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송현일 기자] 무패 전관왕. 다른 설명이 필요할까. 온양동신초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온양동신초는 올 시즌 기념비적인 한 해를 보냈다. 창단 첫 전국소년체육대회 우승을 차지한 것은 물론, 6개 대회 전관왕을 휩쓸며 여자초등농구 정점으로 우뚝 섰다.
반짝이 아니다. 2021년 전국대회 첫 우승 이후 빠르게 존재감을 키웠다. 지난해에도 소년체전을 제외한 모든 대회 정상에 오르며 실력을 입증했다. 그리고 올해 처음 전관왕까지 달성하며 마침내 새 역사를 썼다.
말하자면 일종의 반전 드라마다. 2009년 창단 후 10년 가까이 약체로 지냈다. 그러다 2020년대 들어 팀 위상이 급상승했다. 지방 팀이란 점까지 고려하면 굴기(倔起) 표현이 아깝지 않다.
배경이 있다. 선수 수급. 지금 초중고와 지역을 막론하고 모든 엘리트 팀이 겪고 있는 이 문제에서 온양동신초만큼은 유독 자유롭다. 지역 농구교실과 끈끈한 연계 시스템 덕분이다.
지역 농구교실 연계로 강팀 기반 갖춰
2016년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이 강원 춘천서 연고지를 이전해 온 뒤 충남 아산에선 이 구단 주니어 농구교실이 줄곧 성행 중이다. 그런데 이 농구교실, 온양동신초와 보통 사이가 아니다. 오죽하면 “온양동신초와 우리은행 농구교실은 사실상 1, 2군 관계”라는 말까지 있다.
실상은 이렇다. 김자옥 온양동신초 코치(59)에 따르면 “우리은행 농구교실에서 재능 있는 아이들을 해마다 학교로 연결해 주고 있다"고 한다. 이런 협력 관계가 최근 몇 년간 지속되면서 현재는 "저학년까진 농구교실에서 기본기를 쌓고 고학년이 되면 농구부에 정식 입부하는 구조"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교내에 팀 가입을 희망하는 저학년 학생이 있으면 농구교실로 먼저 보내 기초를 닦게 하기도 한다. 또 방과후교실에서 취미로 농구를 배우는 아이들도 현재 대부분 농구교실까지 함께 다니고 있는데, 그렇게 방과후교실과 농구교실을 오가다 선수의 꿈을 키운 사례가 적지 않다.
"홍현재 우리은행 농구교실 원장님 덕분이죠. 지역 엘리트 농구 활성화를 위해 기꺼이 파이를 양보해 주고 계세요. 저희한테 선수를 보내 주면 본인은 원생을 잃는 거잖아요. 그런데도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매년 꾸준히 아이들을 소개해 주시더라고요. 참 감사하죠."
이처럼 선수 수급이 원활해지면서 팀 성적도 최근 몇 년 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그 덕에 타지 선수가 전학 오는 경우도 잦아졌다. 꼬리에 꼬리를 물며 다양한 방식으로 인원이 계속 채워지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온양동신초에는 23명의 선수가 뛰고 있다. 상당한 규모다.
농구부 입부 뒤에도 농구교실과 연결고리는 계속된다. 김 코치는 "온양동신초에선 6학년만 선수로 등록한다. 4~5학년은 농구교실 소속으로 꾸준히 실전 경험을 쌓게 하는 거다. 또 6학년들도 스스로 추가 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농구교실에 다녀오게끔 한다"고 전했다. 온양동신초 선수들의 기본기가 유독 탄탄한 이유다.

베테랑 지도자 합류로 마지막 퍼즐 맞추다
지금의 견고한 체제는 사실 김 코치가 아닌 전임자 유란 코치(39)가 구축했다. 10년 가까이 팀을 이끌며 온양동신초를 강팀 반열에 올린 장본인이다. 농구교실과 연계 시스템도 그가 처음 마련했다. 다만 지난해 개인 사정으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 배턴을 김 코치가 이어 받았다. 올해로 지도자 생활 30년 차인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경기여고 출신으로 1991년 실업 팀 코오롱에서 현역 은퇴한 뒤 숙명여고 숙명여중 등을 거치며 지도 경력을 탄탄히 쌓았다. 제자로는 과거 우리은행에서 뛰었던 국가대표 가드 출신 이은혜 숙명여고 코치(36) 등이 대표적이다. 온양동신초와는 지난해 9월부터 함께하고 있다.
유란호 온양동신초가 성장을 거듭하는 팀이었다면 김 코치 부임 이후에는 윈 나우를 외치기 시작했다. "처음 팀에 왔을 때 유(란) 코치가 그동안 아이들을 정말 잘 가르쳐 왔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들 기량이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는 김 코치는 "기존 온양동신초 스타일에 빠른 트랜지션과 패턴화된 수비를 더하면 팀이 더 단단해질 거라 봤다. 또 3점 슛이나 8초 바이얼레이션 등 올해 초등농구에 새롭게 도입된 FIBA 룰도 잘만 활용하면 우리만의 무기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했다.
안 그래도 탄탄한 기반을 갖춘 팀이 백전노장까지 사령탑으로 들이자 성적은 금세 났다. 올 시즌 압도적 경기력으로 무패 전관왕을 기록했다.
김 코치는 "주장 (김)나희를 비롯해 (허)승연이, (최)아인이, (임)채하, (신)주아, (서)채원이, (안)소민이, (김)사랑이 등 선수들이 끝까지 잘해 준 덕분"이라면서 "모든 선수가 각자 포지션 역할을 잘 이해하고 그에 맞춰 움직인 게 결정적이었다. 다들 개인 기량부터가 이미 매우 탄탄했다"고 공을 돌렸다.
내년 전망도 밝다. 전학 예정자까지 포함하면 5학년 선수가 벌써 9명이나 된다. 김 코치는 "팀에 있는 동안 지금의 시스템을 앞으로 더 견고하게 만들어 온양동신초가 단순한 강팀이 아닌 명문 팀으로 발돋움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코치는 그러면서 "초등농구는 성적이 아닌 성장이 우선이다. 올해 성적이 잘 나긴 했지만 앞으로도 당장 눈앞의 결과보다는 아이들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겠다"며 "지도자로서 욕심이 한 가지 있다면 한국 여자농구에 새 바람을 일으킬 걸출한 선수를 길러내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온양동신초를 차세대 국가대표의 요람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_아산/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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