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낯선 타국살이, 든든한 동반자가 주는 힘의 가치

원주/이상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1-09 07: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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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원주/이상준 기자] 외로워하는 나에게 다가오는 조력자. 어떠한 것보다 귀중하다.

원주 DB를 지탱하는 힘은 여러 가지가 있다. 국내 선수들의 탁월한 역할 수행, 백업 자원들의 훌륭한 뒷받침 등이 있지만 대표적인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아시아쿼터 선수(이선 알바노)와 외국 선수(헨리 엘런슨, 에삼 무스타파)의 승리로 이어지는 활약이다.

김주성 감독은 8일 원주DB프로미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수원 KT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이 힘을 이야기했다. “(이선)알바노 선수와 (헨리)엘런슨 선수가 경기를 치를수록 안정적으로 해주는 게 도움이 됩니다. 특히 알바노 선수는 3라운드 MVP를 받았는데… 내친김에 정규리그 MVP까지 노려봤으면 합니다. 최근에는 (에삼)무스타파 선수까지 본인 역할을 다해주니까 더할 나위 없이 좋네요.”

단순히 실력을 넘어 동료들과 잘 융화되는 것도 크다. 세 명의 선수는 어떻게 하면, DB의 국내 선수진과 100% 이상의 케미스트리를 보여줄 수 있을지 수시로 연구한다.

무엇보다 코트 내에서뿐만 아닌, 코트 밖에서도 단순히 직장 동료를 넘어 진짜 ‘동료’로 자리 잡는 것도 가치를 높인다. DB의 국내 선수진들도 셋의 한국살이에 있어 도움을 주기 위해 발 벗고 나선다.

대표적인 사례가 하나 있다. 최근 DB 포워드 정효근은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에 하나의 훈훈한 사진을 업로드했다. 알바노의 가족은 물론 엘런슨의 가족과 무스타파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진이 바로 그것.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코트 밖 진짜 우정을 보여줬다. 나아가 외국 선수를 단순히 외국 선수가 아닌, 하나의 구성원으로 대하려는 정효근의 헌신과 배려가 담겨진 순간이었다.

정효근은 이미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 ‘정효근의 보따리’를 통해, 외국 선수와의 소통을 담은 기록을 남긴 바 있다. 지난 오프 시즌, 원주에서 다소 외롭게 시간을 보내던 무스타파와 식사를 하며 대화한 기록이 바로 그것. 당시 정효근은 해당 블로그에 무스타파와 대화를 하며 느낀 점, 타문화에 대한 존중을 서술했다.

시즌이 4라운드에 접어든 무렵, 외로워하던 무스타파는 어느새 안정적인 2옵션 외국 선수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동반자가 있기에 DB도, 외국 선수도 플러스 효과를 보며 힘을 낸다.

“잘 지낸다기보다는… 제가 외국 선수들과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한국이라는 나라는, 한국 사람끼리만 교류하잖아요? 어쩌면 틀에 갇히게 되기 쉽죠. 그런데 외국 선수들이랑 가깝게 지내면, 고정관념이 깨지더라고요. ‘이 선수들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지내는구나’를 알면서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게 됩니다.” 수훈 선수 자격으로 인터뷰실을 찾은 정효근이 전한 말이다. 외국 선수를 향한 존중의 말은 더 이어졌다.

“특히 우리 팀의 엘런슨이나 서울 삼성의 (앤드류)니콜슨과 KT의 (데릭)윌리엄스는 NBA 무대에 몸 담은 적이 있잖아요? 그만큼 저는 엄청난 경험을 하는 것이라 봐요. 아이돌 문화로 비유를 해보자면, 제가 아이돌 연습생이고 그들은 블랙핑크나 에스파 같은 대형 아이돌 같은 느낌이죠(웃음). 이렇게 대단한 선수들과 생활하고 부딪히면서 경험을 얻는다? 엄청난 성장을 가져오게 됩니다.”

“이처럼 외국 선수들하고 교류하는 게 너무 재밌어요. 이 선수들이 어떻게 사는지 듣는 게 되게 재밌다고 해야 할까요? 제가 친해지고 싶어서 다가가는 것뿐이에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농구적으로 도움도 많이 되더라고요. 농구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거든요.”

외로웠던 시즌 초까지의 재활 기간이 준 교훈도 있었다. “그걸 많이 느꼈어요. 혼자 서울에서 재활하는 데 팀은 훈련하고, 시즌 들어와서 경기를 하는데… 떨어져 있으니 진짜 외로웠어요. 외국 선수들은 이러한 감정을 자주 느꼈을 거예요. 제가 나서서 같은 팀원으로서, 자주 대화해야겠다고 느꼈어요. 가까워지다 보니 생활적으로나 농구적으로나 많은 도움이 됩니다. 알바노도 그러면서 저에게 볼 한 번 더 주는 것 같은데요(웃음)?”

그런 시간과 시기가 있다. 정말 찢어질 듯이 외롭고 견디기 힘든 시간. 그럴 때 마다 나를 찾아주고, 내 말을 들어주는 자가 있다는 것은 삶을 대하는 자세를 바꾸게 해준다.

DB가 그랬다. 코트 밖에서 외로움을 달래주는 누군가의 존재가 아시아쿼터 선수와 외국 선수의 멋진 퍼포먼스를 만들어줬다.

#사진_유용우 기자, 정효근 소셜미디어, 블로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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