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파트너] 전자랜드 정영삼 “포웰 최고였지만, 스미스도 다치지 않았다면…”

김용호 / 기사승인 : 2020-06-01 14: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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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프로농구 출범이래 외국선수는 리그를 흥행 시킨 아이콘 중 하나였다. 농구팬들이 외국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에 눈 호강을 하는 만큼 그들과 호흡을 맞춘 선수들 역시 좋은 기억이 많다. 앞으로는 KBL에 또 어떤 외국선수들이 나타날까 기대하면서 ‘마이파트너’는 국내선수들이 직접 손발을 맞춰본 최고의 외국선수를 꼽아본다.


네 번째 순서로는 인천 전자랜드의 프랜차이즈 스타 정영삼이 픽을 선사했다. 2007-2008시즌 데뷔 이후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동안 수많은 외국선수들을 만났던 정영삼. 그에게 최고였던 외국선수 파트너를 꼽아달라는 질문을 던지자 “최고는 리카르도 포웰이긴한데, 선택이 너무 식상하지 않나”라며 웃어보였다. 아무래도 한 외국선수와 다섯 시즌을 함께하다보니 당연한 선택일 수도 있을 터. 이에 정영삼은 잠시 고민을 거친 후 또 다른 선수의 이름을 꺼냈다. 2015-2016시즌 KBL 무대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려했던 안드레 스미스(35, 198.2cm)가 그 주인공이다.
 

 

늘 자신감 가득했던, ‘스마트’ 스미스

정영삼은 자신과 함께 뛰었던 외국선수들을 되짚으면서 “오랜 시간 같이 뛰기도 했고, 기술적인 부분이나 경기 준비에 대한 성실함은 포웰이 가장 훌륭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대답이 식상한 만큼 한 명을 더 뽑으라 하면 안드레 스미스가 기억이 난다”고 또 다른 추억을 끄집어냈다. 스미스를 회상한 정영삼은 “너무 좋은 선수였다. 4번(파워포워드)을 소화하는 빅맨이었는데 외곽슛도 준수했다. 자기 득점만 하는 선수가 아니라 언제든지 팀원들의 입맛에 맞는, 맛있는 패스를 줄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농구를 정말 쉽게쉽게하는 스마트한 친구였다”고 그를 설명했다.

2015-2016시즌 전자랜드에서 KBL 데뷔를 알렸던 스미스는 부산 KT와의 개막전에서부터 31득점을 폭발시키며 자신의 존재감을 떨쳤다. 하지만, 전자랜드와의 동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5년초 수술을 받았던 무릎 반대편에도 이상이 생기면서 결국 단 10경기만 뛰고 한국을 떠나게 된 것. 이후 KBL 커리어를 이어가지 못한 스미스는 해당 시즌 10경기 평균 17.2득점 8.1리바운드 2.3어시스트의 기록만을 남겨 놨다.

“항상 자신감에 차있었다”며 스미스를 바라본 정영삼은 “그때 스미스가 유럽에서 뛰다가 KBL에 오게 됐는데, 자기는 이미 KBL에서 뛰던 외국선수보다 레벨이 높다고 하더라”라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스미스의 승부욕을 실감했던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비시즌이 시작되고 SK와 연습경기를 했었는데, 당시 데이비드 사이먼이 SK에 있을 때였다. 처음 붙었는데 스미스가 사이먼한테 짓눌리더라. 그래서 ‘거봐라. 사이먼한테 안 될 거라 하지 않았냐’라며 놀렸던 기억이 난다. 하하. 그랬더니 자존심이 많이 상했는지 다음에 다시 만나면 본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었다. 이후 시설점검차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다시 연습경기를 했는데, 그때는 스미스가 사이먼을 제대로 눌러버렸던 기억이 난다. 그때 뭔가 남다를 거란 느낌이 들었었다.”

당시 전자랜드는 스미스와 함께 개막 4연승을 달리며 희망찬 시즌을 예고했다. 정영삼은 “스미스가 비시즌부터 남다른 자신감을 보여주고 나서 개막 4연승을 했었다. 정말 잘하는 외국선수라는 걸 실감했다. 솔직히 그때 우리 팀 국내라인업이 마냥 탄탄할 때는 아니었는데 혼자 다 해결하더라. ‘됐다’라고 속으로 외쳤던 것 같다. 근데 결국 무릎 부상으로 일찍 떠나버린거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 않나. 결과적으로 팀은 10위라는 최악의 성적을 남겼었는데, 그 친구가 다치지 않았다면 최고의 한 시즌을 보내지 않았을 까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신선한 느낌 준 파트너, 지금 다시 뛴다면

예상 밖으로 짧은 시간만을 함께했지만, 같이 뛰어본 만큼 정영삼도 스미스에게 기대가 많아 보였던 모양새였다. 그는 다시 한 번 “일단 스미스가 포웰보다 골밑 장악력은 확실히 좋았다. 플레이 자체에 엄청난 화려함은 없지만 뭔가 신기한 느낌이 있었다. 작년에 대표팀이 국제초청대회를 열었을 때 리투아니아 선수들을 보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유럽 빅맨들은 플로터나 피벗 이후 훅슛을 올려놓을 때 뭔가 타이밍과 모양새가 다르다. 점프도 별로 안 뛰는 데 스미스는 워낙 잘 들어가더라. 하하. KBL에서는 생소했던 스타일이라 더욱 신선한 느낌으로 남아있다”며 스미스를 칭찬했다.

그렇다면 코트 밖에서는 스미스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정영삼은 “농구를 잘 하는 외국선수들을 보면 자기 몸관리에 엄청 많은 신경을 쓰지 않나. 치료도 더 많이 받으려고 하고 말이다. 그런데 스미스는 참 맥주를 좋아하는 친구였던 것 같다”며 옅은 미소를 뗬다.

또한 “스미스는 비시즌마다 조용한 곳에 가서 낚시를 하면서 맥주마시는 걸 그렇게 좋아한다고 하더라. 본인이 좋아하는 게 확실했고, 워낙 성격도 좋은 사람이었다. 앞서 말했듯 코트에서는 자신이 상대 외국선수를 충분히 요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코트 밖에서도 늘상 에너지가 넘쳤다”고 덧붙였다.

단 10경기만을 함께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을 법도 하다. 사실 정영삼은 본 인터뷰를 통해 포웰뿐만 아니라 테렌스 레더, 찰스 로드 등 자신과 함께 했던 걸출한 외국선수들을 추억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지금 그 시절 스미스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춘다면 어떨까.

마지막으로 정영삼은 “건강하다는 전제가 깔려있다면 스미스와 더불어 (정)효근이, (강)상재까지 국내선수들을 모아서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그때 스미스의 실력이라면 지금 선수들과 함께 충분히 우승도 가능하지 않을까란 생각이다. 그 녀석이 건강해야할텐데 말이다(웃음)”라고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보며 인터뷰를 마쳤다.

#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기자)

 

점프볼 / 김용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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