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구의 불씨, 꺼지지 않기를… 현장에서 버티는 지도자들의 이야기

배승열 / 기사승인 : 2025-11-25 14: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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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배승열 기자] 수도권 쏠림 현상은 지방 농구도 피할 수 없다. 인구 감소, 인재 유출 어려움 속에도 지방 농구 지도자들은 선수 육성과 발굴뿐 아니라 '지키기' 위한 싸움도 이어간다.

2025년 중고농구 대회는 총 9개 대회가 열렸다. 춘계연맹전을 시작해 협회장기, 연맹회장기, 소년체육대회(중등), 주말리그 권역별대회, 종별선수권대회, 주말리그 왕중왕전, 추계연맹전, 전국체육대회(고등)으로 마무리된다.

올해 남고부 우승 팀은 춘계, 협회장기, 종별대회 용산고, 연맹회장기, 추계, 전국체전 경복고, 왕중왕전 삼일고가 이름을 올렸다. 7개 대회 모두 수도권 팀이 정상에 올랐다.

가장 최근 전국대회에서 지방 팀이 우승한 시기는 2023년이다. 당시 춘계에서 전주고, 협회장기에서 무룡고가 각각 휘문고와 용산고를 꺾고 우승했다. 초, 중, 고 연계 학교가 탄탄한 전주와 울산은 꾸준히 매년 수도권 팀을 상대로 경쟁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점차 지방 팀이 수도권 팀을 견제하는 일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인구 감소 속에 지역 인재 스카우트 경쟁에서 밀리며 경쟁력을 잃었다.

지방 A지도자는 "지방 선수와 부모님들이 서울로 가면 잘 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지방 팀 침체로 이어진다. 전국에 있는 지도자 마음은 다 같다. 잘하고 싶고 좋은 선수를 잘 키우고 싶다. 훌륭한 지도자를 팀 성적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수도권과 달리 지방 팀은 선수 수급에 늘 고민이 많다. 유소년 농구 클럽 수는 물론이고 운동하는 학생 수 차이가 크다. 어쩌다 한 번 장신 선수 혹은 운동 능력이 좋은 선수가 나오면 연계 학교가 아닌 수도권으로 전학 가능 경우가 많다. 당연히 좋은 선수가 좋은 경쟁력을 갖춘 곳으로 향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으나 지방 지도자들은 지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A지도자는 "학부모님과의 두터운 신뢰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한 선수에게만 집중할 수 없다. 다른 선수들도 같은 조건으로 불만이 없도록 신경 쓴다. 간혹 시즌 중에 선수가 전학 가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정말 힘이 빠진다. 물론 지방에 초, 중, 고 연계가 잘 된 팀도 있지만 점차 연계 학교 개념이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B지도자 또한 "인구 감소로 선수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어쩌다 한 명 선수가 나온다. 개인적으로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 선수는 완성된 선수가 아니다. 너무 어린 선수가 일찍 스카우트로 떠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 한국농구 미래를 봐서도 수도권 쏠림 현상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연계 중, 고등학교 지도자가 함께 만드는 6년은 정말 크다. 어린 선수들이 오랜 시간 함께 농구하면서 손발을 맞췄을 때 진짜 평가가 시작된다. 한편으로 선수를 뺏긴 지도자 탓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느 지도자가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겠는가. 팀 문화를 만드는 지도자가 좋은 거다"고 덧붙였다.


지방 팀 선수는 스카우트해서는 안 된다는 법은 없다. 스카우트 경쟁은 전국으로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방 지도자들도 보다 더 선수 관리와 교육에 있어 달라지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 지방 팀의 또다른 어려움이 분명했다. 바로 입시.

C지도자는 "선수 수급과 유입을 위해 발벗으며 노력하고 있지만 입시 요강도 무시할 수 없다. 팀 성적이 나와야 입시가 유리하다. 지방에서 나 혼자 잘해도 입시에 영향이 있으니 떠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다 무너진다. 좋은 선수가 빠져나갔을 때 자존심 상한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수도권 팀도 팀을 꾸리고 성적을 내기 위해 간절한 것을 알지만 지방에서 선수를 찾고 키우는 입장에서는 정말 힘들다"고 전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도 많은 지도자가 농구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단순히 팀 성적으로만 지도자와 선수가 평가되는 입시도 아쉽다. 그렇다고 모든 지방 지도자가 앓는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니다.

D지도자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키기 위한 노력과 방법? 지도자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다. 그런 게 없다면 수도권으로 가는 것은 당연하다. 장학금이라든지 확실한 보상이 있지 않다면 좋은 선수가 지방에 혼자 남아 농구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과거 지방 농구 팀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얼굴이 있었다. 어느 지역에 누가 잘하고, 누구와 누가 라이벌이라 떠들며 이야깃거리를 만들었다. 하지만 어느새 지방을 대표하는 선수가 하나, 둘 사라졌다. 오늘도 현장에서 묵묵히 선수들을 붙잡고, 키우고, 지켜내는 지도자들이 있다. 지방 농구의 온기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도록 이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11월 21일 해남군에서 열린 한국중고농구연맹 지도자 연수회 단체 사진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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