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현승섭 객원기자] 무릎 수술 후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벤치를 지킨 박하나가 신이슬의 깜짝 활약에 만족했다.
용인 삼성생명은 3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과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4-47로 승리했다. 1차전을 내주고도 내리 두 경기를 따낸 삼성생명은 2018-2019시즌 이후 두 시즌 만에 청주 KB스타즈와 챔피언 자리를 다투게 됐다.
이날 경기에서는 반가운 얼굴을 벤치에서 만날 수 있었다. 바로 삼성생명의 박하나다. 박하나는 무릎 부상 때문에 1월 4일 하나원큐 전 이후 출전하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박하나의 출전 여부에 관심이 모였지만, 임근배 감독은 박하나의 시즌 아웃을 선언했다. 임 감독은 “박하나는 (2월) 25일에 무릎 수술을 받았다. 무릎이 워낙 좋지 않아 경기 투입이 어려우니 차라리 수술을 빨리 받게 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가 3차전에 벤치로 돌아왔다. 수술로 몸이 성치 않지만, 어떻게든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박하나의 응원이 통한 듯 삼성생명은 우리은행을 큰 점수 차로 누르고 다시 한번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다음은 4일 유선 전화를 통한 박하나와의 일문일답이다.
Q. 무릎 수술을 받았다고 알고 있는데, 3차전에 벤치에 있어서 놀랐다.
벤치에서 동료들을 응원하고 싶었다. 사무국장님께서 내게 퇴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괜찮냐고 물어보셨는데, 난 괜찮았다. 그래서 선수들을 응원하려고 경기장에 왔다.
Q. 어떤 수술이었나?
무릎에 연골을 이식해야 했다. 그래서 갈비뼈에서 추출한 늑연골 세포를 6주 동안 배양해서 무릎에 이식했다. 그리고 다른 무릎에 돌아다니는 연골을 제거했다. 양 무릎 모두 수술한 셈이다. 걸어 다니는 데 큰 문제는 없다. 다만 세포를 추출한 갈비뼈 쪽이 다소 불편하다.
Q. 부상 이야기를 꺼내서 미안하다.
다들 걱정하는데, 나는 괜찮다. 다른 팀 선수들도 수술이 잘됐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나는 이미 마음을 먹고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괜찮다. 이제 내겐 비시즌에 잘 준비하는 일만 남았다.
Q. 벤치에서 경기를 보면서 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을 텐데.
그렇다. 나도 동료들과 같이 코트에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특히 어제는 정말 뛰고 싶었다.
Q. 언제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했는가?
우리은행의 가용인원이 적었다. 내가 보기엔 2차전부터 우리은행 선수들이 힘들어했다. 2차전에 우리 팀이 이기는 걸 보고 3차전에서도 이길 수 있겠다고 예상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가 좋았고, 중간에 흐름이 넘어갈 만한 위기만 조심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동료들이 그 위기를 잘 넘겼다.
우리은행이 3쿼터 후반에 무섭게 추격했을 때가 가장 큰 위기였다. 나윤정의 버저비터가 인정됐다면 큰일 났을 것이다. 다행히 인정되지 않았고, 4쿼터에 우리 팀 선수들이 공격리바운드를 따내고 득점하는 걸 보고 승리를 확신했다.

(윤)예빈이도 정말 잘했지만, 벤치에서 출전한 (신)이슬이 정말 잘했다. 이슬이는 정규리그 출전 시간이 적은 선수였다. 그렇지만 이슬이가 능력 있는 선수라는 건 나를 포함한 고참 선수들은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이슬이에게 “언제든지 투입될 수 있으니 준비해”라고 말해왔다. (조)수아는 너무 어리고, (이)주연이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서 컨디션이 좋은 이슬이가 주로 기용됐다. 이슬이가 정규리그 출전 시간이 적은데도 잘 해내는 걸 보면서 참 예뻐 보였다.
이슬이가 표정 변화가 적어서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근성이 없다고 보는 것 같다. 겉으로는 표현하는 게 적으니 주변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대화를 나눠보면 이슬이가 상대에게 지고 싶지 않다는 독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면 이슬이도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2차전에 나선 선수들이 손목 테이프에 박하나 선수의 등번호인 1번을 새겼다.
(웃으면서) 그걸 봤을 때, 뭉클했다.
Q. 챔피언결정전에 나서는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18-2019시즌과 똑같이 플레이오프에서 우리은행을 이기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갔다. 챔피언결정전까지 똑같으면 안 된다. 그렇지만 동료들이 3차전에서도 너무 힘들어하는 걸 보고 더 힘내 달라고 말하는 게 미안하다.
그저 동료들이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면 좋겠다. 물론 우승하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동료들이 부상 없이 후회가 남지 않도록 자기 플레이를 하기만 해도 좋다.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다치면 안 된다.
#사진=홍기웅 기자
점프볼 / 현승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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