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컵] 프리뷰 : 시험대 오른 한국, 아시아 강호 자리 되찾을까?

민준구 기자 / 기사승인 : 2017-08-07 13: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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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2015년 ‘창사 참사’ 이후 한국은 점진적인 세대교체를 실행했다. 그 결과, 2016 아시아챌린지 준우승을 거두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아직 긍정적인 평가보다 부정적인 시선이 더 많다. 본래 전력을 갖춘 상대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곧 열리는 2017 FIBA 남자농구 아시아컵은 허재 감독을 비롯해 한국 선수들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호주, 뉴질랜드를 위시해 이란, 중국까지 100%는 아니지만, 우리가 2년간 맞붙어왔던 상대들 중 가장 강한 상대를 만나게 된다.

한국남자농구대표팀은 8월 8일부터 20일까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리는 2017 FIBA 남자농구 아시아컵에 출전한다. 2019 중국 FIBA 농구월드컵 출전권이 걸려있지 않지만, 11월에 예정된 홈-앤드-어웨이 농구월드컵 예선의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2017 동아시아컵, 윌리엄존스컵을 통해 실전 경험을 쌓은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호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아직 완성단계는 아니지만, 2020 도쿄 올림픽을 위해 어린 선수들과 베테랑 선수들의 조화를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 한국이 속한 C조 전력은?

한국은 레바논, 카자흐스탄, 뉴질랜드와 함께 C조에 속해 있다. 최소 3위에 올라야 8강을 바라볼 수 있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면 조별 예선 통과부터 쉽지 않다. 본 대회부터 아시아 지역에 편입된 뉴질랜드가 같은 조에 있다. 레바논은 파디-엘 카티브가 복귀해 복병으로 부상했다. 카자흐스탄은 평균 신장이 196cm로 높이에서 위협적인 팀이다.

첫 번째 상대인 레바논은 ‘창사 참사’의 중심에 있던 팀이다. 매 대회마다 한국의 발목을 잡았던 레바논은 2015년 대회에서도 중요한 순간에 앞길을 막았다. 한국은 예선 2차전에서 85-71로 승리했지만, 올림픽 최종예선 진출권이 걸려 있던 5·6위전에서 87-88로 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레바논은 파디-엘 카티브가 돌아온다. ‘아시아의 조던’으로 불렸던 그는 198cm의 장신에 105kg의 육중한 몸을 자랑한다. 슛, 돌파 등 모든 면에서 만능이었던 파디-엘 카티브는 38살의 나이에도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레바논 리그에서 그는 24.5득점 5.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여전히 위협적인 존재로 평가받고 있다.

이외에도 귀화선수인 조셉 카투니(22, 190cm)도 공격적인 플레이가 인상적인 선수다. 2016-2017 NCAA 디비전1 소속 포드햄 대학교에서 뛰었던 그는 시즌 평균 12.1득점 4.1리바운드 5.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8.2%에 달하는 3점슛 성공률은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카자흐스탄은 크게 두려워 할 상대는 아니다. 2016 FIBA 아시아챌린지에서 전패의 수모를 겪은 팀으로 한국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평균 신장은 크지만, 잘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이 약점이다. 미카일 옙스티그네예프(33, 200cm)의 득점력을 제어할 수 있다면 손쉬운 승리가 예상된다.

문제는 뉴질랜드다. 세계무대에서도 자신들의 농구를 펼칠 수 있는 팀이다. ‘Tall Black’이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는 뉴질랜드는 호주와 함께 오세아니아를 넘어 아시아 대륙에 발을 디뎠다. 이미 2014년에 국내·외에서 한국과 5차례 평가전을 치렀던 뉴질랜드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팀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뉴질랜드는 100% 전력을 갖추지 못했다. 오클라호마씨티 썬더의 스티븐 애덤스가 불참하는 가운데 핵심 전력인 ‘웹스터’ 형제도 서머리그 준비를 위해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골밑을 든든히 지키던 로버트 로와 아이작 포투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나 얕잡아 볼 수 없다. 210cm의 신장을 자랑하는 샘 티민스(워싱턴 대학)를 중심으로 2016 마닐라 올림픽 최종예선에 참여했던 일리 셰어, 데론 라카와 등 탄탄한 전력을 지녔다.

뉴질랜드는 농구월드컵 예선에서도 우리와 같은 조에 속해 있다. 어쩌면 예방접종을 하는 셈이다. 현재 전력이 11월 예선까지 이어질 것이란 보장은 없다. 다만 뉴질랜드의 농구가 어느 정도인지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 한국의 전력은 어느 정도?

올해 한국은 이미 두 차례의 국제무대를 경험했다. 모두 아시아권 팀들과의 경기였지만, 정상 컨디션으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을 파악했다는 점에서 기대해볼만 하다. 부상자로 빠진 양희종의 빈자리는 아쉽지만, 전준범, 임동섭 등 공격력 있는 장신 포워드가 대거 발탁됐다는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

본격적으로 정예멤버 고르기에 나섰던 윌리엄존스컵에서 한국은 13명의 선수들을 모두 기용하며 컨디션 점검에 나섰다. 그 결과,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앞 선의 높이와 포워드 라인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 임동섭과 전준범은 폭발적인 3점슛으로 외곽 지원을 책임졌다. 허웅과 김선형이 버티고 있는 앞 선은 장신 선수에 대한 수비가 약점이다. 그러나 200cm의 신장을 자랑하는 최준용이 파트너로 나서 보완할 수 있다.



이정현과 허웅이 물 오른 득점력을 뽐내는 것도 희소식이다. 윌리엄존스컵에서 이정현과 허웅은 각각 9.9득점 3.1어시스트, 11.8득점 1.3스틸을 기록했다. 두 선수는 한국의 득점 1, 2위를 차지하며 공격의 선봉에 섰다. 짧으면 5분, 길면 20분까지 출전한 가운데 올린 것을 생각하면 대단한 수치다.

문제는 골밑이다. 한국은 윌리엄존스컵에서 이라크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높이의 열세를 보였다. 더 암울한 사실은 본 대회 참가국들 대부분이 200cm를 웃도는 평균 신장을 자랑한다는 것이다. 홍콩을 제외하곤 모든 팀들이 190cm 이상이다.

윌리엄존스컵과 달리 아시아컵은 대부분 정예멤버가 나선다. 한 개의 리바운드가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중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한국은 이승현, 오세근, 이종현, 김종규로 페인트 존을 지킬 생각이다. 그러나 정면 대결은 힘들다. 장신 포워드들이 적극적인 리바운드 참여를 보여야 한다.

한국의 공격력은 아시아에서도 수준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보완해야 될 부분은 수비다. 윌리엄존스컵처럼 많이 넣고 많이 먹히는 전술은 통하지 않는다. 그동안 한국의 국제대회 성적이 좋았던 시절을 생각하면 수비적인 전술이 효과적으로 운용됐을 때였다.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는 부지런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철저한 박스아웃은 덤이다.

‣ 반전 노리는 한국, 농구 인기 살릴 기회

많은 사람들이 한국농구의 위기가 왔다고 말한다. 인기가 예전 같지 않고 국제무대 성적도 매번 실망감을 안긴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축구, 야구를 떠나서 이제는 배구에도 점점 밀리고 있다.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국농구의 현주소다.

그러나 아직 기회는 있다. 국내 최고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이 아시아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면 떠나고 있는 농구 팬들의 마음을 다시 잡을 수 있다. 꼭 우승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과거 아시아의 강호로 꼽혔던 한국의 위상을 다시 세우면 된다. 2013년 대회에서 우리는 3위였지만, 국내 농구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이란 전을 제외하면 우리가 밀렸던 경기는 없었다. 우리가 강팀이라는 것을 어필할 수 있다면 우승이 아니더라도 다시 인기를 되찾을 수 있는 요소가 된다.



11월에 열릴 홈-앤드-어웨이 방식의 농구월드컵 예선은 침체된 농구 인기를 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아시아의 농구 스타들을 국내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그리 흔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창사 참사’에 이어 또 한 번 아시아컵에서 실망감을 안겨준다면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한국농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더 짙어질 수 있다. 국제대회에서 텅 빈 경기장을 보지 않으려면 한국의 분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볼 때 아시아컵은 상징적인 의미에 불과하다. 다만 한국에겐 어느 때 보다 중요한 대회다. 허재 감독을 비롯해 12명의 선수단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뛰어야 한다.

경기일정 (현지 시간)
1차 조별리그 (2개조 각 4개팀)
- 1차전/ 8월 8일(화) 21:00 레바논 vs 한국
- 2차전/ 8월 10일(목) 18:30 한국 vs 카자흐스탄
- 3차전/ 8월 12일(토) 18:30 한국 vs 뉴질랜드

16개국 조편성
- A조 : 이란, 요르단, 시리아, 인도
- B조 : 이라크, 중국, 필리핀, 카타르
- C조 : 카자흐스탄, 레바논, 한국, 뉴질랜드
- D조 : 일본, 홍콩, 대만, 호주

2017 FIBA 아시아컵 남자농구대회 최종명단
감독 : 허재(대한농구협회)
코치 : 김상식(대한농구협회)
매니저 : 남정수(K&D 스포츠)
트레이너 : 백재민(대한농구협회), 지희태(대한농구협회)
가드 : 김선형(SK), 박찬희(전자랜드), 허웅(상무), 최준용(SK)
포워드 : 이정현(KCC), 임동섭(상무), 전준범(모비스), 양홍석(중앙대)
센터 : 이승현(상무), 김종규(LG), 이종현(모비스), 오세근(KGC)

# 사진_점프볼 DB(한필상, 유용우 기자), FIBA, 폥미예 기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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