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못하게 생긴? 농구 잘하는 트레이 영

김종수 / 기사승인 : 2022-02-06 23: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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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못하게 생겼는데, 잘한다!’

 

NBA팬들 사이에서 간혹 우스갯소리로 나오는 얘기다. 주로 격렬한 운동과는 거리가 멀것 같은 순박한 외모나 왜소해 보이는 체격을 가진 선수들에게 종종 따라붙는다. 회사원같은 외모의 존 스탁턴, 성격좋은 옆집 아저씨같은 래리 버드, 제프 호너섹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외모는 외모일뿐이다. ‘…는데 잘한다’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요한 것은 농구를 잘한다는 사실이다. 좋게말하면 반전매력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애틀랜타 호크스의 간판스타 ‘아이스 트레이(ICE TRAE)’ 트레이 영(24‧185cm)도 그러한 반전매력을 가진 선수중 한명으로 꼽힌다. 작은 신장, 다소 마른듯한 체격 거기에 인상 역시 강인함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외모는 외모일뿐이다. 겉보기에는 만만해보일지(?) 모르겠지만 영은 NBA에서 가장 촉망받는 차세대 1번중 한명이다. 다양한 공격옵션이 돋보이는 득점기계이자 포인트가드 본연의 패싱게임, 어시스트 양산에 빼어난 능력을 가진 전천후 테크니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은 2018년 NBA 드래프트때부터 자존심 상할 일을 겪었다. 1라운드 5순위로 댈러스 매버릭스의 지명을 받은 것 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댈러스가 원하는 카드는 따로 있었다. 그들이 바라는 선수는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출신의 농구천재 루카 돈치치(23·201cm)였다. 그러한 마음을 반영하듯 영을 뽑기 무섭게 영과 2019년 1라운드 지명권을 주고 트레이드를 통해 돈치치를 데려온다.


댈러스의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유럽무대 시절부터 젊은 베테랑으로 불렸던 돈치치는 특유의 BQ농구를 선보이며 빠른 시간 안에 댈러스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애틀랜타 역시 손해는 아니었다. 돈치치가 대단한 선수이기는하지만 트레이드 상대였던 영 역시 성장을 거듭하며 이제는 그에 못지않은 훌륭한 선수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돈치치의 라이벌이라고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만큼 리그를 대표하는 빼어난 1번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야말로 윈윈 트레이드의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영은 오클라호마 대학교 시절부터 ‘제2의 커리’로 명성을 날렸다. 빠른 슛타이밍을 무기로 거리불문하고 3점슛을 꽂아넣었기 때문으로 상대팀에서는 영의 슛이 무섭다는 것을 알면서도 번번이 놓치기 일쑤였다. 하지만 실상 프로에서의 플레이 스타일은 커리보다는 스티브 내쉬와 더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점슛이 무섭다는 것에서는 커리와 궤를 같이하지만 그 외의 플레이에서는 차별점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영은 득점뿐 아니라 어시스트를 쏟아내는데도 능하다. 공격력이 출중한 대부분 포인트가드가 득점에 치중하고 어시스트는 옵션으로 따라다니는 것과 달리 영은 둘다에서 강점을 보여준다. 이는 기록으로도 확실히 알 수 있다. 현재 영은 47경기에서 평균 27.9득점(전체 3위), 9.3어시스트(전체 3위), 4리바운드, 1스틸을 기록중이다. 평균득점 5걸 중 어시스트가 두 번째로 높은 선수가 자 모란트(6.9개)임을 감안했을 때 영이 얼마나 다재다능한 플레이를 펼치고있는지 알 수 있다.

 


영은 이른바 공을 높이 띄우는 플레이에 있어서는 달인의 수준이다. 3점슛이 좋은 포인트가드로 알려져서 그렇지 외곽슛 이상의 재능을 보이고있는 영역이 또 있다. 안정된 볼 핸들링에 순간 스피드가 좋은 영은 그러한 장기를 살려 돌파에도 탁월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플로터 슛에 있어서는 리그에서 두 번째라면 서러울 정도의 완성도를 과시한다. 미들라인에서 시도한 플로터가 성공되는 장면을 보고있노라면 카림 압둘자바의 스카이 훅슛이 떠오른다는 의견도 있다.


거리와 타이밍을 가리지않고 자주 시도하는데 성공률이 매우 높다. ‘영의 진짜 특기는 3점슛이 아닌 플로터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다. 거기에 더해 앨리웁 패스에도 능한지라 플루터와 섞어쓰게되면 상대는 슛인지 패스인지 판단하기가 무척 어려워진다. 띄우고, 띄우고, 또 띄우고…, 영의 경기에서 유독 볼을 띄우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 이유다. 신장은 작지만 공중전에 누구보다도 강한 가드다.


멘탈도 탄탄하다. 일찍부터 소속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하다보니 아마 시절부터 이어온 에이스 마인드를 그대로 가지고 성장했다. 클러치 타임에도 흔들리지않고 슛을 던지는 것을 비롯 슛감이 안좋은 날도 공격을 하면서 컨디션을 찾아간다. 플레이오프같은 큰무대에서 상대팀 팬들이 야유를 보내도 꿈쩍도 하지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아직 한창 젊은 나이임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도 애틀랜타의 10년을 책임질 수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평가받는다.


올시즌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음에도 아쉬운 점은 팀 성적이다. 현재 애틀랜타는 25승 27패(승률 0.481)로 동부 컨퍼런스 10위에 위치하고있다. 지난 시즌 돌풍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좀더 분발이 필요하다.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플레이오프 진출 조차 힘들 공산이 크다.
 

덕 노비츠키, 야니스 아데토쿤보 등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프랜차이즈 스타가 우승까지 이끌 경우 선수에 대한 가치 자체가 달라진다. 역대 선수 평가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영 또한 애틀랜타를 이끌며 레전드의 길을 걸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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