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의 코트사이드] KEB하나 김다미 매니저 “내 한 걸음으로 모두 편해지길”

김용호 / 기사승인 : 2019-09-21 16: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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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코트를 누비는 선수들만큼 그 곁에서 에너지를 뿜는 이들을 만난다. 37번째 코트사이드의 주인공은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탭부터 사무국까지, 이들에게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 할 수 있다. 팀의 이곳저곳에서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든 에너지를 쏟아주는 고마운 사람, 매니저가 이번 주의 주인공이다. 여자프로농구도 개막 D-DAY가 한 달 안으로 접어들며 마지막 전열 정비에 한창인 가운데, 올해 새 보금자리에서 도약을 노리는 부천 KEB하나은행은 팀을 위해 늘 헌신하는 김다미(24) 매니저에게 연신 엄지를 치켜세운다. 그는 어떻게 KEB하나은행의 가족이 됐을까.


#많이_뛰는게_재밌었던_농구 #설레였던_프로팀과의_첫만남
김다미 매니저는 선수 출신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농구공을 만지기 시작해, 유니폼을 입고 선수가 된 건 대구 효성중 시절. 이후 그는 효성여고를 거쳐 전주비전대로 향했고,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는 도전하지 않은 채 대구시청으로 향했다.

“농구를 하는 게 그저 재밌었어요”라며 활기차게 인터뷰를 시작한 김다미 매니저는 “선수가 부족했던 탓에 항상 경기를 많이 뛰어서 그랬는지, 더 재밌었던 것 같아요. 다른 팀을 보면 저학년 선수들이 많이 못 뛰는 경우도 있는데, 저는 항상 풀타임으로 뛰었거든요. 많이 뛰어서 농구가 더 재밌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라고 자신의 과거를 회상했다.

아마추어 시절 많은 출전과 함께 농구를 즐겼지만, 왜 프로 무대의 문을 두들기지 않았을까. 김 매니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땐 대학에서 더 실력을 갈고 닦아 드래프트에 도전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부상을 당하면서 마음이 흔들렸죠. 전주비전대를 2년제로 졸업하려는 찰나에 대구시청에 기회도 생겨서 프로로는 향하지 않게 된 거에요”라고 그 이유를 설명하며 “지금 와서 돌아보면 조금 더 열심히 했으면 어땠을까란 생각도 해요. 당시에는 제 기준에서 정말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프로 선수들을 가까이서 보니 아니었더라고요(웃음)”라고 말했다.

프로 도전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대구시청에서 농구 인생을 이어가고 있던 그에게 결국 프로 무대에서 연락이 왔다. 선수로서는 아니었지만, KEB하나은행에서 매니저 자리를 제안한 것. KEB하나은행과의 첫 출발점을 돌아본 김다미 매니저는 “대구시청에 있을 때도 프로 출신의 언니들이 ‘너는 매니저하면 잘 할 것 같아’라는 말을 듣곤 했었어요. 그리고 정말 매니저 제안을 받았고요. 언니들이 좋은 경험이 될 거라며 많은 응원을 해줬죠”라며 미소 지었다.

2017년, 매니저로 KEB하나은행에 합류한 김다미 매니저. 예상했던 포지션은 아니었지만, 프로팀의 일원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설레임이란 감정을 느꼈다고. “기대가 정말 컸죠. 선수로서는 와보지 못한 곳이었잖아요. 처음 팀에 합류할 때는 정말 설레이면서 왔던 것 같아요. 물론 KEB하나은행이라는 틀이 갖춰진 조직 안에 제가 혼자 들어온 거라서 모든 게 낯설기도 했어요. 아마추어는 완전히 다른 무대니까요. 뭔가 체계적인 구조들에 적응해나가기 바빴던 것 같아요.”


#사소한거_하나라도_편해질수있게 #청라_이사에서_가장_바빴던
프로팀이라는 환경은 물론 매니저라는 위치가 어색했던 만큼 시작은 어려움이 많았다. 김다미 매니저는 “처음 KEB하나은행에 왔는데 친분이 있던 선수도 없었는데, 매니저는 선수들 한 명 마다 어떤걸 좋아하는지, 어떤걸 편해하는지를 알아야 하잖아요. 그런 것들부터 하나하나 힘든 점이 많았죠”라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매니저 새내기인 그에게 그래도 많은 도움을 준 건 주장 백지은. “지은 언니랑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눴죠”라며 말을 이어간 김 매니저는 “정말 많이 알려줬어요. 모르는 게 워낙 많아서 언니들한테 혼도 났었죠. 하하. 지은 언니가 농구 선배로서 알려주는 것도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모든 선수들과 다 친해져 있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완벽한 적응까지는 한 시즌이 꼬박 걸렸다는 게 그의 말. “첫 시즌 때는 뭐든 정신없이 훅 지나가는 느낌이었어요. 그러고 나서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비시즌 때 스스로를 바라보니 알아서 뭔가를 하려고 찾는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선수들이 저로 인해 조금이라도 편안함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뛰었죠.”

이어 김다미 매니저는 “우리 팀의 누구든 제가 한 발을 더 뜀으로 인해서 편했으면 해요. 대단한 게 아니더라도 남들이 놓칠 수 있는 사소한 부분들을 챙기려 하죠. 예를 들면, 가을이 되면 날씨가 부쩍 추워지니까 선수들한테 운동 나오기 전에 꼭 머리를 다 말리고 나오라든지, 그런 것들이요. 그렇게 제가 먼저 선수들을 알아서 챙기는 모습이 나왔을 때 ‘고마워’라는 한 마디를 들으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어요”라며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스스로 부지런해지고, 능력도 키워나가면서 김다미 매니저는 KEB하나은행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며 KEB하나은행과 구성원들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한 명도 빠짐없이 정말 좋은 매니저라며 엄지를 치켜세우곤 했다. 지난 2018-2019시즌 종료 직후 KEB하나은행이 용인에서 청라로 새 둥지를 틀 때도 김다미 매니저는 그 누구보다 바쁘게 뛰어다녔다.

“비시즌에 저희가 청라로 이사를 올 때 제 스스로 매니저로서 자리를 잡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 저희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다음날부터 바로 이사 준비를 했었거든요. 저는 시상식도 못가고 이사에 모든 시간을 쏟았었어요(웃음). 사실 성적이 좋지 못해서 분위기도 쳐져있었고, 팀 구성원들도 많이 떠나다보니 정말 저밖에 안 남아 있더라고요. 이사 준비를 하느라 휴가도 못 갔답니다. 하하. 그때 이사에 관련된 미팅도 혼자 소화했었는데, 그러면서 정말 많이 발전했던 것 같아요.”


#모든_선수들의_언니가_되는날까지 #늘_선수들의_안전만_생각하며
어느덧 KEB하나은행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김다미 매니저. 어떻게 보면 낮은 연차일 수 있지만, 매 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온 덕분일까.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김다미 매니저는 이미 충분히 성숙해져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만큼 매니저로서의 최종 목표도 남달랐다.

김다미 매니저는 “제가 처음 왔을 때는 선수들 사이에서는 막내 나이였는데, 팀이 젊어지다 보니 지금은 그 사이에 중간까지 올라왔더라고요. 그러다보니까 제가 모든 선수들보다 나이가 많아질 때까지 매니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막내 나이때 선수들을 바라보던 시선이랑 지금 중간이 돼서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지더라고요. 제가 위에 있게 되면 또 어떤 시선에서 매니저 역할을 해낼지 스스로 궁금해진거에요. 또, 말주변이 조금 부족한 제 단점도 고치고 싶은데, 그 부분에서 나아지는 제 모습을 지켜보고 싶기도 하고요. 모든 걸 다 접고 오로지 매니저 역할에만 올인하고 있기 때문에, 정말 끝까지 해보고 싶습니다”라며 솔직담백한 자신의 미래를 그렸다.

그야말로 올인이다. “농구장에 있는 동안에는 매니저로서만 나아갈 수 있을 때까지 달리고 싶어요”라며 자신의 위치에 대한 책임감을 드러낸 그는 “이제는 감독님이나 코치님들이 질문을 하셨을 때 고민 없이 상황을 해결해 답변을 드릴 수 있는 상태가 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질문을 받으면 어디다 연락을 해야 하는지 헤매기도 했거든요(웃음). 그런 면에 있어서 매니저로서는 계속 성장 중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팀에 대한 애정 하나로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그는 2019-2020시즌 KEB하나은행을 지켜볼 이들에게도 한 마디를 전했다. “(이훈재) 감독님도 새로 오시면서 팀 분위기에 정말 많은 변화가 생겼어요. 그 바뀐 분위기만큼 결과를 보여드려야 하는데, ‘우와’라는 말까지는 아니더라도 ‘KEB하나은행이 정말 많이 올라왔네’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른 팀이 저희를 만났을 때 꺼려하게 될 수 있었으면 하고요. 저는 KB스타즈나 우리은행을 보면 그들만의 아우라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 팀도 상대에게 그런 느낌을 줄 수 있길 바래요.”

매니저는 선수들의 엄마 같은 존재이기도 하지 않나. 끝으로 김다미 매니저에게 개인적인 시즌 각오를 묻자, 그는 자신보다는 끝까지 선수들의 무탈한 시즌을 기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선수들이 홈경기든 원정 경기든 이동하는 일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이동할 때마다 항상 불안한 마음이 있어요. 제 밑에 막내 매니저도 한 명 더 있는데, 저는 구단 승합 차량을 따로 운전하고, 선수단 버스에는 이동할 때 함께하지 않거든요. 그럴 때마다 선수단 버스에 사고가 안 났으면 하는 생각을 해요. 부정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늘 걱정을 하거든요. 식당에서 밥을 먹다 탈이 나지 않았으면, 밖을 다니다 접촉 사고가 나지 않았으면, 이런 것들이요. 선수들이 정말 아무 일 없이 코트에서만 좋은 경기를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저도 더 열심히 노력할게요!”


★Wish on Courtside
“올 시즌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지만, 언젠가 KEB하나은행의 매니저 자리를 내려놓기 전에는 우승이라는 걸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선수들과 다 같이 우승 여행도 떠나는 그런 장면들이 제 인생에 추억 한 장으로 남을 수 있었으면 해요. 5년, 10년이 걸리더라도 얼마든지 뒤를 받치며 기다릴 수 있으니 꼭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사진_ 문복주 기자, 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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