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고시 합격한 김태주, 교사자격증 취득 이유 증명하다

이재범 / 기사승인 : 2020-06-02 15: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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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2016년 서울 삼성에서 은퇴했던 김태주(33)가 지난해 전라남도 공립 중등학교교사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이하 임용고시) 체육 교과에 합격해 전라남도 여수의 무선중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김태주는 고려대 재학 시절인 3학년 때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에 참가했지만, 교원자격증을 따기 위해 프로 진출을 1년 미루고 졸업을 선택했다. 그때 올바른 선택을 했다는 걸 증명한 셈이다.

김태주는 고교 시절까지만 해도 촉망 받는 포인트가드였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부상을 당한 뒤 슛 폼이 흔들렸다. 이것이 프로 진출 이후까지도 이어졌다. 김태주는 서울 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수비수로 코트를 밟는 경우가 더 많았다.

김태주는 문태종과 문태영, 이승준, 전태풍 등 귀화 선수들이 쏟아졌던 2015년 자유계약 선수(FA) 시장에서 외면 받았다. 삼성은 2015~2016시즌 분위기를 바꿔줄 가드 자원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1년을 준비한 뒤 2016년 선수 복귀를 노렸지만, 허사로 돌아가자 김태주는 선수 복귀의 뜻을 접고 은퇴를 결정했다.

김태주는 교원자격증이 있어 임용고시를 준비했다. 사실 김태주는 교원자격증을 힘들게 취득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김태주는 고려대 3학년 때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당시 연세대와 달리 고려대에선 재학생 신분으로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선수가 거의 없었다. 김태주의 드래프트 참가는 이례적이었다. 김태주는 드래프트에서 선발되면 졸업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1년 빠른 프로 진출보다 대학 졸업을 택했고, 이를 위한 힘겨운 노력 끝에 고려대로 돌아갈 수 있었다. 대신 졸업할 때까지 대부분을 농구부 숙소가 아닌 지인의 집에서 머물렀다.

김태주는 2016년 은퇴한 뒤 고향인 전라남도 여수에서 만났을 때 “올해는 경험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임용고시에 응시할 예정이다. 여기서 답이 보이면 집중해서 도전할 생각이다. 내 머리로 안 된다는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포기하고 다른 걸 찾아야 한다”고 임용고시에 도전할 의사를 내비쳤다.

농구 선수 출신 중 김익호는 2016학년도 경기도 임용고시 체육 교과에서 수석 합격했고, 이충암 역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새벽 시간 등을 활용해 공부한 끝에 2016년도 경상남도 임용고시를 통과했다. 김태주는 지난해 2월 8일 6.9대1의 경쟁을 뚫고 임용고시에 최종 합격해 3월 1일 여수에 있는 무선중학교 교사로 발령받았다.

김태주는 전화통화에서 “2016년 은퇴한 뒤 공부를 제대로 안 하고 임용고시를 한 번 봤다. 공부를 안 했기 때문에 1교시 때 백지를 내고 나왔다”며 “2017년 1월 15일부터 인터넷 강의도 듣고, 책도 보면서 공부를 제대로 시작했다. 1년 뒤 시험을 봤는데 가채점을 해보니 탈락일 거 같아서 바로 다시 공부했다. 2018년 11월 1차 시험(필기)에 합격하고, 지난해 2월 실기와 면접까지 점수가 좋아서 최종 합격했다”고 임용고시 합격 과정을 들려줬다.

김태주는 실기 시험에서 어려움을 되새겼다.

“실기는 구기 종목과 육상, 수영, 체조 등 총4개 종목이다. 구기 종목과 육상, 수영은 한 종류를 임의로 추첨해서 시험을 봐야 하고, 체조는 마루운동 중심이다. 구기종목에선 농구도 있는데 배구가 나왔다. 농구는 쉬운 기술이라서 높은 점수가 가능했겠지만, 배구도 그래도 나랑 잘 맞았다. 육상은 멀리뛰기였는데 점프력이 좋으니까 멀리 뛰어서 괜찮았다.

체조도 핸드스프링을 할 수 있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점수 차이가 크다. 핸드스프링 때문에 애를 먹었다. 연습 때 안 되어서 많이 넘어졌는데 시험장에서 되었다. 그래서 점수가 꽤 높았다. 3개 종목을 볼 때까지만 해도 상위 10% 안이었다.

그런데 수영에서 배영이 나와서 점수를 다 까먹었다. 수영을 못해서 1년 내내 수영장을 다녔다. 대신 자유형과 평영만 죽으라고 연습했다. 배영을 포기한 건 수영선수 기준으로 점수를 주는데다 다른 응시자들도 전체적으로 배영을 못해서 포기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못해도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바뀌었다. 그래서 수영 때문에 실기 점수가 평균이었다(웃음).”

김태주는 앞서 임용고시에 합격한 김익호, 이충암을 보며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한다. 김태주는 “그들을 보고 용기가 났다. 저도 할 수 있을까 하면서 공부를 했는데 1년 정도 지나면서 요령이 생겼다. 옆에서 도와준 덕분에 몰랐던 공부 방법 요령도 생겼다”며 “제대로 공부하고 시험을 치니까 시험장에서 뭐가 부족한지도 알겠더라. 긴장한 상태에서 시험을 보니까 부족한 과목이 드러났다. 부족했던 자연계열, 계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수학 지식이 부족해서 동영상 사이트에서 수학 강의를 하나씩 보니까 이해가 갔다. 다음에 시험을 볼 때 긴장이 덜 되어서 자신감이 생겨 문제를 자세히 풀었다”고 했다.

김태주는 고려대 3학년이 아닌 4학년 때 드래프트에 참가한 게 이런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하자 “증명하고 싶었다. 우리 가족이 지도자 앞에서 졸업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비는 등 서러움이 많았다. 나중에 체육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졸업하겠다고 그렇게 부탁을 드렸던 게 증명이 된 거다”며 “이렇게 합격을 했기에 그 때 우리 가족이 그렇게 한 게 정말 올바른 선택이었다. 공부할 때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올바른 선택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무조건 합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아픈 기억을 꺼냈다.

김태주는 “(합격하려면) 운도 따라야 한다. 여수에서 공부하는 동생들이 있어서 많이 가르쳐줬다. 그들 덕분에 합격했다며 저는 주로 혼자서 공부했는데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았다. 인터넷 강의를 들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걸 다 적어놓은 뒤 주기적으로 후배를 만나서 물어봤다. 몇 년 준비를 했던 동생들이라서 너무나도 상세하게, 이해가 가도록 예시까지 들어가면서 충분하게 설명하고 가르쳐줬다. 동생들이 모의고사 같은 자료 등도 숨기지 않고 저에게 다 보여주며 진심으로 도와줬다. 그들과 같은 지역으로 함께 합격했다”고 자신을 공부를 도와준 지인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충암은 임용고시 합격 이후 모교인 동국대 대학원을 다니며 계속 학업을 이어나갔다. 더불어 꿈꾸는 것 중 하나는 모교인 부산 중앙고 체육부장을 맡는 것이다. 아마추어 무대에선 농구부 감독이 되는 것이다.

김태주는 “농구 트라우마가 있어서 지금은 농구와 안 섞이고 저만의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고 싶다”며 “그렇지만, 여수에 발령을 받았기에 시간이 지나면 농구부가 있는 학교에 가서 농구를 위해 일해야 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김태주는 2016년 만났을 때 “은퇴하니까 정신적, 심리적 불안에서 벗어났다. 10년 만에 나를 찾은 느낌이다. 집중이 잘 되고 머리가 잘 돌아가서 예전의 나로 돌아온 거 같다”며 “10년 동안 뭔가에 쫓기는 듯 불안한 마음으로 살았는데 (그 동안 버텨준 나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부상 이후 힘겨운 길을 걷고, 아쉬운 은퇴를 했기 때문인 듯 하다.

지난 5월 선수생활을 더 하고 싶어도 김태주처럼 아쉽게 은퇴한 선수들이 있다. 김태주는 마지막으로 이들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당장 선수 생활을 그만두면 혼란스러울 거다. 저도 뭘 어떻게 하면서 살고,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고민을 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게 당연하다. 운동할 때처럼, 누군가의 강압적이고 수동적인 움직임에서 능동적인 움직임으로 가져가면 자기가 목표하는 걸 이룰 수 있다.

운동하는 선수는 끈기가 있다. 선수시절 새벽운동 등 자의반 타의반으로 운동을 했다. 공부는 옆에서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아서 자발적으로 할 수 있다. 힘든 운동을 버텼기에 생각을 바꿔 이런 자세만 유지하며 능동적으로 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거다. 새벽에 누군가 억지로 깨웠다면 공부할 땐 자기 스스로 해야 한다. 공부를 해도, 잠을 자도 아무도 신경을 안 쓴다. 그건 자기 자신만 안다.

만약 임용 공부를 한다면 주위에서 공부하는 방식을 많이 조언해준다. 공부를 해보니까 자기 만의 방법이 있더라. 저는 오랫동안 가만히 앉아있지 못해서 걸어 다니며 외웠다. 밤에 잠이 안 오는 편이라서 새벽 5시까지 공부했다. 그 때 자서 오전 11시나 12시에 공부나 수영 등을 하러 나갔다.

시험 시간대에 맞춰서 공부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지만, 자기만의 리듬이 있어서 자기가 집중이 잘 되는 시간을 찾아서 공부하는 게 낫다. 또 보통 하나하나 적으면서 외우는데 외울 게 많아서 저에겐 그 방법이 비효율적이었다. 저는 머리 속에서 상상을 하면서 외웠는데 그게 더 효율적이었다. 자기가 느낄 때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면 좋을 거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조언이나 노하우를 듣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공부해야 한다.”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문복주, 이선영 기자), 이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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