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슨의 손목 보호대, 그래서 오늘 (박)승재가 잘한 게 아닐까요?”
22일, 이천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원주 DB와 부산 KCC와의 맞대결. 정규리그에선 13승 1패로 지는 게 뭔가요를 외치고 다니는 DB지만, 이천에서 그들의 순위표는 최하단에 위치해있다. 상황이 180도 바뀐 셈이다.
하지만 잘 되는 집안이라 그런가. 분위기가 좋다 못해 선수들이 쾌활한 표정에 입가에 미소를 달고 살고 있다.
여기에 D리그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예전만 하더라도 정규리그에 나서지 못하는 소수의 인원만 내려와 설렁설렁하는 느낌이 풍겼다면, 현재는 스태프와 매니저를 전부 대동해 내려와 정규리그 못지않게 체계적인 워밍업으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다.
이날 DB의 가장 파릇파릇한 새싹이자 병아리, 이제 막 프로에 들어선 사회 초년생 박승재가 손목에 때 묻지 않은 검은색 새 손목 보호대를 차고 왔다.
이를 포착한 이용우와 이준희가 박승재에게 달려들어 “이것 좀 보라”며 장난치기 바쁜 모습이었다. 이게 바로 요즘 소위 말하는 MZ 세대 젊은 꼰대 그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주에서 로슨이 손목 보호대를 2개 사 왔는데, 승재가 로슨한테 다짜고짜 하나만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로슨이 준 것 같아요”
KBL을 접수하고 있고, 평정하고 있는 1라운드 MVP 로슨의 물건이어서 로슨의 기가 통한 걸까. 박승재는 이날 KCC와의 전반에만 10점 5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로슨 다운 활약상을 남기며 일찍이 승리를 잡는 데 앞장섰다.
물론 포지션 특성상 리바운드 잡을 기회가 부족해 트리플 더블에 못 미치는 더블더블로 하루를 마감한 박승재다.
경기에서 승리한 뒤 박승재는 “첫 두 경기는 인원수가 많이 부족해서 힘들었다. 오늘은 상무에서 복귀한 형들이 있어서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세상 홀로 서가며 성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주변의 도움이 있다면 크게 마다할 필요는 없다. 박승재도 그렇게 상무에서 복귀한 형들, 국가대표 라인업 버금가는 선배들의 서포트를 완벽하게 누리고 있는 중이었다.
이날 박승재를 곁에서 든든히 도와줬던 선수는 이용우. 3점슛 7개 포함 26점을 몰아치며 KCC를 제압하는데 일등공신이 되어줬다. 이선 알바노, 박찬희, 두경민 등등, 그가 입대하기 전보다 현재 DB의 앞선 뎁스는 확실히 더 두터워진 상황이다.
뒤돌아볼 시간도 없이 여유가 없는 순간 속에서도 이용우와 박승재는 최근, 정규리그에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이용우 본인도 이럴 줄은 몰랐다고 한다.
“저도 전역 전까지 팀 경기를 전부 챙겨 보면서 코트에 나서면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준비했어요. 팀이 너무 잘 나가다 보니까 마이너스만 되지 말자는 생각으로 빠르게 적응하고 있죠”
상무를 다녀온 선수들이 이구동성 입 모아 말하는 멘트가 있다. “여유가 생겼어요” 마치 어머니와 아버지의 곁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는 해방감 같은 느낌인 걸까. 이용우도 그 중 한명이었다.
“분명히 팀에 있을 때는 정신없었던 적이 많았는데, 상무를 다녀오니 굉장히 여유로워졌어요”
그러나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본인도 모르겠다고 전해왔다.
건국대 시절부터 공격력, 특히나 슛에 대해선 일가견이 있었던 이용우는 전역 후 DB 유니폼을 입고 뛴 D리그 첫 경기에서 더욱 화끈한 모습을 선보였다. 하지만 빈틈없이 완벽했던 공격에 비해 수비에서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도 연출했다. 역시 완벽한 선수는 없었다.
그럴 때마다 DB 벤치에선 코치도 아닌, 선수도 아닌, 누군가 한 명이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매니저였다. 그는 코치만큼이나 열정적으로 작전 수행을 전달했으며 선수들의 정신 재무장을 위해 힘쓰고 있었다. 멀리서 가만히 지켜봐도 호랑이를 연상케 하는 그의 모습은 살짝 무서울 정도다.
“평소에는 되게 순하시고 착해요(웃음). 토킹이나 짚어주시는 부분 모두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하고요. 시합 때는 너무 열정적이셔서 그렇지....”
오랜만에 상무의 검정 유니폼이 아닌 DB의 초록 유니폼을 입고 펄펄 날아다닌 이용우.
이제야 제 집에 왔다는 기분을 느낀 이용우는 2020시즌부터 이어온 본인의 D리그 커리어하이였던 23점을 하루아침에 갈아치워 버렸다. 가뜩이나 최승욱, 김영현, 서민수, 박인웅 등 식스맨들의 맹활약으로 선두를 굳건히 하고 있는 마당에 이용우와 박승재 같은 선수들의 발전은 DB를 더욱 무섭게 만들고 있다.
“1위여서 팀 분위기 너무 좋네요. 그 분위기 D리그에서도 이어가고자 할게요”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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