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시상식] 1순위 출신의 또 다른 성공 사례, 조상현 감독의 철학 “나는 판을 만드는 사람”

삼성/최창환 기자 / 기사승인 : 2026-04-09 2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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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삼성/최창환 기자]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이어 3시즌 연속 정규시즌 2위의 뒤를 잇는 정규시즌 우승까지 달성했다. 조상현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하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조상현 창원 LG 감독은 9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LG를 팀 역사상 2번째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기자단 투표에서 총 유효 투표수 117표 가운데 98표를 획득했다. 차점자는 유도훈 안양 정관장 감독(13표)이었다.

KBL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출신이 감독상을 수상한 건 2023-2024시즌 김주성 원주 DB 감독에 이어 조상현 감독이 역대 2번째 사례였다. 조상현 감독은 1999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골드뱅크(현 KT)에 지명된 바 있다.

LG는 2018-2019시즌 4강에 오른 후 침체기를 걸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조기종료 된 2019-2020시즌 9위를 시작으로 10위-7위에 머물렀다. 2022년 조상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지만, 전력 보강은 없었다. 조상현 감독으로선 주요 전력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쉽지 않은 미션을 부여 받은 셈이었다.

조상현 감독은 LG를 빠르게 궤도에 올려놓았다. 2022-2023시즌을 시작으로 2024-2025시즌에 이르기까지 3시즌 연속 정규시즌 2위로 이끌었다. 이어 2024-2025시즌 서울 SK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숙원인 V1을 안겼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맞은 올 시즌에 정규시즌 우승을 주도하며 감독 커리어의 전성기를 알렸다.

“아는 분들은 알겠지만 나는 화도 많고,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다. 걱정도 많다. 잘 챙겨준 코치들, 사무국 덕분에 좋은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라며 운을 뗀 조상현 감독은 “지난 시즌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은 전희철 감독님을 보며 ‘나도 저 자리에 서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올 시즌은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해 준 덕분에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걱정도 많다”라는 대목에서 알 수 있듯, 조상현 감독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지도자다. 팀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도 다음 경기, 팀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며 LG에 단단한 팀컬러를 주입했다. 조상현 감독 부임 전이었던 2021-2022시즌부터 올 시즌에 이르기까지. LG는 5시즌 동안 최소 실점 1위를 놓친 적이 없었다.

조상현 감독은 “매 시즌 부상에 대한 염려가 컸다. 지난 시즌 마레이가 오랜 기간 자리를 비웠고, 올 시즌은 타마요가 한 달 정도 빠졌다. 지난 시즌에 우승해서 아무래도 내가 원하는 만큼의 훈련량을 소화하지 못했고, 3명(유기상, 양준석, 타마요)의 대표팀 차출까지 겹쳐 불안했다. 6강을 목표로 삼고 플레이오프에서 도전해 보자는 마음이었는데 선수들 덕분에 우승까지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이기면 이기는 대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1경기 잘못되면 뭐가 크게 잘못된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라며 웃었다.

LG는 정규시즌을 지배했지만, 개인 타이틀을 품은 선수는 아셈 마레이가 유일했다. KBL 역대 외국선수 최초의 최우수수비상, LG 외국선수 역대 최초의 외국선수 MVP로 선정됐으나 이외의 타이틀에서는 LG 선수의 이름을 볼 수 없었다. 유기상이 국내선수 MVP, 베스트5에서 각각 차점자에 올랐을 뿐이다.

조상현 감독 역시 아쉬움을 표했지만, 한편으로는 당연한 결과라는 견해도 곁들였다. 조상현 감독은 “팀 구성, 내가 추구하는 농구의 특성상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다. (시상식 결과는) 아쉽지만 1위라는 멋진 결과를 만든 선수들이 대견하다. 특히 2001년생 트리오 유기상, 양준석, 타마요가 잘 성장하고 있다. 허일영, 장민국, 배병준 등 고참들도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덕분에 팀이 좋은 문화를 바탕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라며 선수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1옵션이라기엔 솔직히 많이 부족하고 더 배워야 한다. 순간순간 판단, 현장에서의 판단력이 떨어지는 만큼 영상을 많이 찾아본다. 내 능력을 선수들이 성장하는 데에 쓰려고 한다. 나는 판을 만들고 플랜을 짜는 사람이지만 결국 실행하는 건 선수들이다. 실행으로 옮기도록 이끄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자신만의 철학을 전했다.

#사진_문복주, 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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