위해 계속된 노력을 기울어야할 것이다. 이처럼 리빌딩의 조각들이 조금씩 모이고 있는 지금, 이제 새크라멘토에게 필요한 것은 뼈를 깎는 노력과 미래를 위한 치밀한 계획일 것이다.
#사진-점프볼 DB(손대범 기자), 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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