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잠실/정다윤 기자] 윗 공기는 맑다.
창원 LG는 5일 잠실체육관에서 서울 삼성을 상대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107-79로 승리했다. 27승 11패로 단독 1위를 지켰고 공동 2위(원주 DB 안양 정관장·24승 13패)와의 격차도 2.5경기로 벌렸다.
이날 아셈 마레이(22점 13리바운드)로 골밑을 장악했고, 장민국(3점슛 5개 15점)이 뒤를 이었다.
정상에 선 LG의 공기는 맑다. 3연승을 달리며 흐름도 투명하다. 단단한 수비가 팀의 기압을 높인다.
리그에서 두 번째로 낮은 실점(72.2점)을 기록하는 LG의 방패는 삼성 앞에서 더 두꺼워졌다. 삼성의 평균보다 10점 가량 더 낮은 69.8점으로 묶고 있다. 외곽을 주무기로 삼는 상대의 3점슛 성공률도 26.8%까지 끌어내렸다. 화살은 있었지만 과녁을 찾지 못하게 했다.
게다가 삼성의 주포 니콜슨이 빠지며 칸터 홀로 외국인 선수로 나섰다. 경기 전 김효범 감독이 “(아셈)마레이가 적극적으로 1대1을 할 것 같다”고 내다본 장면이 그대로 펼쳐졌다. 수비와 공격의 추는 LG 쪽으로 기울었다.
1쿼터 LG는 마레이에게 공을 집중했다. 외국 선수 한 명이라는 틈을 정확히 짚었다. 칸터를 상대로 연이어 포스트업을 시도했고 도움 수비가 없는 골밑은 놀이터처럼 넓었다. 밀어 붙인 뒤 마무리는 간결했다. 경기 시작 6분 54초 만에 마레이는 12점 7리바운드를 쌓으며 골밑을 장악했다. 장민국의 3점슛과 에릭의 인유어페이스 덩크까지 더해 LG는 26-18로 1쿼터를 마쳤다.

2쿼터 초반 장민국의 손끝이 달아올랐다. 허일영까지 외곽에 불을 붙이며 코트에 3점슛 소나기가 내렸다. 마레이에게 연속 실점하던 삼성은 수비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트랩으로 압박했지만 마레이는 빠르게 볼을 빼며 패스를 순환시켰다. 수비의 틈이 벌어지자 허일영이 코너에서 여유 있게 3점을 꽂았다.
마레이의 스크린과 리바운드 우위는 경기를 단순하게 만들었다. LG는 복잡한 계산 없이도 길을 찾았다. 수비 역시 촘촘했다. 사전 조상현 감독은 “칸터로 인해 더 유기적인 플레이가 쉽지 않다”던 우려와 달리 2쿼터 삼성의 팀 어시스트는 단 한 개에 그쳤다. 칸터에게 자유투 4개만 내줬을 뿐 필드골은 허용하지 않았다.
전반 리바운드 22-6이라는 압도적인 수치는 승부의 온도를 말해줬다. 삼성의 필드골 성공률도 21%에 묶였다. 공수의 균형을 잡은 LG는 자연스럽게 격차를 벌렸다. 숫자마저 흐름을 증명했다.
전반 막판에도 엔진은 식지 않았다. 윤원상이 속공 과정에서 페이크로 수비를 속인 뒤 침착하게 득점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전반 스코어는 61-33. 이미 승부의 윤곽이 또렷했다.
후반에도 흐름은 이어졌다. 양준석은 픽게임으로 마레이의 골밑 득점을 도왔고 장민국은 다시 한 번 3점슛을 터뜨리며 이원석의 파울까지 이끌어냈다. 이어진 공격에서 유기상의 골밑 득점이 나오며 3초 동안 5점을 몰아쳤다. LG의 수비는 4쿼터 내내 균열이 없었다. 1쿼터의 기세는 경기 끝까지 공기를 지배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잠실체육관과의 아름다운 이별이었다.
반면, 삼성은 득점 지원과 수비 모두에서 흔들렸다. 흐름을 붙잡을 고리가 보이지 않았다. 전반 리바운드 6개라는 기록은 무게를 말해준다. 니콜슨의 공백 속에 홀로 버틴 칸터(20점 10리바운드)가 분전했지만 버팀목 하나로는 파도를 막기 어려웠다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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