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슛, 그간 초등농구엔 왜 없었을까? [초등농구 결산 ④]

송현일 / 기사승인 : 2025-11-24 21: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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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송현일 기자] 올해 초등농구에는 한 가지 큰 변화가 있었다. 사상 처음으로 3점슛 제도가 도입된 것이다.

이는 한국초등농구연맹이 이번 시즌부터 기존 자체 미니 바스켓볼 룰 대신 국제농구연맹(FIBA) 룰을 전격 적용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FIBA 룰 도입은 올 초 출범한 오재명 초등연맹 회장 2기 체제의 핵심 공약으로, “선수들이 일찍부터 FIBA 룰에 적응하도록 해 초등부터 대학까지 자연스러운 연계가 이뤄지게 하고, 나아가 국제대회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는 데 목적을 뒀다.

덕분에 백코트 바이얼레이션 등 전에는 중고농구에서나 나오던 장면이 올해부턴 초등 무대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새로 생긴 3점슛이다.

“초등농구에도 3점슛 제도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과거부터 꾸준히 있었지만, 그간 몇몇 이유로 도입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일선에서는 특히 “힘이 충분히 붙지 않은 채 3점슛을 쏘다 보면 전체적인 슛 폼이 망가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강했다.

그러나 “기존 룰은 장신 선수에게 지나치게 유리하다. 신장이 작은 선수들도 활약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며 3점슛 도입론은 최근 젊은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다시 힘을 얻었고, 여기에 “한국 농구와 어린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3점슛 도입은 필요하다. 아이들의 신장과 체격도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기 때문에 도입 시기를 더 늦출 이유가 없다”는 농구계 전반의 공감대까지 확산하면서 초등농구에도 마침내 3점슛이 등장했다.

 


3점슛 도입 후 현장 반응은?
도입 후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지방 여자 팀 A 코치는 “3점슛이 생긴 뒤로 맨투맨 수비 훈련이 필수가 됐다. 기존 주류였던 존 수비보다 개념이 많이 복잡하기 때문에 지도자 입장에선 손이 더 가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렇지만 미리 맨투맨 수비를 배워두지 않으면 나중에 가서 더 고생하게 된다. 한창 기량을 늘려야 할 시기에 이는 시간 낭비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초등연맹이 이번에 좋은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근력이 불충분한 상태에서 무리한 3점슛 시도가 선수들의 슛 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 맞다. 하지만 이는 지도자 재량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우리 팀의 경우 슛 비거리가 짧은 선수들에게는 경기 때 굳이 3점슛을 주문하지 않는다. 대신 훈련 시간에 보강 운동은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정확한 자세로 3점슛을 쏠 수 있는 선수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남자 팀 B 코치는 “3점슛이 생기면서 경기 흐름이 확실히 역동적으로 변했다. 승부처에서 3점슛 한두 개로 결과가 뒤집히는 풍경을 올해 많이 봤다. 도입 첫해부터 3점슛 영향력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며 “선수들 스스로도 농구다운 농구를 하고 있다고 느끼는 분위기다. 경기 흐름이 복잡해진 만큼 흥미도 더 붙었다. 이전에는 팀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3점슛으로 자신감을 찾은 선수들도 일부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보는 재미 더했다

B 코치 말처럼 “3점슛 한두 개로 결과가 뒤집히는 풍경”은 올해 여럿 있었다. 5월 소년체전 부산성남초와 청주중앙초의 결승전이 그랬다.

이날 3쿼터까지 37-43으로 뒤지던 부산성남초는 4쿼터 막판 가드 조민준(6학년·170cm)의 대활약에 힘입어 61-56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이에 대해 허진성 부산성남초 코치는 “경기 막바지 (조)민준이의 3점슛 두 방이 아니었으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밖에도 3점슛 도입으로 자신의 가치를 한껏 끌어올린 선수들이 제법 있다. 룰 개정 후 첫 3점슛의 주인공인 경기성남초 포워드 김건희(6학년·177cm)도 그런 사례다.

김건희는 올해 첫 대회였던 4월 협회장배 예선에서 춘천남부초를 상대로 1호 3점슛을 기록한 바 있다. 수준급 패스와 돌파 능력으로 이미 팀 에이스로 평가받던 그는 올 시즌 3점슛까지 장착한 모습으로 한층 발돋움했다.

이에 김건희는 “바뀐 룰에 적응하기 위해 팀 훈련이 끝난 뒤 혼자서 먼 거리에서 슛을 쏘는 연습을 많이 했다. 덕분에 3점슛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 멀리서 쏴도 공이 림까지 날아가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한국 농구 체질 개선 기대도

걱정 섞인 시선도 물론 여전히 존재한다.

 

가령 서울 남자 팀 C 코치는 “3점슛 도입 취지 자체에는 크게 공감한다”면서도 “초등학교 시기에는 일단 볼 다루는 감각을 기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허용된 훈련 시간이 전보다 많이 줄면서 지금은 많은 팀들이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성적을 위해 선수 개개인 기량보다는 팀 조직력을 높이는 방식을 택하게 되는 구조”라고 짚었다.

그는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이 맨투맨 수비까지 소화하다 보면, 정작 기초를 닦을 시간이 더 부족해지는 건 아닌지 조금 우려되는 면이 있다”고 털어놨다.

지방 남자 팀 D 코치는 "FIBA 룰 도입으로 경기 패턴이 훨씬 다원화한 만큼, 지도자 역량이나 팀 상황에 따라 선수 성장 폭에도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한 농구인은 "초등농구 3점슛 도입은 결국 한국 농구 체질 개선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구체적으로 그는 “무엇이든 일장일단이 있기 마련이다. 3점슛이 생기면서 선수와 지도자들에게는 또 다른 숙제가 주어진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3점슛 도입은 꼭 필요한 일이었다고 본다. 3점슛이 아이들이 훗날 국제대회에서 신장 열세를 극복하는 데 큰 무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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