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화를 벗고 제복을 입기까지...동주여고 두 선후배가 보여준 역전승

배승열 / 기사승인 : 2025-11-30 12: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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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여고 졸업생 양연정 순경
[점프볼=배승열 기자] 끝은 곧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이 있다.

4쿼터 경기 종료와 함께 농구 인생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다시 코트 밖에서 새로운 승부를 준비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그동안 훈련으로 다진 체력과 끈기 끝에 인생 2막을 시작했다.

2010년 5월 협회장기, 경남 라이벌 동주여고와 삼천포여고의 준결승이 열렸다. 전반을 열세로 마친 동주여고는 4쿼터 기적 같은 역전승(53-51)에 성공하며 결승에 올랐다. 승부의 종지부를 찍은 선배의 득점과 함께 벤치에서 응원하던 후배는 눈물을 흘렸다.

시간이 흘러 지금 그 후배는 중앙지구대에서 근무하는 1년 차 양연정 순경이 됐고 결승 득점을 넣은 선배는 발령을 기다리는 하태경 교육생이다.

양연정은 “농구를 늦게 시작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시작했는데, 멋도 모르고 소속감도 부족한 시기였다. 라이벌 팀과 경기에서 전반 10점 차 열세를 뒤집고 2점 차로 이겼는데 너무 몰입해서 동점과 역전하는 순간 눈물이 났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순간이다”고 떠올렸다.

하태경은 “어릴 때부터 체육을 좋아했다. 다니던 학교(대신초)에 농구부가 있었는데 어느 날 농구할 사람을 찾는다는 코치 선생님 앞에서 손을 번쩍 들었다. 그렇게 초, 중, 고 그리고 대학까지 농구를 계속했다. 대학생 때 전국체전(95회)에서 실업팀을 이기고 입상한 순간이 기억난다”고 이야기했다.
▲동주여고 시절 하태경

많은 엘리트 농구 선수의 꿈은 ‘프로’다. 다만 양연정은 조금 달랐다. 양연정은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는 스타일이었다. 피지컬이 좋은 것도 아니고 농구를 일찍 시작한 것도 아니었다. 고등학교 농구부에서 3년은 정말 힘들었지만 크고 좋은 경험을 배웠다. 운 좋게 우승도 경험했다”며 “당연히 프로보다 대학 진학이었다. 체대 입학 후 스포츠강사 아르바이트와 교육대학원을 다녔다. 안정적인 직장을 고민하던 시기에 대학원을 졸업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 강의를 찾아 공부했고 지역 경찰로 근무한지 1년됐다”고 소개했다.

하태경은 양연정과 조금 달랐다. 하태경은 “운동을 해서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방법을 몰랐다. 그래서 마음먹고 노량진에 올라갔다. 그곳에서 공부도 익히고 나만의 스타일을 찾고 여러 도움을 받으며 공부했다. 그동안 지역 체육회와 스포츠강사로 일하다가 전혀 다른 일을 하려는 두려움과 걱정이 컸다. 막연한 기대함과 언제 합격할지 모르는 걱정 속에 시작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엘리트 농구를 이어온 하태경에게 새로운 도전이었기에 걱정은 컸다. 당연히 그 도전을 시작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하태경은 “경찰에서 은퇴한 어머니 지인이 처음 권유했다. 그때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후배도 준비하는 것을 알고 있었고 찾아보면서 관심이 더해졌다. 오래 고민했고 그만큼 준비도 길었다”며 “솔직히 한 가지 일을 오래 하다가 새로운 길을 시작하는 것은 어렵고 두렵다. 너무 늦지 않았나 생각했다. 하지만 이곳에 오니 나이가 어린 동기도 있지만 많은 사람도 많았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후배가 있다면 지금 늦지 않았고 새로운 길에서 충분히 가능성과 도전할 시간이 있다는 것을 응원하고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양연정 또한 “일반 학생이었다가 엘리트 운동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이겨내고 경험하니 성인이 되고 못할 게 없다는 느낌이 컸다. 대학 생활에서도 엘리트 농구부 시절이 큰 힘이 됐다. 특히 끈기. 배우고 해낼 수 있는 끈기와 마음가짐이 생겼고 다른 일도 노력으로 할 수 있다. 농구를 하다가 다른 직업을 하는 것이 실패가 아니다. 엘리트 운동은 무엇보다 큰 경험인 만큼 그 경험을 가지고 잘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응원했다.

동주여고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서 땀 흘리던 1년 선후배 하태경과 양연정은 이제 근무복으로 갈아입고 현장을 누비고 있다. 농구 선수에서 경찰관이 된 이들의 시작은 새 도전 앞에 주저하고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용기와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사진_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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