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파트너] KGC 오세근 “사이먼과 농구인생 마지막 함께하고파”

김용호 / 기사승인 : 2020-05-24 15: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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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프로농구 출범이래 외국선수는 리그를 흥행 시킨 아이콘 중 하나였다. 농구팬들이 외국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에 눈 호강을 하는 만큼 그들과 호흡을 맞춘 선수들 역시 좋은 기억이 많다. 앞으로는 KBL에 또 어떤 외국선수들이 나타날까 기대하면서 ‘마이파트너’는 국내선수들이 직접 손발을 맞춰본 최고의 외국선수를 꼽아본다.


세 번째 순서로 마이파트너를 찾은 선수는 안양 KGC인삼공사의 든든한 기둥, 오세근이다. 2011-2012시즌 프로 데뷔와 동시에 팀의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주역이 됐던 그는 어느새 8시즌을 지냈다. 최근에는 부상으로 힘든 시간도 겪었지만, 여전히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 그런 오세근이 센터로서 자신과 함께 트윈 타워를 이뤘던 최고의 외국선수로는 역시나 데이비드 사이먼을 꼽았다.
 

 

이타적 마인드가 최고였던 파트너

사이먼은 오세근에게 가장 친숙한 외국선수 동료였다. 2010-2011시즌에 KBL 데뷔를 알렸던 사이먼은 오세근의 데뷔 시즌에는 잠시 한국을 떠났었지만, 결과적으로 오세근과 유일하게 두 시즌을 소화한 외국선수로 남아있다. 2016-2017시즌 구단 사상 첫 통합우승도 함께 일궈낸 사이이기에 오세근의 선택은 당연했다.

최고의 파트너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망설임이 없었던 오세근은 “사이먼은 그렇게 큰 키에도 정말 영리하고 슛도 좋았던 선수로 기억하고 있다”며 그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다른 팀에 있었던 사이먼을 만나면 막기가 워낙 힘들었다. 힘도 세고, 윙스팬도 길어서 상대로 만나기엔 버겁기도 했었다”고 덧붙였다.

가장 기뻤던 영광을 함께했던 만큼 오세근의 머릿속에 2016-2017시즌 챔피언결정전의 사이먼은 더욱 강렬하게 남아있었다. 사이먼이 가장 최고였다고 생각이 든 순간을 묻는 질문에 오세근은 “당연히 챔피언결정전 우승했을 때다”라며 웃어 보였다.

당시 오세근과 사이먼이 만난 상대는 라건아가 속해있던 서울 삼성. 정규리그 1위의 KGC인삼공사는 홈인 안양에서 1승 1패를 거둔 뒤 원정을 떠났고, 또 다시 1승 1패를 거뒀다. 5차전을 위해 돌아온 홈에서 다시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를 3-2로 기울인 KGC인삼공사는 잠실에서 열린 6차전에서 이정현의 위닝샷으로 88-86, 짜릿한 첫 통합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 때 사이먼은 챔피언결정전 6경기 평균 36분 22초를 소화하며 22.3득점 7리바운드 2.5어시스트 1.5블록으로 팀의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이에 오세근은 “사실 당시에 사이먼이 정규리그에서는 라건아를 상대로 체력이나 스피드에서 밀리는 모습이 조금 있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단기전이라 그런지 베테랑답게 노련함과 이타적인 마인드로 더 좋은 플레이를 펼치더라”라고 말했다.

오세근에게 더욱 인상적이었던 건 사이먼의 이타적인 마인드였다. 그는 “아무래도 외국선수가 KBL에 오면 욕심도 갖고 자신의 득점을 신경 쓸 법도 하다. 하지만, 사이먼은 이타적인 마인드가 최고였다. 영리하게 팀플레이도 잘 했다. 보통은 외국선수들이 한국농구 특유의 세밀한 수비에 어려움을 겪는데, 사이먼은 잘 녹아들었던 것 같다. 나와도 호흡이 잘 맞아서 더욱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며 동료를 그리워했다.
 

 

마지막을 함께하고픈 이먼이 형

통합우승 이후 사이먼은 2017-2018시즌에도 KGC인삼공사 그리고 오세근과 함께하며 4강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다. 여전히 KBL에서는 사이먼과 오세근으로 이어지는 트윈 타워가 건재함을 증명했던 시즌이었다. 이 시즌 정규리그에서 사이먼은 평균 25.7득점, 오세근은 18.7득점으로 국내외 득점 1위를 나란히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다음 시즌에는 더 이상 이 둘의 동행이 이뤄질 수 없었다. KBL이 외국선수 제도를 변경, 장신 외국선수에게 2m 신장 제한을 두면서 202.1cm의 사이먼은 한국을 떠나야했다. 불가항력적인 상황으로 발생한 이별에 사이먼을 ‘이먼이 형’이라고 부르며 따르던 오세근과 KGC인삼공사 선수들은 스무 돈짜리 금목걸이를 선물하기도 했다.

“그냥 자상한 아부지, 자상한 형이었다”며 코트 밖 사이먼도 추억한 오세근은 “항상 친절했고, 외국선수치고 성격이 모나지도 않았으며, 정말 편했던 동료였다. 아이들을 보면 더 밝게 잘 대해주곤 했다. 내가 만나본 외국선수 중에서는 인품, 성품이 가장 좋았던 사람이었다”라며 옅은 미소를 뛰었다.

오세근이 그리워하는 사이먼은 한국을 떠난 이후 두 시즌 동안 일본 B.리그의 교토 한나리즈에서 뛰었다. 교토에서의 첫 시즌 이후 2년 재계약을 맺었던 터라 2020-2021시즌까지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그 사이 KBL은 신장 제한 제도를 폐지하면서 사이먼이 한국으로 컴백할 길은 다시 열리기도 했다.

사이먼과 다시 함께 뛰는 모습을 상상한 오세근은 “너무 좋을 것 같다. 아무래도 내가 센터치고 키가 크지는 않다 보니 사이먼같이 나보다 듬직한 외국선수가 있으면 시너지 효과가 더 잘 났던 것 같다. 예전만큼 기량이 아니더라도 사이먼은 다시 한 번 보고 싶긴 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오세근은 최고의 동료였던 사이먼에게 짤막한 인사 한 마디를 남기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사이먼이 일본으로 떠나기 전에도 개인적으로 연락을 했었다. 농구인생 마지막은 함께 해보자고 말이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한 번 더 같이 뛸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했었는데,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이선영, 윤희곤 기자)

 

점프볼 / 김용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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