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랜도 매직은 1989년에 창단한 비교적 늦은 신생팀이었다. 하지만 구단 창단 초기부터 호성적을 기록했다. 샤킬 오닐이라는 MVP급 빅맨과 페니 하더웨이라는 슈퍼스타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도 트레이시 맥그레이디라는 슈퍼스타도 보유했고, 2004 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드와이트 하워드를 지명하며 대박을 터트렸다. 하워드는 '슈퍼맨'이라는 별명과 함께 NBA 최고의 센터로 거듭났고, 올랜도는 하워드와 함께 NBA 파이널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하워드 시대 이후에는 오랜 암흑기에 빠졌다. 전면 리빌딩, 이른바 '탱킹'에 나섰으나, 드래프트 추첨식에서 운이 없던 것이 이유였다. 2013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빅터 올라디포, 2014 NBA 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애런 고든, 2015 NBA 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마리오 헤조냐를 지명했으나, 이중 누구도 올랜도에서 스타로 성장하지 못했다. 애초에 스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선수는 올라디포가 유일했으나, 올라디포는 당시 올랜도의 동선 정리로 인해 뚜렷한 출전 시간을 얻지 못했다.
그렇다고 계속 부진한 것은 아니었다. 확실한 에이스였던 니콜라 부세비치를 중심으로 2018-2019시즌에 모처럼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비록 1라운드에서 토론토 랩터스를 만나 탈락했으나, 나쁘지 않은 경기력으로 올랜도 팬을 만족시켰다.
그 이후 또다시 전면 리빌딩에 나선다. 기존 주축이었던 고든과 부세비치를 모두 트레이드로 보내며, 다시 '탱킹'에 나선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드래프트 추첨식에서 운이 따랐다. 2022 NBA 드래프트에서 5순위와 8순위 지명권으로 각각 제일런 석스, 프란츠 바그너를 지명했고, 2022 NBA 드래프트에서 하워드 이후 처음으로 전체 1순위에 당첨되며 파올로 반케로를 지명했다.
코어가 없던 올랜도에 반케로와 바그너, 석스라는 확실한 코어가 생긴 것이다. 세 선수는 올랜도의 현재이자, 미래가 됐고, 곧바로 팀을 이끌기 시작했다.
반케로가 2년차였던 2023-2024시즌, 올랜도는 동부 컨퍼런스 5위로 다시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는다. 그리고 1라운드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만나,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아쉽게 패배했다. 젊은 올랜도의 패기를 볼 수 있었고, 차기 시즌이 더 기대되는 행보였다.

성적: 41승 41패 동부 컨퍼런스 7위
직전 시즌, 젊은 선수들이 완전히 궤도에 오른 모습을 보이며 호성적을 기록한 올랜도는 이번 시즌이 너무나 기대되는 팀 중 하나였다.
실제로 시즌 초반부터 올랜도의 기세는 무서울 정도였다. 바그너와 반케로의 원투펀치는 강력했고, 올랜도의 원동력인 수비에서 단단함도 여전했다. 올랜도는 젊음과 수비로 상대를 압도했고, 시즌 초반부터 동부 컨퍼런스 상위권에 위치했다.
기쁨도 잠시, 올랜도에 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바로 에이스 반케로가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다. 반케로는 부상 직전까지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이런 반케로의 부재를 바그너가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며 메우나 싶었으나, 바그너까지 부상으로 쓰러졌다. 바그너까지 부상은 사실상 사형 선고나 다름이 없었다.
시즌 초반, 동부 컨퍼런스 최상위권을 다투던 올랜도는 원투펀치의 동반 부상으로 침몰했다. 심지어 석스까지 시즌 중반에 장기 부상으로 이탈하며 전력에 손실이 컸다. 반케로와 바그너가 다시 복귀했으나, 시즌 초반과 같은 경기력은 나오지 않았다. 올랜도의 장점인 수비는 여전했으나, 공격에서 답답함이 계속됐다. 이는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공격에서 아쉬웠던 반케로, 야심 찬 영입이었으나, 실망스러운 공격력을 보인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포의 몫이 컸다.
그래도 올랜도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수비가 강한 팀이었기 때문에 약팀 상대로 승수를 쌓을 수 있었다. 최종 성적은 41승 41패로 딱 5할 승률을 맞췄다. 플레이-인 토너먼트에서 가볍게 애틀랜타 호크스를 제압하고, 1라운드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보스턴 셀틱스를 만났다.
보스턴과의 1라운드 승부는 말이 많았다. 1승 4패라는 전적에 비해 경기 내용은 치열했으나, 문제는 너무나 거칠었다. 올랜도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로 보스턴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기도 할 정도였다. 어쨌든 올랜도의 시즌은 아쉽게 막을 내렸다.

IN: 데스먼드 베인(트레이드), 모 바그너(재계약), 타이어스 존스(FA), 제이스 리차드슨(드래프트), 노아 펜다(드래프트)
OUT: 콜 앤서니(트레이드),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트레이드), 게리 해리스(FA)
기존 전력을 지키는 선에서 무난한 이적시장이 예상됐으나, 초대형 트레이드를 성사했다. 무려 베인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것이다. 놀라운 점은 대가였다. 베인에 무려 미래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5장과 앤서니, 칼드웰-포프를 보냈다. 믿기지 않은 대가였다. 베인은 최근 일어난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드래프트 지명권을 보낸 선수가 됐다.
물론 올랜도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올랜도는 직전 시즌 내내 3점슛 가뭄이 심각했다. 믿을 수 있는 슈터가 하나도 없었고, 공격에서 매우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올랜도의 수비 전술상 구멍이 있으면 안 된다. 베인은 수비력도 나쁘지 않은 정상급 3점 슈터다. 이에 올랜도가 과감히 베팅한 것이다.
드래프트로는 알짜배기 보강을 해냈다. 전체 25순위로 지명한 리차드슨은 예전 NBA 선수인 제이슨 리차드슨의 아들이다. 아버지와 달리 아들은 신장이 작은 가드지만, 똑똑하고, 이타적인 선수로 유명하다. 여기에 좋은 슛 감각도 지니고 있다. 전체 32순위로 지명한 펜다도 호평이 많다. 프랑스 출신으로 잘 성장한다면, 육각형 포워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랜도에서 수년간 활약했던 3&D 해리스가 팀을 떠난 점은 아쉬운 대목. 올랜도는 이번 오프시즌에 확실한 보강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다.

기록: 평균 19.2점 6.1리바운드 5.3어시스트
베인은 인간 승리의 주인공 중 하나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주목받은 유망주가 아니었고, 대학교도 비교적 무명에 가까운 텍사스 크리스천 대학교에 진학했다. 심지어 대학 무대에서도 그렇게 인상적인 선수가 아니었다. 1학년 시즌에는 백업 멤버였고, 2학년 시즌부터 주전으로 출전했으나, 드래프트에 언급도 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그래도 3학년과 4학년 시즌에 좋은 모습을 보이며 2020 NBA 드래프트에 참여했다.
베인을 지명한 팀은 전체 30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멤피스 그리즐리스였다. 당시 멤피스는 자 모란트, 재런 잭슨 주니어를 필두로 리빌딩에 나선 팀이었고, 모란트를 보좌할 슈터 유형의 선수가 필요했다. 그렇다고 베인을 향한 기대치가 컸던 것은 아니었다. 전체 30순위는 사실상 2라운드에 가까운 순위로, 냉정히 이 정도 순번에 큰 기대를 거는 팀은 없다.
하지만 베인은 곧바로 NBA 무대에 적응했다. 신인 시즌에는 식스맨으로 출전해 평균 9.2점 3리바운드로 가능성을 보이더니, 2년차 시즌부터 기량이 만개한 것이다. 2년차 시즌에 평균 18.2점 4.4리바운드를 기록했고, 3년차 시즌부터는 평균 20점 이상 고지를 밟았다.
기대하지 않았던 베인의 성장으로 멤피스는 곧바로 서부 컨퍼런스의 강호로 변모했다. 베인은 모란트와 잭슨 주니어를 보조하는 3옵션으로 완벽한 조각이었다. 3점슛 능력이 뛰어나고, 보조 리딩도 가능했고, 수비력도 괜찮았다. 모란트, 재런 잭슨 주니어와 함께 베인은 오랜 기간 멤피스에 남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문제는 돈이었다. 멤피스는 2023년 8월, 베인에 5년 2억 600만 달러라는 맥시멈 계약을 안겼다. 당시에도 비싸다고 말이 많았던 계약이었고, 현재도 그렇다. 멤피스는 잭슨 주니어와 모란트의 재계약이 다가오는 상황이었다. 결국 멤피스는 선택을 내렸다. 베인을 올랜도로 보낸 것이다.
올랜도에서 베인은 멤피스와 비슷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바로 반케로와 바그너를 보좌하는 3옵션이다. 하지만 멤피스 시절보다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베인의 잘못은 없지만, 올랜도가 지급한 대가가 너무 크다.
새로운 팀에서 선보일 베인의 모습이 기대된다.

석스-베인-바그너-반케로-카터 주니어
베인의 영입으로 주전 라인업이 매우 강력해졌다. 직전 시즌 내내 3점슛 부재로 발목을 잡힌 올랜도에 베인의 영입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현존 최고의 앞선 수비수인 석스의 존재와 포워드 라인부터 센터까지의 수비는 NBA 정상급이라고 봐도 손색이 없다.
바그너와 반케로는 어느덧 호흡을 함께 맞춘지 4년이 됐다. 해가 지날수록 좋아지는 두 선수의 호흡이 더욱 기대된다.
관건은 부상이다. 신입생 베인을 제외하면 올랜도 선수 중 확실히 건강을 보장할 선수가 없다. 석스는 직전 시즌에도 부상으로 35경기 출전에 그쳤고, 반케로는 46경기, 바그너는 60경기 출전에 그쳤다. 웬델 카터 주니어가 그나마 68경기 출전하며 건강함을 보였으나, 카터 주니어는 NBA 커리어 내내 부상이 많았던 선수다. 즉,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선수다.
그렇다면 주전 라인업을 보좌할 벤치가 중요한데, 냉정히 올랜도의 벤치는 뎁스가 좋은 편이 아니다. 식스맨 역할은 3년차를 맞이할 앤서니 블랙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트리스탄 다 실바, 고가 비타제, 조나단 아이작 등이 있다. 하지만 이 선수 중 누구도 득점력에 강점이 있는 선수는 없다. 따라서 주전 싸움에서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다면, 답답한 경기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올랜도는 베인 영입으로 차기 시즌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과연 3점 슈터라는 약점을 보강한 올랜도가 동부 컨퍼런스를 접수할 수 있을까.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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