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구를 향한 확고한 의지
어릴 적 김태호는 동네 친구들과 농구, 야구를 즐겨 했다. 야구보단 농구에 흥미를 느낀 그는 농구를 정식으로 배워보고 싶었다.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지만, 초등학교 3, 4학년 동안 꾸준히 애정을 드러냈고 결국 설득에 성공했다. 그렇게 김태호는 5학년 말미 벌말초에서 농구를 시작했다.
정식 농구는 단순히 동네에서 즐겼던 농구와는 달랐다. 그는 다양한 농구 기술을 구사하는 친구들을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농구에 대한 마음이 확고한 만큼 열정도 불타올랐다. “꼭 이걸로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고 잘하는 친구들이랑 붙어있어서 실력이 그때 많이 는 거 같아요. 쉬라고 하면 운동하거나 농구하고 그랬습니다.”
초등학생 시절은 환경 적응과 기본기 숙지에 힘썼다. 그리고 6학년을 마치기 직전 안남중으로 향하기 위해 안산초 전학을 택했다. 안남중에서 새 출발을 알린 김태호는 1학년 때부터 많은 출전시간을 보장받았다.
그러나 그해 초에 출전한 경기에서 50점 격차에 가까운 패배를 맛보게 됐다. 분한 마음과 동시에 현실을 깨달은 김태호는 오로지 ‘열심히’에 초점을 맞춰 연습했다. 꾸준한 출전시간과 반복된 연습으로 수비에서 성장세를 느꼈다고. “공격도 늘었지만, 수비적으로 많이 늘었어요. 3년 동안 로테이션 수비를 계속 배웠기 때문이죠.”
그는 중학교 3학년 첫 대회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2014 KBL총재배 춘계 전국 남자중고농구 상주대회에서 안남중이 예선을 통과하고 12강에 올랐기 때문. 다른 팀들에겐 당연한 결과일 수 있겠지만, 다 같이 피땀 흘려 만든 결과이기에 더욱 값졌다.

값진 추억을 안고 고등학생이 된 김태호. 그는 1학년 중반에 유급을 결정했다. “1학년 때 키가 180cm가 안 됐는데 감독님께서 제 성장 속도가 또래보다 1년 늦는 거 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때 힘이 너무 없고 느리기까지 해서 키 190cm 정도까지 클 거라고 유급을 제안하셨어요.”
김태호는 유급기간 동안 쉼 없이 연습했다. 특히 스피드가 단점이었기에 순발력 운동에 신경 썼고 슛 쏘는 자세도 교정에 나섰다. 그리고 그 노력이 기록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2학년이 된 2017년. 6월에 열린 주말리그에서 제물포고가 강원사대부고 상대로 22점 차 승리(104-82)를 거뒀는데 김태호는 22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 여기에 8스틸도 곁들였다.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는 것을 본인도 느끼고 있었다. “보통 ‘물이 올랐다’고 말하잖아요. 수비할 때 뺏을 수 있겠다는, 그런 길이 많이 보였어요. 공격에서도 심적으로 여유가 생겼던 거 같고요.”
주장을 맡았던 3학년 땐 농구 인생에 역사를 써 내려갔다. 제55회 춘계전국남녀중고농구 연맹전 결선 전주고와의 맞대결에선 3점슛 6개 포함 41점을 폭발시켰고 2018 연맹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대회 8강 낙생고 상대로는 더블더블(23점 3리바운드 11어시스트)을 기록했다.
제48회 추계전국남녀중고농구연맹전 청주 신흥고와의 준결승전에선 트리플 더블에 가까운 기록(39점 8리바운드 8어시스트)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결승에서 명지고 상대로 패배하긴 했지만, ‘김태호’라는 이름 석 자를 많은 이에게 알릴 수 있었다.
“한두 개 들어가면 자신 있었던 거 같아요. 당연히 안 들어가는 날도 있었지만, 계속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화려한 기록을 뒤로하고 그는 단국대에 입학했다.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활약하며 팀이 플레이오프로 향하는 데 기여했고 그해 7월 제74회 전국종별농구선수권대회에서도 단국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1학년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준 김태호는 2019 KUSF 대학농구 U-리그 남대부 신인왕의 주인공이 됐다.
2학년이 된 김태호는 대학 4년을 채우기보단 얼리 엔트리를 선택했다. 일찍이 프로에 가서 적응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그러나 결과는 미지명이었다. 드래프트 이후 편입을 택했으나 합격하지 못했다.
단국대 휴학 후 공백기가 생겼지만, 감을 잃지 않도록 운동을 이어나갔다. 그는 당시에 했던 생각을 전했다. “어떤 날은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 어떤 날은 열심히 하고, 많이 힘들긴 했는데 계속 잊으려고 노력하면서 다듬었던 거 같습니다.”
힘든 나날을 견뎌내고 재도전에 나선 김태호. 그는 상명대 편입에 성공했다. 지난해 6월 9일 중앙대와의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낸 김태호는 38분 48초를 소화하면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첫 경기 자신의 활약에 만족하진 못했으나 포기하지 않았다.
“첫 경기는 멘붕이었는데 자신에게 ‘포기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답이 나왔어요. 하루 쉬고 나서부턴 계속 연습했죠.”
연습의 결과는 머지않아 드러났다. 7월에 열린 제38회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 예선 명지대와의 경기에서 상명대가 102-56 대승을 거뒀는데 김태호는 26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4스틸을 기록했다.
올 시즌은 주장으로서 상명대를 이끌고 있다. 시즌 첫 경기(중앙대전)서부터 더블더블(19점 3리바운드 10어시스트)을 만들어냈고 첫 승을 거뒀던 경희대전(3월 23일)에서도 두 자릿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제 대학리그 두 경기와 MBC배 활약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해 MBC배 명지대전을 마치고 인터뷰실에 들어섰던 김태호는 "처음 단국대를 나왔을 땐 내 욕심이 컸다. 프로에 빨리 가고 싶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실력도 부족했고 정신적으로도 미성숙했는데 욕심이 컸다고 생각한다"며 과거를 돌아봤다.
그 이후 정신적 성장을 이뤄냈고 대학 여정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김태호는 "고승진 감독님께서 제 미래를 생각해 리딩을 알려주고 계시는데 남은 기간 될 수 있는 만큼은 얻어가고 싶어요"라며 졸업 전 목표를 밝혔다.
또한, 프로에서의 배움을 고대하고 있었다. “어릴 적 자신감이 넘쳤을 땐 환호받고 화려한 것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프로에 가면 형들과 뛰는 거 자체가 좋고 영광일 것 같아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가 크죠.”
농구 인생 두 번째 드래프트를 앞둔 김태호. 상승 곡선이 한풀 꺾이는 순간도 있었지만, 그 시간 동안 몸과 마음을 갈고 닦았다. 그가 프로로 향하는 길목에서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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