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NBA 정상에서 활약하고 있는 르브론 제임스(37‧206cm)는 현재형 전설로 불린다. 그와 함께 2003드래프트에서 뽑혔던 동기들은 대부분 은퇴했거나 뚝 떨어진 기량으로 선수 생활의 내리막을 향해 가고있지만 제임스만큼은 여전히 정상을 노리고 있다. 마치 ‘여전히 나는 배가 고프다’는 듯이.
분명히 제임스는 전성기는 지났다. 괴물같은 하드웨어와 운동능력에 테크닉까지 겸비했던 한창때에는 알고도 막기 힘든 존재였다. 현재는 그런 정도까지는 아니다. 그럼에도 왕은 왕이다. 여전히 제임스가 마음먹고 플레이하면 전성기에 접어든 젊은 스타들 조차 버거워한다. 이를 입증하듯 올시즌 그는 정규리그 36경기에서 평균 29.1득점, 6.3어시스트, 7.7리바운드, 1.6스틸, 1.1블록슛을 기록중이다. 기량이 떨어진게 이정도다. 노쇠했다해도 사파리의 왕은 아직 바뀌지않았다는 것을 다른 맹수들에게 똑똑히 전달하고 있다.
제임스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전설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불린다. 특히 선수생활 내내 정상급에서 활약하며 쌓아놓은 엄청난 누적기록은 진작에 조던을 뛰어넘은지 오래다. 그는 지난 20일 정규시즌 누적 1만 리바운드를 넘어섰다. 역대 42번째 기록으로 여기에 득점 기록을 붙이면 5번째 선수로 껑충 뛰게된다. 여전히 현역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3만 득점, 1만 리바운드라는 어마어마한 커리어를 달성한 것이다.
제임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익히 잘 알려져 있다시피 그는 어지간한 가드 못지않은 패싱센스와 기술을 갖춘 선수로 유명하다. ‘르브론의 플레이에서 패스를 빼면 르브론이 아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임스의 패싱플레이는 최고 수준이다. 당연스레 어시스트 기록까지 높을 수밖에 없다. 어시스트 9900개를 훌쩍 넘은 제임스는 부상 등 별다른 변수만 없다면 올시즌 안에 1만 어시스트 달성이 유력하다. 3만 득점, 1만 리바운드, 1만 어시스트라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3만 득점, 1만 리바운드, 1만 어시스트는 각각 떨어뜨려놓고 봐도 엄청난 기록이다. 셋중에 하나만 기록해도 NBA의 한시대를 풍미한 슈퍼스타로 손색이 없다. 그런 기록을 눈앞에 두고있다는 것만으로도 제임스는 이미 전설의 영역에 들어섰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기에 더해 세부기록도 더 대단해지고 있다. 전설적 센터 카림 압둘자바가 세운 통산 최다 득점(38,387득점) 기록은 존 스탁턴의 어시스트, 스틸과 더불어 도저히 손대기 힘든 천상계 기록으로 평가받아왔다. 올시즌 3만 6000득점 고지를 점령한 제임스는 압둘자바의 기록을 깰 유력한 후보다. 압둘자바 역시 이를 인정하고 “그가 내 통산 득점 기록을 넘어선다면 나 역시 정말 기쁠 것 같다. 그 자리에서 기꺼이 축하해 줄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제임스는 아무리 먹이를 먹어도 만족할 줄 모르는 배고픈 사자같다. 그간 보여준 농구에 대한 갈망을 감안했을 때 별다른 일이 없다면 올시즌 이후에도 선수생활을 이어나갈 공산이 크다. 은퇴할 때 쯤이면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누적기록이 쌓일지 쉽게 짐작하기 힘들다. 적어도 누적기록에 있어서 만큼은 비교를 불허하는 성적을 남길 것이 분명하다.

제임스에게 남은 과제는 이제 하나다. 조던을 제치고 역대최고라는 타이틀을 가져가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만큼은 제임스 역시 말을 아끼고 있는 모습이지만 그동안 보여준 농구에 대한 프라이드, 명예욕 등을 봤을 때 욕심내지 않는다는게 오히려 더 이상하다. 조던이라는 존재는 황제를 넘어 농구에 있어서만큼은 신적인 존재로 취급받는지라 매우 조심스러울 뿐 언젠가 모든 자격이 갖춰졌다 싶을 때 쯤이면 ‘내가 더 위다’라고 외칠지도 모를 일이다.
제임스의 발목을 잡는 것은 슈퍼팀 논란이다. 조던이 더욱 위대한 평가를 받는 배경에는 우승을 위해 라이벌들과 손을 잡지 않았다는 사실에 있다. 시카고 불스의 리더자리를 지킨채 팀동료들을 성장시키며 3연패 2번의 금자탑을 쌓았다. 외부에서 데려온 선수중 이름값이 높은 선수는 데니스 로드맨 정도인데, 그 역시 당시 악동이미지로 인해 타팀에서 기피하던 선수였다. 누적기록, 우승횟수에서 조던보다 많은 선수가 있음에도 파이널 6회 진출, 6회 우승, 6회 파이널 MVP+프랜차이즈 우승으로 모든 비교논쟁을 종결시켜버렸다.
반면 제임스는 누적기록은 엄청나지만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마이애미 히트-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LA 레이커스를 오가며 선수생활을 했으며 팀을 옮길때마다 스스로 적극적으로 개입해 이른바 슈퍼팀을 만들어냈다. 물론 제임스를 기점으로 NBA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슈퍼팀 결성을 무조건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우승에 비해 스토리나 상징성에서 떨어지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런 경우 부족한 상징성을 메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압도적 우승횟수다. 만약 제임스가 10번정도 우승을 가져갔다면 조던조차 역대 1인자의 자리를 지키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쉽게도 제임스는 마지막 순간 많은 패배를 허용했다. 슈퍼팀을 만들어 파이널 10회 진출을 이룬 것까지는 대단하지만 정작 우승반지는 4개에 불과하다. 파이널 승률이 50%에도 미치지못한다. 그 과정에서 팀 던컨, 덕 노비츠키, 스테판 커리 등 쟁쟁한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들에게도 호되게 당했다.
앞서 언급한데로 제임스의 누적기록은 경기를 치를수록 타의추종을 불허할만큼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그와는 별개로 우승은 팀전력과 여러 가지 상황이 받쳐줘야 달성가능한지라 적지않은 나이를 감안했을 때 승률은 물론이거니와 횟수 추가 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 ‘GOAT(The Greatest Of All Time)’ 논쟁을 사이에 두고 조던과의 비교가 갈수록 흥미진진해지고 있는 이유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AP/연합뉴스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