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손대범 객원기자] 2021-2022시즌 NBA 개막 주간에 스테이플스 센터 취재를 다녀온 것이 그저 꿈처럼 느껴지는 요즘이다. 한참 들떠야 할 크리스마스 주간이지만 리그는 여전히 코로나19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걱정하고 있고, 최대한 안전한 환경에서 시즌을 치르는 방법을 논의 중이다.
이 가운데 LA에 연고를 두고 있는 레이커스와 클리퍼스는 25일(미국시간)부터 큰 변화를 맞는다. 레이커스와 브루클린 네츠간의 경기부터 홈경기를 치르는 체육관 명칭이 바뀌게 된다.
1999-2000시즌 개관 당시부터 스테이플스 센터(Staples Center)로 불렸던 이곳은 25일부터 크립토닷컴(Crypo.com) 아레나로 명칭을 바꾼다. 네이밍 권리 계약을 새로이 체결한 것이다. 아직은 현지 팬들 사이에서도 명칭 변경은 크게 지지를 못 받는 분위기다. 20년 넘게 빨강에 익숙했던 체육관이었기에 파란색 간판도 어색해 보인다. 물론 지금으로부터 10년, 20년이 지나면 또 어떻게 달라질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말이다.

레이커스와 클리퍼스는 1999-2000시즌부터 코트를 함께 사용해왔다. 라커룸은 달랐지만 기자회견실, 기자실, VIP 로비, 스위트룸 등 대부분의 구역은 함께 써왔다. 레이커스의 경우 스테이플스 센터로 옮긴 후 5개의 우승 트로피를 추가하기도 했다.
비록 체육관을 허무는 것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상징처럼 여겨져온 명칭이 바뀌는 만큼 각자의 방법으로 '스테이플스 센터' 시대와 작별을 고했다.
필자 역시 점프볼을 통해 '스테이플스 센터' 시대의 명경기들을 꼽아보았다. 레이커스와 클리퍼스 모두 선정했다. (순서는 무순)
[1] 코비의 마지막 경기 / 2016년 4월 13일

코비 브라이언트 마지막 경기 기념 일러스트(김민석 작가 제공)
16승 65패로 플레이오프는 일찌감치 물건너갔던 레이커스였지만 2015-2016시즌 마지막 경기는 전세계 미디어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고(故) 코비 브라이언트가 프로농구선수로 갖는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 일찌감치 은퇴를 선언하고 마지막 시즌을 뛰었던 그의 공식적인 고별 경기였다. 상대는 유타 재즈. 이날 경기에서 코비는 42분을 소화하며 60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마지막까지도 그다운 모습을 보였다. 팀도 101-96으로 승리. 1996년 데뷔해 20년 가까이 이어진 프로농구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기에는 더 할 나위없이 훌륭한 순간이었다. 이 경기는 2009년 2월 이후 그의 첫 50득점 경기였으며, NBA 역사상 50+득점을 올린 최고령 선수 기록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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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BdGeXcJ-hfo
[2] 포틀랜드를 울린 4쿼터 추격전 / 2000년 6월 4일
67승 15패로 전체 1위를 기록한 레이커스였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포틀랜드 블레이저스도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스카티 피펜, 라쉬드 월러스, 아비다스 사보니스, 데이먼 스타더마이어 등 호화군단을 꾸려 레이커스에 도전했다. 레이커스는 샤크를 앞세워 시리즈 3승을 선점(3승 1패)했지만, 5차전 88-96, 6차전 93-103으로 패하면서 위기에 몰렸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치러진 7차전. 전문가들은 레이커스가 시즌 동안 한번도 3연패를 당한 적이 없다는 점과 홈경기라는 점을 주목했지만 경기는 수월하지 않았다. 경기 내내 끌려다녔으며 3쿼터가 끝났을 때도 58-71로 밀리고 있었다.
그러나 4쿼터는 달랐다. 브라이언 쇼우와 로버트 오리의 3점슛, 코비의 미드레인지 등으로 에너지가 살기 시작했다. 포틀랜드는 4쿼터 첫 12개의 슛 중 11개를 실패했다(4쿼터 13점). 코비와 샤크의 블록슛도 에너지 레벨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긴 추격전에 종지부를 찍은 건 종료 41.1초전. 코비와 샤크가 합작한 앨리웁 플레이였다. 아슬아슬했던 리드가 6점차(86-80)까지 벌어지면서 승기가 넘어왔다.
처지가 바뀐 포틀랜드는 마지막까지 추격전을 펼쳤지만 남은 시간이 부족했다. 레이커스는 1991년 이후 처음으로 파이널에 진출했고,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4승 2패로 제압, 1988년 이후 첫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샤킬 오닐이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고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우승을 결정지은 처음이자 마지막 시리즈이기도 했다.
(당시 파이널은 2-3-2 포멧이었다. 2001년과 2002년은 5차전, 4차전에서 우승이 결정되면서 원정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VtO62ILrHdc
[3] 코비의 81득점 / 2006년 1월 22일
2005년 12월 20일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홈경기에서 단 32분 53초 만에 62점을 넣을 때만 해도, 이것이 2005-2006시즌 그의 최고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 여겼다. 당시 필자는 타사 농구전문잡지 편집장이었는데, 포커스를 62점 경기에 맞춰서 책을 만들었다. 그런데 책 인쇄를 넘기고 나니 더 큰 일이 벌어졌다. 토론토 랩터스를 상대로 81득점을 퍼부은 것이다. 41분 56초 동안 무서운 공격력을 과시하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그의 USG%는 무려 56.8%였다.
코비의 81득점은 역사적인 기록이다. 윌트 채임벌린 100득점(1962년) 이후 최다득점 기록이었다. 레이커스는 덕분에 부진했던 전반을 극복하고 122-104로 이겼다. 레이커스는 3쿼터에 42점을 올렸는데 그중 27점을 코비 혼자 넣었다. 그의 4쿼터 득점은 28점이었다. 관중들은 그가 벤치로 향할 때 기립박수와 함께 'M-V-P'를 연호했다. 동료들도 "역사를 목격한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고, 작고한 전 구단주 제리 버스도 "내 눈앞에서 믿기지 않는 장면을 목격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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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FeXZY4eVLlo
[4] 레이커스의 7차전 우승 / 2010년 6월 18일
6월 14일 보스턴 셀틱스가 5차전을 92-86으로 이길 때만 해도 보스턴-레이커스 라이벌리는 이번에도 보스턴의 승리로 끝날 것처럼 보였다. 레이 알렌-폴 피어스-케빈 가넷의 '빅3'가 결성된 2007-2008시즌에도 보스턴은 레이커스를 꺾고 타이틀을 추가했다. 보스턴은 4차전, 5차전을 내리 이기면서 흐름을 잡는 듯 했다. 보스턴 현지 매체들은 'NBA 파이널에서 보스턴이 3승 2패로 앞선 시리즈는 역전당한 적이 없다'며 우승을 기대했다.
반대로 'LA 타임스'를 비롯한 LA 매체들은 "필 잭슨 감독이 1차전을 이긴 시리즈는 진 적이 없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레이커스는 홈에서 열린 6차전을 89-67로 크게 이겼다. 코비가 일찌감치 터트린 시리즈였다. 덕분에 3승 3패로 균형을 맞춘 채 7차전까지 시리즈가 이어졌다. 7차전은 접전이었다. 보스턴은 전반을 46-40으로 앞섰고, 3쿼터에도 리드를 놓지 않았다. 그러나 4쿼터 중반부터 흐름이 레이커스 쪽으로 넘어왔는데, 파우 가솔과 론 아테스트(메타월드피스, 팬더친구)의 활약이 코비의 부담을 덜어준 덕분이었다.
이 우승으로 레이커스는 2009년에 이어 2년 연속 타이틀을 품었다. 2009년 우승이 원정(당시 암웨이 아레나)에서 거둔 것이었다면, 2010년은 홈에서, 그것도 '숙적' 보스턴을 이기고 거둔 것이라 의미가 있었다.
비록 최근에는 파이널에서 맞붙은 적이 없어 그 의미가 조금은 줄긴 했지만, 레이커스의 올드 팬들은 여전히 보스턴 셀틱스를 라이벌로 여기고, 못마땅해 한다. 이는 스폰서십 에피소드에서도 잘 드러난다. 2021-2022시즌부터 레이커스를 후원하고 있는 글로벌 한식 브랜드 비비고(Bibigo)의 CI는 원래 그린(green) 계통이다.
그런데 레이커스 팬들은 골드앤퍼플(gold and purple) 유니폼에 초록색이 들어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실제로 유니폼에 비비고의 CI를 적용시키는 과정에서 시즌 티켓 홀더들에게 설문조사를 했을 때, 팬들은 정말로 격한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결국 긴 논의 끝에 비비고도 유니폼에 새겨질 CI는 퍼플(purple)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로 '보스턴 셀틱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그들이었기에, 2010년 우승은 더 남다르게 다가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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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AQQobw_JrJU
[5] 'BIG SHOT ROB' 오리, 킹스를 좌절시키다 / 2002년 5월 26일

블라디 디박은 필사적으로 공을 밖으로 쳐냈지만 그 공은 쐐기골의 어시스트가 됐다. 2002년 5월 26일, LA 레이커스와 새크라멘토 킹스의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4차전 이야기다. 100-99, 레이커스의 승리로 끝난 그날의 경기. 레이커스는 1분 39초 전까지 90-96, 종료 11.8초 전까지 97-99로 지고 있었다.
레이커스는 코비와 샤크가 연달아 슛을 미스하면서 다급해진 상황. 이때 오닐이 미스한 슛에 대해 리바운드 경합을 벌이던 중, 디박이 탭아웃하여 공을 밖으로 쳐냈는데 그게 마침 정면에 있던 오리 앞으로 떨어졌다. 오리는 기다렸다는 듯 3점슛을 연결시켰다. 크리스 웨버가 황급히 쫓아갔지만 이미 슛은 떠난 뒤였다. 그 슛이 들어가면서 레이커스는 100-99로 역전승을 거두었다.
시리즈는 덕분에 2승 2패, 타이가 됐고 레이커스는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7년 뒤 그 플레이를 완성(?)시켜준 두 인물이 한국을 함께 찾았다. 은퇴선수들이 출전하는 아시아 챌린지 참가를 위해서였다. 기자회견에서 당시 상황에 대한 질문이 주어졌다. 디박은 2002년 당시만 해도 분이 덜 풀린 듯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말했지만 이때는 달랐다. "내가 패스해준거나 마찬가지였다"라며 농담과 함께 웃어넘겼다. (오리도 깨알같이 하이파이브를 요청하는 시늉을 하며 장난으로 받아쳤다.)
이 슛은 '플레이오프 해결사' 로버트 오리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슛이다. 어느 팀에서든 그는 빅샷으로 팀을 구해냈다. 그래서 붙은 별명도 'BIG SHOT ROB'이었다.
한편 이 시리즈는 레이커스가 7차전 끝에 승리하긴 했지만, 새크라멘토 팬들에게는 '한'으로 남아있다. 새크라멘토는 6, 7차전을 모두 지면서 파이널에 오를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특히 실력을 떠나 '개입'이 있었기에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훗날, 전직 심판 팀 도너기는 이 경기에 대한 고의적인 개입이 있었음을 실토하며 결국 실형까지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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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oaDi_HR7bT4
[6] 30년 만의 첫 시리즈 승리 / 2006년 5월 1일
처음 스테이플스 센터를 함께 썼던 1999-2000시즌 만해도 두 팀은 '비교 불가'의 영역에 있었다. 레이커스는 만날 때마다 클리퍼스를 가볍게 제압했다. 그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맞대결은 2000년 3월 6일 경기였는데 샤크는 자신의 생일을 맞아 61득점 2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대승(123-103)을 주도했다. 분명 클리퍼스 홈 경기였는데 분위기는 체감상 레이커스 팬들도 만만치 않게 많았다(레이커스는 이 승리로 50승 11패가 됐고, 클리퍼스는 12승 48패가 됐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2005-2006시즌은 사정이 좀 달랐다. 샤크-코비 체제가 해체된 뒤, 레이커스는 조금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반면, 클리퍼스는 서서히 5할 승률을 넘어서며 플레이오프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었다. 엘튼 브랜드, 샘 카셀, 크리스 케이먼, 쿠티노 모블리, 숀 리빙스턴, 코리 매거티, 크리스 윌콕스 등 카셀(당시 36세)을 제외하면 대다수가 20대들이었다. 특히 카셀의 가세는 브랜드의 포스트 게임에도 영향을 주었는데, 덕분에 브랜드는 이 시즌에 생애 두번째 올스타가 되는 영예도 안았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더 희망적이었다.
클리퍼스는 덴버 너게츠를 4승 1패로 꺾으며 2라운드에 진출했다. 1976년 이후 처음으로 거둔 시리즈 승리였다. 'LA 클리퍼스'가 된 이래, 그러니까 스털링이 구단주가 된 이래 클리퍼스는 승리와는 연이 닿지 않았다. 사실 이때도 스털링이 딱히 태도가 바뀐 건 아니었지만,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크게 탄력을 받았다. 시리즈 승리 후 마이크 던레비 감독을 비롯한 모두가 "정말 의미있는 성과다"라며 기뻐했다.
한편 이 시리즈가 끝난 뒤 언론에서는 '클리퍼스 대 레이커스' 시리즈가 성사될 가능성에 관심을 기울였다.
마침 레이커스도 피닉스 선즈에 리드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클리퍼스 선수들은 인터뷰에서 "이제는 우리 차례"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이 시리즈는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3승 1패로 리드하던 레이커스가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던 것. 결국 2라운드는 클리퍼스 대 피닉스 구도로 결정됐고, 피닉스는 7차전에서 클리퍼스의 꿈을 앗아갔다.
그렇지만 시리즈 하나를 이기고 2라운드까지 갔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물론 그 상승세도 오래가진 못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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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lvbDXUAUpw8
[7] 크리스 폴의 투혼 / 2015년 5월 3일

2014-2015시즌은 크리스 폴 팬들에게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다. 2005년 데뷔한 폴이 처음으로 82경기를 모두 소화한 첫 시즌이었고, 클리퍼스도 56승 26패로 분위기가 무척 좋았다. 클리퍼스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디펜딩 챔피언'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만나 서로 승패를 주고 받는 접전을 펼쳤다.
홈에서 치른 7차전도 그랬다. 이 경기는 31번이나 리드가 바뀌었을 정도로 치열해 7차전다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 치열한 분위기는 정신력으로도 이어졌다. 크리스 폴은 햄스트링이 안 좋았지만 코트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7차전이 주는 무게감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것. 결국 그 집념은 클리퍼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슛 중 하나를 만들어냈다.
종료 1초전, 위닝샷을 터트린 것이다. 대니 그린을 따돌리고 팀 던컨의 방해에도 아랑곳 않고 올라가 유유히 슛을 성공시켰다. 덕분에 클리퍼스는 111-109로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블레이크 그리핀도 24점 13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다.
이 무렵 스테이플스 센터는 클리퍼스가 레이커스보다도 평균 관중이 더 많은 시기였다. 물론 티켓 가격은 여전히 레이커스가 더 (많이) 높았기에 수익은 차이가 있었지만, '랍 시티(Lob City)'의 에너지 레벨은 여전히 높았다.
하지만 1라운드 이후 클리퍼스의 앞에는 가시밭길이 찾아왔다. 폴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100%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클리퍼스는 크리스 폴이 1~2차전 을 결장했음에도 불구, 3승 1패 리드를 잡았지만 휴스턴 로케츠의 뒷심에 밀리며 7차전 끝에 무너졌다. 참고로 당시 감독은 닥 리버스였다.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du6W_WEbcM0
[8] 어두침침했던 분위기를 이겨내다 / 2014년 4월 29일
이번에는 이보다 1년 전에 일어났던 일이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2014년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클리퍼스는 굉장히 어수선했다.
도널드 스털링 전 구단주가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렸기 때문. 스털링은 'LA 농구'의 상징과도 같던 매직 존슨까지 들먹이며 노골적으로 인종차별 발언을 한 것이 포착되면서 궁지에 몰리고 말았다. 사방에서 이 이슈에 대해서만 말했다. 지금이 플레이오프 기간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실제로 클리퍼스는 스폰서 계약까지도 다 잃을 처지였고 선수들도 실망감을 피력했다. 상대팀 감독도 클리퍼스 선수들의 의사를 존중한다며 응원했을 정도.
아담 실버 총재는 빨리 결단을 내려야했다. 결국 5차전 시작에 앞서 실버 총재는 스털링에게 25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한편, 클리퍼스 관련 일은 영구적으로 맡지 못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 긴급해 구단주들을 소집해 스털링의 구단 매각에 대한 동의를 끌어냈다.
확실한 '손절'로 더 큰 이슈는 막았지만, 그렇다고 기자들이 그냥 있을 리 없었다. 이번에는 실버 총재의 결정에 대한 선수들 생각이 궁금했던 모양. 이 이슈에 대한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선수들도 불편하긴 마찬가지였는데도 말이다.
크리스 폴은 "지난 며칠간 정말 힘들었지만, 선수들이 다함께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는데, 확실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 클리퍼스 선수들은 더 똘똘 뭉치게 된 듯 했다.
4월 29일,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5차전에서 클리퍼스는 113-103으로 승리했다. 선수들이 하이파이브하는 분위기,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와 팬들의 표정까지 이날은 뭔가 남달랐다. 그 기세에 눌린 듯 골든스테이트는 중요한 시기에 실책을 범하며 동력을 잃었다.
3승 2패로 시리즈를 앞서가게 된 클리퍼스는 6차전을 내줬지만 다시 홈으로 돌아와 치른 7차전을 이기면서 2라운드에 진출했다.
클리퍼스의 'LA 역사'는 레이커스에 비하면 분명 짧고 초라할 지 모른다. 이 시리즈는 스털링이 구단을 인수한 뒤 승리한 겨우 3번째 시리즈였다.
그러나 선수들이 똘똘 뭉쳐 '최악의 분위기'를 이겨내고 쟁취한 이 시리즈는 레이커스의 그 어떤 시리즈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감동적이고 박수를 쳐주고 싶은 시리즈였다.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1WbAl0XDE8A
#사진=AP/연합뉴스, 나이키, 점프볼 DB
#포스터=김민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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