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농구연맹(KBL)은 지난 1일부터 열린 FA 시장의 문을 닫았다. 최대어로 꼽힌 이대성과 장재석이 모두 이적을 선택했고 더불어 역대 최다 이적 선수들이 발생했다.
KBL는 올해 FA부터 원소속 구단 협상 폐지라는 큰 변화를 줬다. 그동안 제한적 FA 시장이었다는 평가를 완전히 뒤집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 때문에 전과는 다른 모습의 상황이 연출됐다.
선수들은 본인이 원하는 구단으로 향할 수 있었고 자신의 이야기를 속 시원히 전할 수 있었다. 물론 관심도에 따라 극과 극의 상황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프로라는 의미에 적합한 일이었다.
덕분에 1차 협상 때만 무려 15명의 이적 선수가 발생했다. 이는 2019년과 함께 역대 최다 타이 기록. 순수 FA 이적으로만 봤을 때는 역대 최다 기록이기도 하다(2019년에는 2차 협상까지 10명이 이적했으며 사인 앤 트레이드로 5명의 선수가 추가 이적했다).
여기에 양우섭, 우동현, 배병준이 추가 이적 소식을 전하면서 총 18명이 됐다. 그러나 아직 모든 소식이 전해진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KBL 및 구단들은 6월 1일을 기준으로 트레이드 소식을 전달했다. FA 시장이 마감되는 순간부터 트레이드가 가능했기 때문에 기준일을 맞춰놓은 것. 그러나 원소속 구단 협상이 폐지됨에 따라 일정이 축소됐고 트레이드 날짜도 빨라질 수 있었다.
아직 공식 발표는 되지 않았지만 2~3명의 선수가 사인 앤 트레이드(무상 트레이드 포함)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2명 이상이 이적하게 되면 최초로 한 해에만 20명 이상이 팀을 옮기게 된다.
여러 선수들이 이적하는 과정에서 구단들은 승자와 패자로 나뉠 수밖에 없었다. 전력 보강의 기회를 제대로 살린 팀은 승자이며 뜻을 이루지 못한 구단은 패자로 남게 됐다.
물론 새 시즌의 뚜껑을 열어봐야 진정한 승자와 패자를 가릴 수 있다.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단순히 FA 시장에서의 영입 성과만 바라보는 것을 중심으로 한다.

올해 FA 시장 최고의 승자는 단연 현대모비스다. 즉시 전력감이라 볼 수 있는 선수들을 무려 4명이나 영입했으며 특히 최대어 장재석을 품에 안았다는 점은 대단한 일이었다. 유재학 감독과의 재계약 이후 리빌딩을 꿈꾼 그들은 앞으로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새 단장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유재학 감독은 “리빌딩이란 몇 년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 FA 시장에서 좋은 선수들을 많이 영입했기 때문에 그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장재석은 함지훈 이후 현대모비스의 골밑을 지킬 센터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할 수 있다. 이종현의 건강 상태가 물음표를 지울 때 KBL 최고의 높이를 자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김민구와 이현민은 양동근이 떠난 빈자리를 채울 수 있게 했고 기승호는 김국찬이 버티고 있는 포워드진의 무게를 더했다.
현대모비스와 함께 올해 여름을 뜨겁게 달군 팀은 오리온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이대성의 미래가 됐으며 숙원 사업이었던 앞선 전력의 강화를 드디어 이뤄냈다.
물론 장재석이 떠난 빈자리는 크지만 KBL 최고의 파워 포워드 이승현이 있기 때문에 문제없다.
이대성의 합류는 오리온의 외국선수 선택에 있어서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동안 단신 외국선수를 통해 앞선 전력을 채우려 했으나 번번이 쓴잔을 들이켰던 터. 이대성이 있다면 2명의 외국선수 자리를 모두 빅맨으로 채울 수 있다.
FA 시장에서 구단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력 강화. 뜻한 바를 이룬 현대모비스와 오리온이 올해의 최대 승리자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반대로 득보다 실이 많았던 팀들의 경우는 패자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KT의 경우 특별히 잃은 것은 없지만 얻지 못하며 잃은 것이 있기 때문에 패자의 자리에 섰다.
KT는 이대성과 계약이 유력했던 팀으로 큰 이변이 없다면 그와 함께 대권 도전에 나설 주인공으로 꼽혔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서로의 운명이 틀어졌고 끝내 빈손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오용준과 김수찬을 영입하며 전력 강화에 나섰지만 이대성을 놓쳤다는 사실을 지우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한희원과 최성모의 상무 합격으로 KT의 전력은 전에 비해 떨어져 있는 상태다. 허훈, 양홍석 등 핵심 코어가 남아 있는 현재, 앞으로 KT가 전력 보강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는 관심사다.
앞서 언급한 대로 얻은 것 없이 잃은 것만 있었던 전자랜드는 또 다른 의미의 패자다. 이대성, 장재석에 이어 많은 관심을 받았던 김지완이 떠났지만 선수가 아닌 현금을 선택하며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강상재라는 주전 포워드가 떠난 자리를 채우지 못한 것 역시 사실. 김정년, 민성주, 홍경기와 재계약했지만 기존 전력을 지켰다는 것 이외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
세간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전자랜드의 추가 전력 보강은 더 이상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박상혁, 정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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