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 DB가 정규리그 우승을 기록했던 지난 2023-2024시즌으로 시간을 되돌려 보자. 디드릭 로슨과 이선 알바노의 ‘투맨쇼’가 대표적인 옵션이었지만, 가장 큰 무기는 강상재의 적극성이었다.
데뷔 시즌인 2016-2017시즌 이후 제일 많은 평균 득점(14점) 및 확률 높은 2점슛 성공률(60%)과 3점슛 성공률(41.5%). 강상재가 적극적으로 림 사냥을 이어간 것은, DB 코트 내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어쩌면 로슨과 알바노 이상으로 강력하디 강력한, 최고의 퍼포먼스였다.
두 시즌이 지난 지금의 2025-2026시즌. 지금의 강상재는, 그때보다 공격 수치는 감소(평균 8.7점, 2점슛 성공률 56%, 3점슛 성공률 34.3%)했다. 그러나 시각을 넓혔다. ‘가자미’같은 역할에 충실하기 시작했다.
김주성 감독은 늘 “리바운드와 수비에서 얼마나 앞서느냐가 승리의 열쇠”라는 말을 입에 달고 경기에 나선다. 선수 시절 ‘동부 산성’의 한 축이었던 ‘원주 레전드’에게 승부처 리바운드 싸움의 중요성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느끼는 요소일 것.

그러나 강상재는 스스로 가자미 같은 역할을 자처했다. 고액 연봉을 받고, 과거 처럼 득점에 욕심을 낼 수 있는 자이기에 놀라운 선택권 행사다.
상대 가드, 포워드를 가리지 않는 적극적인 활동량은 물론 외국 선수까지 도맡아 수비를 한다. 볼이 림을 향해 이동하면, 재빨리 시선을 림쪽으로 옮겨 리바운드 싸움에 가담할 준비를 마친다.
11일 원주DB프로미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DB와 안양 정관장의 맞대결. ‘가자미’ 강상재의 가치는 가감 없이 드러났다.
이날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5분 8초를 소화, DB의 팀리바운드 39개 중 홀로 8개를 사수했다. 에삼 무스타파와 함께 20개의 리바운드를 따낸 것이다.
특히 수비 리바운드가 7개였는데, 정관장의 빅맨진(김경원, 조니 오브라이언트, 김종규) 사이에서 두 팔을 힘차게 뻗어 기록한, 집중력 높은 사수가 빛이 났다. DB도 당연히 많은 공격 기회를 얻어내며 줄곧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더불어 기록한 스틸 2개는 리바운드만큼 높은, 그의 수비 집중력을 알 수 있게 했다.

결과는 13점. 지난해 12월 19일 수원 KT와의 경기(10점)이후 8경기 만에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DB의 7연승 과정에서 완연하게 빛났다. 궂은일로 시선을 잠시 변경했을 뿐, 여전히 강상재 또한 DB의 메인 공격 옵션이다.
희생. 말은 쉽다. 누구나 주목받는 위치에 있고 싶어하는 게 인지상정이랄까. 특히 기록지 하나하나가 가치가 되고 스펙이 되는, 냉정한 프로 세계에서는 더욱 희생을 메인으로 내세우고 코트를 누비기 쉽지 않다. 말로만 희생을 외치는 플레이들도 많다.
그렇지만 강상재는 달랐다. 오로지 팀 승리 하나를 위해 자신이 발 벗고 나선다. “리바운드와 수비를 잘 해야 한다”는 김주성 감독의 반복되는 주문을 충실히 이행한다.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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