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파트너] KT 김영환 “LG 시절 제퍼슨, 코트 파트너로서 최고의 외인”

김용호 / 기사승인 : 2020-05-16 14: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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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프로농구 출범이래 외국선수는 리그를 흥행 시킨 아이콘 중 하나였다. 농구팬들이 외국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에 눈 호강을 하는 만큼 그들과 호흡을 맞춘 선수들 역시 좋은 기억이 많다. 앞으로는 KBL에 또 어떤 외국선수들이 나타날까 기대하면서 ‘마이파트너’는 국내선수들이 직접 손발을 맞춰본 최고의 외국선수를 꼽아본다. 


두 번째 시간에서는 부산 KT의 어엿한 베테랑 김영환이 선택을 했다. 어느덧 프로 무대에서 12시즌을 치른 김영환은 그간 수많은 외국선수들과 호흡을 맞춰왔다. 그리고 꽤나 많이 리그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외국선수들과의 인연도 있었다. 그 중 코트 위 호흡이 최고였던 선수는 누구였을까. 김영환은 KBL 득점왕 출신 데이본 제퍼슨의 이름을 불렀다.
 

 

다른 건 아쉬워도, 코트에서는 최고의 투쟁심

2010년대 들어 KBL을 거쳐 갔던 외국선수들을 돌아볼 때 ‘실력’만 놓고 보면 제퍼슨의 이름은 빠진 적이 없다. 그만큼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두 시즌동안 그가 보여준 코트 위 임팩트는 확실했다. 2013-2014시즌에는 정규리그 1위에 챔피언결정전 준우승까지 큰 공을 세웠고, 2014-2015시즌에는 LG의 정규리그 후반 대반격을 이끌며 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렇게 LG는 제퍼슨과의 두 번째 시즌에 플레이오프에 다시 올라 준우승의 한을 풀고자 했지만,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퇴출 파문이 일어나면서 이 인연은 끝을 맺게 됐다.

본론으로 돌아와 김영환은 왜 제퍼슨을 직접 겪어본 최고의 외국선수로 선택했을까. 김영환은 “농구 외적으로는 아쉬운 모습도 많이 보였었지만, 코트 안에 있었을 때 만큼은 상대에 대한 투쟁심이 최고였고, 기술적으로도 마무리 능력이 좋고 클러치 상황에 그만큼 적극적으로, 자신 있게 마무리해주는 선수가 없었다. 3점 라인 밖으로 나가면 효율이 조금 떨어지긴 했어도, 라인 안에서는 제퍼슨만큼 능력을 뿜어냈던 외국선수가 없었던 것 같다. 워낙 이기려는 승부욕이 뛰어났던 선수라 코트에서의 파트너로서는 최고였다”며 그 이유를 전했다.

제퍼슨의 영향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2014-2015시즌 다시 우승을 향해 나아가려던 LG는 1라운드에 단 3승을 거뒀고 3라운드까지 10승 17패로 8위에 머물러있었다. 물론 여기에는 제퍼슨의 컨디션 난조도 한 몫을 하기는 했다. 그럼에도 이 시즌에 평균 27분 35초만을 뛰면서도 22득점 8.9리바운드 2.9어시스트 1.1스틸 1.1블록으로 기둥의 역할을 다 해냈다.

제퍼슨과의 두 시즌을 돌아본 김영환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을 때 멤버가 워낙 좋지 않았나. (문)태종이 형, (김)시래에 (김)종규도 신인으로 왔었다. 그리고 한 시즌이 더 지나고 났을 때는 특히 태종이 형이 대표팀에 다녀온 뒤로 부상이 겹치기도 했었는데, 그러면서 제퍼슨이 자신에게 늘어난 짐을 든든하게 이겨내 줬던 기억이 난다. 더 적극적으로 경기에 나서면서 득점왕도 할 수 있지 않았나 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제퍼슨의 승부욕은 함께 뛰었던 선수들이 오롯이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솔직히 내가 함께했던 외국선수 중에서는 (트로이)길렌워터도 농구를 참 잘하지 않았나. 그런데 둘의 차이를 꼽아보자면 정말 중요한 순간에 이기겠다는 그런 승부욕은 제퍼슨이 더 낫지 않았나 한다. 제퍼슨은 정말 무서울 정도로 상대를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란 눈빛이 있었다. 거기에 기술까지 뛰어났다. 점프를 뛰었을 때도 밸런스가 워낙 좋았고, 스텝을 한 번 잡으면 막기 힘들었기 때문에 최고였던 것 같다.”
 

 

“난 좋았는데…감독님이 많이 힘드셨을 거다”

실력으로는 쉽게 뒤지지 않는 걸출한 외국선수였지만, 앞서 말했든 퇴출 수순까지 이어질 정도로 제퍼슨은 골칫덩어리 이미지도 함께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실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던 것.

제퍼슨의 최고의 순간을 회상한 김영환은 “정확하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아마 모비스와 경기를 했을 때일 거다. 경기 막판에 작전 타임을 불러 감독님이 팀 패턴을 지시했었는데, 제퍼슨이 본인이 볼을 잡고 해결하겠다고 먼저 선언하더니 정말 경기를 승리로 끝내버리더라. 그 모습을 보면서 ‘정말 난 놈이다’라는 생각을 했었다(웃음)”라며 그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사실 나도 말했고, 많은 분들에게도 보여졌지만, 체육관 밖에서는 태도가 좋은 편은 아니긴 했다. 감독님, 코치님들과 트러블도 있었고…. 근데 신기하게 경기를 뛸 때는 선수들한테 짜증도 안내고 이겨야겠다는 투쟁심만 가득했었다. 오히려 승리를 위해 제퍼슨이 국내선수들을 잘 다독이기도 했었다. 감독님은 골치 아프셨겠지만, 선수들 입장에서는 나쁜 선수라는 생각이 많이 들지는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필리핀 전지훈련에서도 제퍼슨의 승리 욕심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고. 김영환은 “제퍼슨과 특별한 에피소드가 남아있지는 않지만, 필리핀 전지훈련을 갔을 때 모든 훈련 일정이 끝나고 나니 마지막 날을 기념해 맥주 한 잔을 하자고 하더라. 그때 얘기를 많이 나눴었는데, 워낙 자신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하고 늘 어떻게 하면 우승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했던 모습이 생각난다. 약간은 건들거리는 모습에 코칭스탭은 많이 힘들었겠지만, 선수들과는 참 잘 지냈던 사람이었다”고 마지막 추억을 곱씹었다.

그렇다면 그 시절 실력 하나만큼은 최고였던 제퍼슨과 지금 다시 뛰게 된다면 어떨까. “굉장히 좋을 것 같다”라며 미소 지은 김영환은 “솔직히 제퍼슨과 한 번 더 뛰어보고 싶긴 하다. 지금 KBL에서 제퍼슨의 플레이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때 그 실력으로 돌아온다면 경쟁력도 충분히 있을 거다. 상상이지만 좋은 결과가 남지 않을까”라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기자), KBL 제공

 

점프볼 / 김용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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