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구리/민준구 기자] “중국 농구에 한국 농구를 더해 나만의 길을 가겠다”
28일 KDB생명의 홈구장 구리시체육관에서 낯 익은 얼굴이 보였다. 중국 WCBA 소속 요녕성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김태일(57) 감독이 KDB생명과 친선 경기를 위해 구리시체육관을 방문한 것이다.
김태일 감독은 2003~2006년까지 KDB생명의 전신인 금호생명을 맡아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차지한 바 있다. 2012년 산둥성 여자 청소년 대표팀 감독을 맡은 것을 계기로 중국 농구계와 인연을 맺었고, 올해 3월부터는 요녕성 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한 김태일 감독은 “이렇게 만나게 돼서 반갑다. 다행히도 다시 요녕성 감독직을 맡고 난 후에 만나서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사실 김태일 감독은 2013년 NBL(중국 프로농구 2부 리그)의 허난성을 맡기 전, 요녕성을 먼저 지휘한 바 있다. 지난 1월, 요녕성은 시즌 성적이 떨어지자 야인의 몸이 된 김태일 감독에게 수차례 러브콜을 했다고 한다. 과거 구락부(스폰서를 칭하는 중국말)가 없어 재정 상황이 악화됐던 요녕성은 올해 새로운 구락부를 맞이하면서 안정기를 맞았다.
요녕성은 현재 한국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3차례 연습경기를 갖는 등 시즌 준비가 한창이다. WCBA에서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는 요녕성은 최근 김태일 감독의 지휘 아래 4년 마다 열리는 ‘전국 운동회’ 예선을 조 1위로 통과했다. 김태일 감독에게는 2회 연속 본선 진출이었다. 작년 WCBA 12개(올해는 14개) 팀 중에서 10위를 기록한 팀이 8개 팀만 진출이 가능한 ‘전국 운동회’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김태일 감독의 지도력 덕분이었다.
김태일 감독은 “우리는 사실 그렇게 강한 전력을 가진 팀은 아니다. 190cm 이상의 신장을 가진 선수가 한 명 뿐이다. 한국에서는 괜찮을지 몰라도 중국에선 가장 작은 평균 신장의 팀이다. 중국 특유의 높이 농구를 할 수는 없었다. 한국 스타일을 더해 내 팀으로 만들고 있다. 4년 마다 열리는 대회에 2번이나 연속 진출한 것도 기쁘지만, 모두가 탈락할거라 생각했던 대회에서 당당히 본선 진출을 일궈낸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면 중국 농구에 한국 농구를 더한 모습은 어땠을까? 요녕성은 KDB생명과의 연습 경기에서 크게 패했다. 그러나 과정 속에서 김태일 감독의 신념을 알 수 있었다. 경기 초반, 스피드보단 높이를 이용하려 했다. 중국 특유의 높이 농구를 볼 수 있었다. 반대로 후반전부터는 탄탄한 지역방어를 선보였다. 이후 속도전에서 KDB생명을 압도하며 한국 농구의 스타일을 제대로 실현했다. 그동안 강조해왔던 김태일 감독의 농구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현장이었다.
김태일 감독은 “우리는 빠른 공수전환을 주로 펼치는 팀이다. 또 다양한 수비 변화를 줄 생각이다. 우리 팀에는 국가대표가 한 명도 없다. 요녕성이 좋은 성적을 내려면 단순한 중국 농구가 아닌 한국 농구를 더해야 한다”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끝으로 김태일 감독은 “(한국)전지훈련 기간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한국 팀의 스타일도 어느 정도 파악했고 생각보다 스피드가 빠르다고 봤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자주 찾아왔으면 한다. 여자농구의 위기가 있다고 하지만, 언제든지 도움을 줄 수 있게 노력 하겠다”고 말하며 코트를 떠났다.
#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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