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첫 수훈 선수’ 집 나갔다 돌아온 이재도 “이걸로 부탁드려도 될까요?”

고양/정다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4 22: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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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고양/정다윤 기자] 이재도(34, 180cm)가 웃으며 기자들에게 부탁했다. “집 나간 이재도로 부탁드립니다.”

고양 소노 이재도는 4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부산 KCC와의 맞대결에서 11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리(95-89)를 견인했다.

이재도가 무너졌던 3쿼터 연속 득점으로 흐름을 붙잡았다. 4쿼터 종료 2분 14초 전 1점 차 승부에서 터진 3점슛은 그대로 승부의 마침표가 됐다. 집을 비웠던 시간이 길었지만 돌아온 발걸음은 가벼웠다. 이날 기록은 11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였다. 숫자 이상의 존재감이었다.

경기 후 이재도는 “이번 시즌 5라운드만에 첫 수훈 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감회가 새롭다. 집 나간 이재도가 돌아온 느낌을 받았다. 저번 경기부터 그런 느낌을 받았다. 오늘(4일)도 6강 싸움으로 중요한 경기였고, 힘들었지만 선수들과 함께 좋은 결과로 맞이 할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집 나간 이재도로 꼭 써달라(웃음)”며 덧붙였다.

이제야 톱니가 맞물리기 시작했다. 이정현과 케빈 켐바오 그리고 이재도, 세 명의 시선이 한 지점을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이 크다. 공격의 출발점이 단단해지자 팀의 호흡도 자연스럽게 길어졌다.

이재도는 “내가 이번 시즌을 많이 못 뛰었다. 이제야 (이)정현이와 (케빈)켐바오와 어떻게 뛰면 될 지 감을 잡은 느낌이다. 영업 비밀이라 깊게 말씀 드릴 순 없다(웃음). 사실 정현이도 내게, 나도 정현이에게 서로 의지하려고 한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을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임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 선수들에 대한 시선도 잊지 않았다. “좋은 두 명의 미래 선수가 있다. 두 선수들로 잘할 수 있는 소노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웃었다. 베테랑의 말끝에는 팀의 다음 장면을 먼저 그려보는 여유가 묻어났다.

금강불괴로 불리던 이재도에게도 시련은 비켜가지 않았다. 부상은 늘 예고 없이 찾아왔고 고참의 시점에서 맞은 큰 공백은 시즌의 대부분을 앗아갔다. 그러나 의미없는 시간은 없다. 코트 밖에서 견딘 시간까지 자신을 단련하는 재료로 삼으며 이재도는 스스로를 한 겹 더 끌어올렸다.

이재도는 “사실 많은 생각이 들었다. 13년 차만의 복귀전이다. 생각 못 했던 거다. 지금까지 부상을 당한 선수들의 마음을 크게 생각한 적이 없다. 오프 시즌 내내 허리로 고생했다. 선수 생활에서 바라봤을 때 그 기간은 내게 큰 경험이 됐다. 최고 연봉자고 이끌어갈 선수로서, 무서운 모습을 이제 보여줘야 한다”고 마음속을 털어놨다.

3쿼터 한때 5분여 동안 턴오버 6개가 쏟아졌다. 흐름이 거칠게 흔들리던 구간이었다. 이재도는 이를 두고 ‘턴오버 파티’라 표현하며 웃었지만 책임의 무게는 분명히 짚었다. 

이재도는 “3쿼터가 시작되고 (켐)바오랑 정현이가 턴오버 파티를 할 때 벤치에서 보고 있었다. 사실 그때 내가 해야 될 역할이 안정적으로 잡아주고 가라앉혀야 한다. 그러나 나도 들어갔을 때 미스해서 ‘아차’ 했다. 먼저 나서서 선수들을 잘 잡아줄 수 있는 걸 생각해야 한다”고 반성했다.


인터뷰 말미 이재도는 기자에게 되물었다. “KT를 이기면 6강의 희망이 있냐.” 옆에 있던 이정현이 “왜 역질문을 하냐(웃음)”고 받아치며 현장은 잠시 웃음으로 물들었다. 농담처럼 들렸지만 그 질문에는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소노는 아직 7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정관장이 10위에서 6강까지 올라섰던 기억이 리그 어딘가에 남아 있다. 가능성은 숫자로만 재단되지 않는다.

이재도는 “오늘 경기로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느낌이 좋다. 확률이 0%가 아니지 않나. 지난 시즌 정관장이 좋은 선례를 보여줬다. 우리도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어서 끝까지 재밌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집을 비웠던 시간만큼 돌아온 그의 시선은 더 멀리 향하고 있었다.

#사진_박상혁, 정다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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