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최종예선] 세대교체 대성공한 필리핀, 세르비아를 지옥 근처까지 끌고 갔다

민준구 / 기사승인 : 2021-07-01 12: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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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세대의 시대가 저문 필리핀, 그들은 지난 아시아컵 예선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세대교체에 나섰다. 안드레 블라체 시대의 끝, 프로 선수들의 대거 제외 등 다양한 이슈 속에서도 필리핀의 세대교체 과정은 현재로선 대성공이다. 아시아컵 예선에서 한국을 2번이나 잡아낸 건 우연이 아니었다. 그들은 세계 최고 세르비아마저 지옥 근처까지 끌고 갔다.

필리핀은 1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 대접전 끝에 76-83으로 분패했다. 패배라는 결과는 달라지지 않겠지만 한국, 그리고 중국과는 달리 세계 최고의 팀과 상대하면서도 정면 승부가 가능하다는 걸 유일하게 증명했다.

카코우 쿠아메(17점 6리바운드)와 카이 소토(10점 5리바운드), 그리고 조던 헤딩(13점 2리바운드)의 활약이 빛났다. 보반 마리야노비치(25점 11리바운드)의 압도적인 높이를 감당하지는 못했지만 ‘뉴’ 필리핀의 매서움을 증명했다.

필리핀의 대패가 예상되는 경기였다. 니콜라 요키치(휴식), 보그단 보그다노비치(시즌) 등 NBA 리거들이 대거 빠진 세르비아였지만 밀로스 테오도시치, 보반 마리야노비치 등 그들의 전력은 여전히 최고 수준이었다.

보통 세계 최고를 상대하는 약체의 경우 본인들의 장점조차 단점이 되곤 한다. 한국의 스피드, 그리고 슈팅이 세계무대에선 평균 이하 수준이 되고 중국의 높이가 오히려 그들의 발목을 잡는 장면은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필리핀은 달랐다. 과거 황금세대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단점까지 보완하며 세르비아를 패배 직전까지 몰아붙였다.

필리핀 가드들의 공격력은 아시아를 떠나 세계무대에서도 통했다. 드와이트 라모스는 부상으로 뛰지 못했지만 헤딩을 시작으로 ‘필태풍’들은 224cm의 마리야노비치가 서 있는 골밑을 향해 과감히 돌진했다. 이후 파생된 3점슛 기회도 쉽게 놓치지 않았다. 쿠아메와 소토, 저스틴 발타자르가 버틴 필리핀의 높이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뽐냈다. 특히 쿠아메의 골밑 존재감은 후반부터 반격의 원동력이 됐다.

끈적였던 수비도 인상적이었다. 테오도시치를 제외한 세르비아 가드들은 필리핀의 거미줄 수비를 쉽게 뚫어내지 못했다. 무려 16개의 실책을 범했다. 4쿼터 막판, 필리핀이 74-73으로 역전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마리야노비치의 4쿼터 대활약이 없었다면 필리핀은 이 대회 최고의 이변을 만들 수도 있었다.

토마스 볼드윈 필리핀 감독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누군가는 우리를 보고 잘 싸웠다는 평가를 하겠지만 모든 패배가 아쉬울 뿐이다. 단 강팀과의 경쟁은 우리가 성장하는 하나의 과정이다. 우리 선수들은 잘 싸워줬고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라고 평가했다.

한국과 중국이 비교적 무기력하게 무너진 상황에서 필리핀의 거센 저항은 분명 큰 의미가 있었다. 뉴질랜드가 재정 및 코로나19 안전을 이유로 불참한 현시점에서 최종예선에 참가한 아시아-오세아니아 대륙 팀들 중 가장 인상적인 첫 경기를 치렀다. 제일 어리고 경험도 적은 선수들로 말이다.

한편 필리핀은 나란히 1패를 안고 있는 도미니카 공화국과 단두대 매치를 치른다. 승리한다면 이탈리아와 푸에르토리코 전의 승자와 4강 토너먼트를 치르게 된다.

# 사진_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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