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감독'이 우승 감독도, 올해의 감독도 못 살린 팀을 바꿔놓았다…이 남자를 아시나요?

서호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11-25 1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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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피닉스의 상승세가 매섭다. 그 중심에는 ‘1옵션’ 조던 오트 감독이 있었다.

피닉스 선즈는 지난 여름 케빈 듀란트를 휴스턴으로 트레이드하며 새 판 짜기에 나섰다. 다만, 에이스 데빈 부커(29, 196cm) 외에 전력 자체가 매우 약했기 때문에 시즌 전 예상에서 하위권을 맴돌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뚜껑을 열고보니 피닉스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기대 이상의 행보로 서부지구 상위권 팀들을 위협하고 있다. 피닉스는 현재 시즌 전적 11승 7패로 서부지구 7위에 올라 있다.

피닉스가 예상 밖 선전을 이어갈 수 있었던 데는 ‘감독의 힘’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몬티 윌리엄스를 시작으로 프랭크 보겔, 마이크 부덴홀저까지 지난 3년 간 해마다 감독을 갈아치운 피닉스는 경력자가 아닌 초보 지도자를 새 사령탑에 앉히기로 했다.

그 주인공은 조던 오트(40). 라이트한 팬들이라면 이름조차 생소할 것이다. 올해 40살의 오트는 이전까지 철저히 무명이었다.

오트는 2013년 애틀랜타 비디오코디네이터로 합류하며 NBA에 발을 들였고 본격적인 지도자 생활은 2016년부터 시작했다. 브루클린, 레이커스, 클리블랜드를 거치며 한 단계 씩 지도자 경력을 쌓아온 오트다. 비디오코디네이터로 시작해 NBA 감독까지 오른 케이스다.

특히 지난 시즌을 앞두고 클리블랜드 코치진에 합류, 케니 앳킨슨 감독을 보좌하며 클리블랜드가 동부지구 1위에 오르는 데 기여했다.

NBA에서 10년 남짓 어시스턴트 코치로 활동하면서 뛰어난 의사소통 능력과 트렌드에 걸맞는 훈련 방식, 그리고 전술 구축에 있어서도 창의성을 갖춘 인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피닉스 구단 수뇌부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파격적인 인사를 감행한 이유이다.

이 파격적인 선임의 결과는 어떨까? 현재까지는 매우 성공적이다. 무엇보다 팀 체질 개선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오트 감독은 지난 시즌 각종 내홍으로 몸살을 앓던 피닉스 팀 내부의 혼란을 일소하고 조직 분위기를 빠르게 쇄신했다.

피닉스 소식을 다루는 쉐인 영 기자는 “10년 넘게 여러 팀을 취재해봤지만 올 시즌 피닉스만큼 팀 케미스트리가 좋은 팀은 없다. 코트 안팎에서 선수단의 케미스트리를 보는 것이 즐겁다”라고 현재 피닉스 팀 분위기를 설명했다.

선수단 내부에서도 지난 시즌과 비교해 팀의 정체성과 일관성이 확립됐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피닉스 빅맨 오소 이고다로는 “(정체성) 그것이 올 시즌과 지난 시즌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우리는 우리만의 정체성을 고수하고 있다. 선수들 역시도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을 해야하는지 잘 인지하고 있다”며 “또, 우리가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 있다는 사람이 있다는 게 선수단 전체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트 감독 부임 후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는 선수는 부커다. 부커는 올 시즌 주 득점원으로 활약하면서 포인트가드에 가까운 롤을 소화하고 있다. 포인트가드로 변신한 부커는 강점인 슈팅에 기반한 공격에 패스란 선택지를 추가, 위력을 극대화시켰다. 실제 기록에서도 경기당 7.1개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넓은 시야와 패스센스가 충분히 통한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참고로 어시스트 7.1개는 부커의 커리어 하이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오트 감독은 부임 이후 에이스인 부커에게 팀 내에서 가장 큰 믿음을 심어주겠다고 공언했다. 최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도 오트는 “우리는 에이스인 부커를 도와야 하고 그것이 감독으로서 나의 임무이기도 하다”며 “여러 방면에서 그가 살아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또 코칭스태프가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는 걸 알게 해야 한다. 성공 실패 여부를 떠나서 우리는 그를 믿는다”는 말로 부커를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딜런 브룩스(29, 198cm)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수혜자 중 한 명이다. 피닉스가 기존에 2옵션으로 낙점했던 제일런 그린(23, 193cm)이 부상으로 시즌을 시작하지 못하면서 2옵션 부재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이 고민을 말끔이 해결해준 이가 브룩스다.


듀란트 트레이드 반대급부로 피닉스에 입성한 브룩스는 11경기 평균 21.4점(FG 45.5%) 3.3리바운드 2.0어시스트를 올리며 팀 시스템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본래 불안정한 슛 셀렉션과 과도한 적극성이 문제였던 브룩스지만, 현재 피닉스 팀 사정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브룩스 같은 유형의 스윙맨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전력이다.

198cm의 신장으로, 슈팅가드와 스몰포워드를 넘나드는 스윙맨인 브룩스는 가드 포지션과 3번 포지션 수비까지 별다른 무리 없이 소화, 피닉스의 스위치 디펜스 적응을 끝마쳤다.

아울러 지난 시즌 피닉스는 수비조직력이 완벽히 무너지며 부진을 거듭했다. 오츠 감독이 부임한 이후 선수들에게 강조한 건, 수비 개선이었다. 그는 대인 수비는 물론 상대선수를 바꿔 막는 스위치 디펜스, 로테이션을 통한 팀 수비 등을 안정화하는 데 공을 들였다.

그 결과 브룩스와 마크 윌리엄스, 조던 굿윈, 라이언 던 등 롤 플레이어들의 수비 능력치를 극대화하는 등 피닉스의 수비력을 리그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피닉스는 실점 부문 리그 전체 9위(평균 113.3실점), 디펜시브 레이팅(DRtg) 전체 9위(113.2)에 그 이름을 올렸다. 수비 지표에서 하위권을 맴돌았던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천지개벽 수준이다. *지난 시즌 피닉스의 실점은 116.6점으로 전체 22위, 디펜시브레이팅은 119.3으로 28위를 기록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오트 감독의 또 한 가지 강점은 ‘창의성’이다. 과거 브루클린에서 스티브 내쉬를 보좌했던 오트 감독은 기존의 틀을 깨는 라인업을 실험하고, 공격에서 창의적인 플레이를 강조하는 등 팀 공격 전술에 깊게 관여했다는 후문이다.

애리조나 현지 언론 ‘AZ CENTRAL’에 따르면 오트는 정말 똑똑하면서 혁신적이다. 공수 양면에서 지도 철학이 확고하다. 또한 선수 육성과 영상 분석에 있어서도 뛰어난 역량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현지에선 오트 감독을 두고 “피닉스의 1옵션은 감독”이라고 얘기한다.

당장 이 감독을 두고 명장이라고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이름 정도는 알아둘 만한 인물일지도 모른다. 선수들은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올 시즌 약체라고 평가받는 스쿼드를 들고 플레이인 토너먼트권의 성적을 내고 있고, 강팀 킬러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최근 NBA에선 비주류 출신 감독들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시즌 오클라호마시티 창단 첫 우승을 이끈 마크 데이그널트 감독을 꼽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한 번쯤은 기억해둘 만한 이름이다. 조용하지만 묵묵히 본인의 색깔을 조금씩 녹여내고 있는 오트 감독이 앞으로 피닉스를 어떻게 탈바꿈시킬지 주목된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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