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지용 기자] “딱 3경기만 뽑으라니 정말 어렵다(웃음).”
점프볼에선 코로나19로 점철됐던 2020년을 보내며 한국을 대표하는 3x3 선수들이 직접 뽑은 'MY BEST3' 3x3 경기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MY BEST3를 이야기할 첫 번째 선수는 한국 3x3의 맏형 이승준이다.
한국 3x3의 맏형 이승준은 얼마 전 우리은행 김소니아와 혼인신고를 하며 공식적으로 품절남이 됐다. 은퇴 후 2017년부터 3x3 무대에 뛰어든 이승준은 다른 프로 출신 3x3 선수들과 달리 진심으로 3x3에 임하며 2017년과 19년 두 차례나 3x3 국가대표에 발탁되기도 했다.
1978년생으로 2021년이면 한국 나이로 44세가 되는 이승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는 이승준은 그동안 자신이 펼쳤던 3x3 경기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MY BEST3’를 힘겹게 꼽았다.

2017년 6월17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낭트에서 열린 ‘FIBA 3x3 월드컵 2017’은 한국 3x3 역사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당시만 해도 제대로 된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채 아시아에서도 2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던 한국은 남자 대표팀이 월드컵에 초청받았고, 선발전을 통해 이승준, 남궁준수, 신윤하, 최고봉이 초대 3x3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20개 참가팀 중 최하위로 어렵게 세계무대에 데뷔한 한국은 미국, 네덜란드, 뉴질랜드, 인도네시아와 함께 D조에 편성됐다. 농구 강국들과 한 조에 속한 한국은 뉴질랜드와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승리를 노렸지만 예선 두 번째 상대였던 뉴질랜드에게 15-13으로 패하며 2연패로 월드컵을 시작했다.
예선 세 번째 상대인 인도네시아는 반드시 잡아야 했다. 하지만 5대5 농구와 다른 3x3 흐름에 프로 출신들로 구성됐던 당시 대표팀은 고전했고, 경기 막판이 돼서야 이승준과 최고봉의 활약에 12-7로 진땀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승준은 “그때는 대표팀에 감독님도 없었다. 선수단 4명만 대회에 나갔다. 트레이너나 전력분석가도 없을 만큼 3x3에 큰 관심이 없을 때였다”고 말하며 “월드컵에 나가니깐 정말 떨렸다. 3x3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많은 게 혼란스러웠다. 다른 선수들도 국내랑 다른 판정 기조에 힘들어 했던 기억이 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네덜란드, 뉴질랜드에게 박살은 났지만 그래도 역사에 남을 3x3 월드컵 첫 승을 따냈기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는다. 아무리 인도네시아라도 3x3 월드컵은 우리도 처음이었기 때문에 정말 잊지 못할 경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2. 2019 KOREA 3x3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기 영상 : https://youtu.be/Z91GajYqunA
이승준이 꼽은 잊지 못할 경기 중 두 번째는 지난해 8월10일 열렸던 2019 KOREA 3x3 프리미어리그 플레이오프 우승 경기다.
노승준, 김동우, 장동영과 팀을 꾸려 우승에 도전했던 이승준은 일본 팀들의 집중 견제 속에 어렵게 결승에 올라 일본의 도쿄 다임과 결승전을 펼쳤다. 이 경기 우승팀에게는 FIBA 3x3 제다 월드투어 2019 진출권도 주어졌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도쿄 다임은 일본 3x3 국가대표들로 구성된 팀으로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노승준과 김동우의 활약으로 경기 초반 리드를 잡기도 했지만 경기 후반 19-17로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이승준이 우승을 결정짓는 2점슛을 꽂아 넣었고, 이승준은 21-17로 도쿄 다임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승준은 “그 경기는 너무 재미있었다. 접전이어서 힘들기도 했지만 가족들도 전부 관람을 하러 왔고, 팬들도 많아서 재미있게 했다. 경기에 집중했지만 상대가 워낙 강해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시즌을 힘들게 치렀던 기억이 있고, 정말 어렵게 결승에 올랐는데 후배들이랑 하나로 뭉쳐 멋있게 우승했던 것 같다. 그 당시 우승으로 월드투어까지 나갔기 때문에 더 잊지 못하는 경기 중 하나다”고 설명했다.

3. 한국 3x3의 대참사를 막은 끝내기 버저비터, FIBA 3x3 아시아컵 2019 인도전
2019년 5월24일부터 26일까지 중국 창사에서 열린 FIBA 3x3 아시아컵 2019는 한국 3x3 역사에 나쁜 의미로 한 페이지를 장식할 뻔했다.
이승준, 김동우, 장동영, 박진수가 대표팀에 발탁된 한국은 낮은 랭킹으로 인해 12팀이 겨루는 메인 드로우가 아닌 6팀이 메인 드로우 2자리를 두고 펼치는 퀄리파잉 드로우에서 아시아컵을 시작했다.
바누아투, 말레이시아, 인도 등 상대적으로 약팀과 한 조에 속한 한국의 메인 드로우 진출은 낙관적이었다. 예상대로 바누아투,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둔 한국은 마지막 경기에서 역시나 2연승을 거두고 있던 인도와 진검승부를 펼쳤다.
그런데 자국 프로리그 출신들인 인도의 전력이 예상과 달랐다. 한국은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했고, 경기 중반까지 12-7로 끌려갔다.
이 경기에서 패한다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귀국해야 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이승준이 해결살 나섰다. 이승준은 19-19로 동점이던 경기 종료 13.2초 전 자신이 직접 공격을 이끌었고, 종료 직전 극적인 버저비터를 터트리며 20-19의 극적인 승리를 완성했다.
지금도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 이승준은 “마지막 슛을 던질 때 들어간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 위치에서 그 슛은 정말 연습을 많이 해서 자신도 있었다. 동점이었기에 연장전에 가도 우리가 이긴다는 자신감이 있어서 부담 없이 던졌다. 최대한 부담을 안 갖고 쏘려고 했던 것이 성공의 이유가 아니었나 싶다. 지금도 마지막 슛을 던질 땐 부담을 갖지 않고 쏘는 것이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짜릿했던 버저비터의 순간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버저비터가 들어간 후 정한신 감독님이 너무 기뻐하시던 표정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감독님이 ‘아 올라간다’며 속 시원했던 표정이었다. 상황 자체가 타이트했기 때문에 다들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 1점 차로 승리한 뒤 감독님과 선수들이 기뻐했던 모습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_점프볼DB(홍기웅, 김지용 기자), FIBA 제공, 한국3대3농구연맹 제공
#영상_점프볼DB(김남승 기자)
점프볼 / 김지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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