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용호 기자] 프로농구 출범이래 외국선수는 리그를 흥행 시킨 아이콘 중 하나였다. 농구팬들이 외국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에 눈 호강을 하는 만큼 그들과 호흡을 맞춘 선수들 역시 좋은 기억이 많다. 앞으로는 KBL에 또 어떤 외국선수들이 나타날까 기대하면서 ‘마이파트너’는 국내선수들이 직접 손발을 맞춰본 최고의 외국선수를 꼽아본다.
지난 16일, 원주 DB는 치나누 오누아쿠에 이어 저스틴 녹스의 영입 소식을 알리고 2020-2021시즌을 위한 외국선수 구성을 마쳤다. 이상범 감독이 DB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매 시즌 외국선수 농사에는 성공 중인 가운데, 원주의 외국선수 역사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이는 단연 프랜차이즈인 김주성 코치. 한 팀에서만 16시즌을 뛰고, 8번의 챔피언결정전을 경험하며 만났던 수많은 외국선수들. 그 중 최고라고 생각이 들었던 동료는 누구였을까. 많은 팬들과 선수들이 기억하듯 김주성 코치의 뇌리에 강한 임팩트를 남겼던 건 디온테 버튼이었다.

힘을 사용하는 능력이 남달랐던 버튼
버튼은 2017-2018시즌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DB의 부름을 받았다. 당시 드래프트 최대어로 평가받았던 버튼은 루키로서 KBL에 입성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192.6cm의 사이즈에는 물음표가 완전히 떼어지지 않았었다. 하나, 큰 꿈을 품고 있던 버튼이 이상범 감독에게 언더사이즈 빅맨보다는 외곽으로 나가고 싶다는 솔직함을 내비치면서 DB와의 아름다운 동행이 시작됐다.
남다른 탄력과 클러치 능력으로 시즌 개막과 동시에 불을 뿜었던 버튼은 정규리그 전 경기에 나서 평균 31분 5초 동안 23.5득점 8.6리바운드 3.6어시스트 1.8스틸 1.1블록으로 맹활약했다. 덕분에 DB는 6년 만에 정규리그 1위에 오를 수 있었고, 서울 SK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6경기 평균 27.3득점 9.5리바운드 4.7어시스트 1.3스틸 1.2블록으로 더 날아올랐다.
김주성 코치도 자신의 은퇴 시즌을 함께했던 버튼에 대한 기억이 선명했다. 김 코치는 “폭발적인 득점력과 퍼포먼스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눈에 띄었던 외국선수였던 것 같다. 사실 내가 신인 때부터 은퇴할 때까지도 포워드 유형의 외국선수들이 거의 항상 찾아오곤 했었다. 좋다고 생각한 선수들도 정말 많았는데, 버튼은 그 중에서도 퍼포먼스가 으뜸이었다”며 버튼을 최고의 외국선수로 꼽은 이유를 전했다.
그의 말대로 김주성 코치와 원주에서 좋은 결과를 냈던 외국선수들은 즐비하다. 데뷔 시즌 우승을 함께했던 데이비드 잭슨부터 통합우승을 함께한 레지 오코사, 산성을 이룬 로드 벤슨 등 강렬한 임팩트가 많았다. 그럼에도 버튼이 이 선수들에 비해 으뜸이었던 건 어느 부분일까. 버튼을 추억한 김주성 코치는 “힘을 사용해 점프를 하는 능력이 그 누구보다 남달랐던 것 같다. 또, 예전에 만났던 외국선수들에 비해 이타적인 마인드가 돋보였다. 늘 팀에 도움이 되고 싶어 했던 선수다. 수비에서도 앞장서려 했던 모습이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다만, 김주성 코치 입장에서는 전성기 때의 역할과는 달리 은퇴 시즌에는 외곽으로 나가는 플레이도 많았기에 호흡에 있어 약간의 아쉬움도 있었을 터. 이에 김 코치는 “아무래도 내가 인사이드에 더 들어가던 시절에 버튼을 만났으면 더 편했을 거다. 페넌트레이션을 해서 받아먹는 득점도 많았을 거고, 픽앤롤에서의 찬스도 훨씬 늘어나지 않았을까 한다”며 옅은 미소를 뗬다.

때로는 설익은 과일이 더 맛있다
KBL에서 뛴 건 단 한 시즌뿐이지만, 버튼은 그 짧은 시간 안에 정규리그 시상식에서는 외국선수 MVP를 거머쥐었고, 올스타전에서도 MVP, 덩크 콘테스트 우승까지 휩쓸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나, SK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2승 4패로 정상의 연을 맺지 못했다.
“우승을 하지 못한 건 당연히 너무 아쉬웠다”며 버튼과의 마지막 순간을 회상한 김 코치는 “그 당시에는 마음도 아프고 아쉬웠다. 그래도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갔다는 게 그 다음 시즌의 도전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는데, 버튼과 연을 이어가지 못해서 아쉬움이 더 컸던 것 같다. 만약 2018-2019시즌도 함께했었다면 충분히 다시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우승 트로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버튼은 그게 가능하게 할 선수였다”며 속내를 내비쳤다.
우승을 위해 큰 무대에 나아갔던 만큼 중요한 길목에서 버튼의 ‘루키다운 모습’은 어떻게 다가왔을까. 이에 김 코치는 “때로는 푹 익은 과일보다 설익은 과일이 맛있을 때가 있다. 버튼은 그런 선수였다. 새로운 리그인데 곧장 적응하는 노련함 보다는 루키답게 우당탕 거리면서 뛰어다니는 모습이 오히려 우리 팀과 잘 어울렸던 것 같다”며 버튼과의 추억에 환히 웃었다.
버튼은 DB와의 첫 시즌을 마친 후 다시 꿈을 위해 미국으로 향했고, NBA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투-웨이 계약에 이어 정식 계약까지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NBA 리거라는 꿈에 다가가는 모습은 김주성 코치가 조금 더 가까이서 지켜보기도 했다. 은퇴 후 버튼과 비슷한 시기에 지도자 연수로 미국에 갔던 그는 “KBL과 NBA에서 버튼이 맡을 역할이 분명 다르지 않겠나. 그래도 NBA에서 뛰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미국에 연수를 떠나서 쇼케이스를 보러 갔을 때 버튼이 있었는데, 그 곳에서는 이미 유명인사가 돼있더라(웃음). 그런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에 있는 동안 버튼은 자신의 발전을 위해 개인 훈련에도 열심히인 모습을 자주 보이곤 했다. 그런 모습이 팀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정도. 하지만, 이제는 김주성 코치가 유니폼을 내려놨고, 버튼은 빅리그에서 더 큰 꿈을 펼쳐나가고 있기에 이 둘이 다시 코트 위에 함께 서있을 일은 없다. 그렇기에 마지막으로 김주성 코치에게 더 기분 좋은 상상을 맡겼다. 끝으로 ‘전성기의 김주성’이 버튼과 함께 뛰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던지자 김 코치는 “그런 조합이라면 우승을 확신할 수 있을 것 같다. 하하. 나도 젊었을 때는 수비 능력이 좋은 편이었고, 버튼은 공격이 좋기 때문에 공수 밸런스가 잘 맞았을 것 같다. 서로 부족한 걸 채워주며 매끄럽게 우승까지 나아가지 않았을까 한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윤희곤 기자)
점프볼 / 김용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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