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노경용 객원기자] 성남 수정초등학교는 자타공인 여자 초등부 최강팀으로 꼽힌다. 지난해 종별선수권대회와 윤덕주배 연맹회장기 우승에 이어 올해도 5월 협회장기와 소년체전 금메달, 8월 종별대회를 휩쓸었다. 아직 2017년 들어 전승을 달리고 있어 곧 열릴 윤덕주배 연맹회장기 우승도 유력하다는 평가다.
이쯤 되니 주변에서는 시샘어린 평가도 자주 나온다. 선수가 좋으니 우승도 당연한 것 아니냐며 말이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농구를 하겠다는 학생들이 줄고 있고, 농구를 시작하는 시기가 줄고 있는 시점에서 수정초만 좋은 선수를 독식(?)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쉽지 않은 일일 터. 과연 무엇이 수정초를 오랜 시간 강팀으로 유지시켜왔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그 궁금증은 수정초 이미정 코치를 만났을 때 해소할 수 있었다.
Q. 언제부터 수정초등학교를 지도했나?
2005년 10월에 수정초등학교에 왔다. 농구지도자로 첫 발을 내딛은 곳이기도 하다. 은광여중에서 농구 선수를 시작했는데 장난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드라마 「마지막 승부」를 보고 농구의 매력에 빠졌다(웃음).
Q. 오랜 시간 초등학교에서만 농구를 가르쳤다. 초등부 지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운동도 중요하지만 운동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 생각이 많다. 초등학생 시절이 한 사람의 꿈과 목표를 설정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선수가 꿈인 아이들이지만, 결국은 어른이 되었을 때 초등학교 시절을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 본다.

Q. 수정초등학교의 연승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무적행진의 비결은?
‘비결’까지는 아니지만 아이들과의 교감이 아닐까 싶다. 너무 철학적인가(웃음). 농구는 친구(팀원)들과 함께 하는 운동이고 개인 기술도 중요하지만 함께 했을 때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걸 꼭 알려주고 싶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주장 역할을 6학년들이 1주일씩 나눠서 맡고 있다. 또, 코트에서 친구와 함께 한다는 자신감이 승리의 바탕이다.
Q. 좋은 아이들이 많으니 우승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아이들이 열심히 한 결과이다. 외부 이야기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동안의 성적 때문인 지 몇 해 전부터 좋은 아이들이 많이 오고 있다. 기쁜 마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이기도 하다. 어쩌면 인생에 가장 중요한 시기를 나를 믿고 맡긴 것이라 생각한다. 나태해지지 말자고 매일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있다.
Q. 종별선수권대회 우승은 올해 세 번째 우승이었다. 너무 지겨울 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 번 더 우승 소감을 말해준다면?
그 지겨운 질문을 윤덕주배에서 또 듣고 싶다(웃음). 우승은 언제 해도 좋다. 대회를 위해 준비한 것들을 아이들이 게임에서 모두 보여줬다. 간혹 이기더라도 준비한 것들이 안 된 승리는 찝찝한 기분이 드는 경우도 있는데 지난 대회는 완벽했다. 그리고 우승했다고 많은 축하를 해주시는데 열심히 뛰어준 수정초 귀염둥이들, 농구부 지원에 온힘을 써주신 지정근 감독님, 멀리 상주까지 오셔서 아이들을 보살펴주시고, 일이 있어서 못 오실 때도 상주까지 목소리가 들릴 정도로 응원해주신 수정초 농구부 부모님들 덕분에 우승을 했다. 수정초 아이들과 그 분들이 주인공이다. 모두에게 감사하고 죄송하고 여러 생각이 든다. 너무 고마운 분들이다.
Q. 훈련은 어떻게 이뤄지나. 운동량과 실력은 비례할까?
운동하는 시간이 실력과 비례한다는 말에 대부분 동의를 한다. 하지만 12년 째 지도자 생활을 해오면서 느낀 건 시간보다 집중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한창 뛰어 놀고 싶은 나이에 운동만으로 시간을 보내게 한다는 건 정서적으로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느낀다. 사실, 효율적인 운동 시간에 대한 고민은 지도자 모두가 갖고 있을 것 같다.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나눠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Q. 수정초 농구부에게 우승이란 무엇일까?
우승을 하자고 따로 목표를 정하진 않는다. 보통 빠르면 5학년, 보통 6학년부터 팀의 주전으로 뛰게 된다. 그 아이들이 중학교로 올라가게 되면 나에게는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된다. 항상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농구를 알려줄 뿐, 성적에 대한 압박감을 주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내가 깨달은 결론이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 도움을 주는 것이 내 역할이고 우승은 감독님과 선수들, 부모님들 모두가 열심히 연습한 결과이자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Q.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가장 속상할 때가 있다면?
열심히 대회를 준비했던 아이들이 정작 게임에서 배운 것들을 보여주지 못해 속상해할 때 코치로서 같이 속상한 마음을 느낀다. 본인 스스로 얼마나 답답할지 선수생활의 경험으로 알고 있기에 공감이 간다.
Q. 기억에 남는 시즌이 있을까?
모든 시즌이 기억에 남는다. 굳이 꼽으라면 2008년이 우선 떠오른다. 부임 후 매번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는데 2008년은 단 1패도 하지 않고 전승으로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을 했다. 2016년도 기억이 난다. 시즌 첫 대회에서 아픈 아이들이 많아서 3위로 시작을 했는데 나머지 대회를 모두 우승해서 3관왕으로 시즌을 마쳤다. 올해는 성적으로만 놓고 봤을 때 최고의 시즌이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Q. 아직 졸업까지 한 학기가 남았지만 6학년 아이들에게 전할 말이 있나?
윤준서, 최유지, 박지우, 김민서, 변하정, 백인하. 너희들이 자랑스럽고 남은 시간동안 좋은 추억을 더 많이 쌓아 보자. 또 후배들에게 멋진 선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선생님도 너희들에게 멋진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다. 사랑한다.
이미정 코치는 친구들을 경쟁의 대상이 아닌,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는 대상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초등부 지도자야말로 단순히 기술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대목이었다. 수정초 지정근 감독은 “이미정 코치의 열정에 오히려 내가 더 배울 때도 있다”며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이 항상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화려한 프로농구도 좋지만, 한 골을 성공시키기 위해 어른보다 몇 배의 땀을 흘리는 초등학교 꿈나무 농구선수들에게 팬들의 박수 소리가 더욱 더 크게 들릴 수 있기를 바란다. 윤덕주배 2017 연맹회장기 전국남녀초등학교 농구대회는 9월 15일부터 경남 사천에서 개최된다.
※ I LOVE SCHOOL은 아마농구를 사랑하는 노경용 객원기자의 학교 농구부 탐방기입니다.
#사진=노경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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