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의 코트사이드] SPOTV 김명정 캐스터 “내 멘트가 팬들을 일으키길”

김용호 / 기사승인 : 2019-10-08 10: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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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코트를 누비는 선수들만큼 그 곁에서 에너지를 뿜는 이들을 만난다. 38번째 코트사이드의 주인공은 농구팬들에게 목소리가 더 익숙한 사람이다. 지난 5일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가 막을 올린 가운데, 현대모비스-전자랜드의 리그 공식 개막전, 그리고 6일 전자랜드와 삼성의 경기를 중계로 지켜본 팬들이 있는가. 그렇다면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을 것이다. 올 시즌부터 SPOTV가 KBL의 중계방송사가 되면서 스포츠 팬들에게 낯설지 않은, 그리고 반가운 캐스터가 찾아왔다. 바로 김명정 캐스터가 주인공. 소위 ‘갓명정’이라 불리는 그는 어떻게 마이크를 잡게 됐을까.

#행복이_중요했던_진로선택 #선수들의_옆에서_함께하기_위해
김명정 캐스터 역시 어릴 적부터 직접 농구를 즐기며 흥미를 붙여온 케이스. “농구는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죠”라며 인터뷰를 시작한 그는 “3x3 대회도 많이 나갔었어요. 정말 못 했지만요(웃음). 대학생 때는 과대표로 농구를 하기도 했어요. 비록 점수차가 많이 나면 들어가는 선수였지만…”이라며 웃어 보였다.

코트를 뛰며 고민했던 진로. 캐스터라는 직업은 왜 선택했을까. “직업을 고민하는 데에 있어서 내가 어떤 활동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라며 첫 번째 조건을 내세운 그는 “영어 공부를 할 때 만났던 토익 강사, ‘슈퍼스타 K’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 제가 남들 앞에서 말하는 일을 정말 좋아한다는 걸 알았죠. 또, 스포츠 경기를 보며 선수들이 성공하고 실패하는 스토리를 보며 이 때 내가 선수들의 옆에서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어요. 제가 더욱이 외동이라 혼자 있는 걸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하하. 그러다 스포츠 분야를 택하게 됐어요”라고 자신의 출발점을 알렸다.

자신의 길을 정한 김명정 캐스터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숙해졌다. 그는 “처음에는 인터넷 방송 쪽에서 시작을 했어요. 중간에는 공공기관에서 보도자료를 쓰는 기자 역할을 하기도 했고요. 라디오 뉴스도 해봤죠. 그러다 7,8년 전 쯤 휠체어농구 중계를 제작했던 아이스포츠티비라는 곳에서 캐스터를 하게 됐어요. 그 후에 MBC SPORTS+에서 잠깐 일했었고, SPOTV가 2009년에 개국한 이후 저는 2012년부터 함께하게 됐죠”라며 자신의 커리어를 돌아봤다.

그렇다면 캐스터의 길을 택한 건 옳은 선택이었을까. “현장에서의 함성 소리가 재밌어요. 스포츠는 재밌어서 하는 거잖아요”라며 미소 지은 김 캐스터는 “현장에 가면 흥분이 되고, 사람이 기대를 하게 되죠. 그 자체가 너무 즐거워요. 가장 뜨거운 현장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재밌어요. ‘내가 여기에 있으면 참 재밌고 행복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죠. 현장에서는 다른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아요”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자신에게 꼭 맞는 직업을 찾은 그에게 영감을 준 선배(?) 캐스터는 마브 알버트. NBA 팬들에게는 ‘YES!’라는 한 마디의 트레이드마크로도 익숙한 인물. 알버트를 바라본 김명정 캐스터는 “예전에 NBA 파이널 중계 때 마브 알버트 캐스터가 작전타임이 불린 타이밍에 ‘Four Turnover, Four Dunk’라는 멘트를 쳤어요. 그때 르브론 제임스가 상대의 턴오버를 4번 이끌어내서 모두 덩크로 장식했거든요. 그 상황을 임팩트 있는 짧은 한 마디로 전달할 수 있다는 걸 보고 소름이 돋더라고요”라고 말했다. TNT의 케빈 할란 캐스터에게도 배우고 싶은 점이 많다고. “케빈 할란 캐스터는 정말 위트있고 라임이 좋아요. 그 위트를 배우고 싶은데 어렵더라고요(웃음). 해외 중계를 많이 챙겨보면서 영감을 얻는 것 같아요.”

롤모델들의 장점을 흡수하면서 스스로 추구하는 자신만의 컬러도 있을 터. 김명정 캐스터는 “성대모사를 좋아해서, 눈길가는 사람이 있으면 다 따라해요. 인상적인 멘트도 모으고요. 하하. 해외 캐스터의 멘트를 많이 빌려오는 것 같아요. 그걸 국내에서 어떻게 넣어볼까 고민을 많이 하죠. 사실 농구는 크게 문제가 없는데, 해외 멘트를 한글화시키는 작업이 쉽지가 않아요. 이런 과정을 통해 중계의 질을 높이려하고 있어요. 또, 전반적으로 옆에 있는 사람들이 말을 하게끔 푸시하는 스타일이에요. 해설위원이든 게스트든지요”라고 자신을 다시 한 번 소개했다.


#대학리그에서_시작한_농구중계 #두렵지만_설레이는_KBL_컴백
열정적으로 캐스터로서의 경험치를 쌓은 김명정 캐스터의 첫 농구 중계 무대는 대학농구. 당시 그는 본지 기자들과 함께 대학농구 중계를 진행했다. “매 경기 때마다 4,5페이지씩 중계 내용을 준비해갔었어요”라며 당시를 떠올린 그는 “저를 가르쳐줄 사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지방에서 테니스 중계를 마치고 올라오는 중계차에서 예전 중계를 다운받아 수없이 돌려봤던 기억도 나요. 다른 중계사 피디님에게 제 중계가 괜찮은지 물어보기도 했었고요”라고 말했다.

농구장과 함께하게 된 그가 꼽은 농구의 매력은 역시 쉴틈없는 스피드에서 나오는 짜릿한 순간. 김명정 캐스터는 “처음엔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농구를 보다보면 ‘헉’하는 순간이 있잖아요. 모든 플레이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딘가 순간 틈이 생기죠. 그 순간이 묘미인 것 같아요. 또, 점수가 나지 않더라도 수비적으로 푸는 게 재미있어요. 아무래도 24초라는 시간이 짧고, 그 1분도 되지 않는 시간에 결과물을 내야하는 게 매력이죠”라며 미소 지었다.

과거에도 SPOTV는 KBL의 중계방송사였던 시절이 있다.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5-2016시즌 이후 4시즌 만에 돌아오게 된 것. 이에 김명정 캐스터 역시 오랜만에 KBL 중계를 함께하게 됐다. “전자랜드 홈 경기였던 같아요”라며 자신의 첫 KBL 중계를 돌아본 김명정 캐스터. 그는 “제가 농구대잔치 시절, KBL이 처음 출범했을 때, 그리고 KBL이 가장 흥했을 때의 세 세대를 모두 겪었어요. 지금도 과도기일 뿐 하락세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시 날아오르기 위해 인큐베이터에 들어갔다고 할까요. 그래서 이번에 KBL에 컴백하면서 선수들에게 거는 기대가 많아요. 특히 제가 기대하는 힘겨운 시절을 겪은 선수들이 있는데, 그 선수들이 올 시즌 팀 내에서의 위치가 달라지면서 활약을 해낼 거라고 믿습니다”라며 2019-2020시즌을 바라봤다.

기대도 되지만 오랜만의 컴백에 걱정도 되는 게 사실. “많이 두려워요”라며 솔직함을 내비친 그는 “스튜디오 안에서 NBA를 중계할 때와는 현장의 공기가 분명 다르잖아요.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해서 놓치는 게 많을 것 같은데, 그걸 얼마나 빨리 줄이는지가 중요할 것 같아요. 올 시즌에는 KBL과 NBA 중계를 함께하기 때문에 체력 관리도 잘 해야 할 것 같고요(웃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야기 보따리를 잔뜩 들고 가서 코트에서 풀어드릴거에요. 현장에 오지 못하시는 팬분들을 위해 모든 이야기를 들려드려야죠. 일종의 ‘호객행위’죠. 하하. 팬들이 농구를 더 보시게끔 경기를 재밌게 만드는 게 올 시즌의 1차 목표에요.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생긴 관심에 경기장으로 직접 오실 수 있게 만들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진심어린 소망을 덧붙였다.


#안방관객이_누워있다_일어나도록 #이상향은_불편하지않은_웃긴_형
10년 이상의 세월 동안 베테랑으로 거듭난 김명정 캐스터. 그가 캐스터로서 세운 최종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수줍게 웃어 보인 그는 “식상한 얘기일 수는 있는데, 팬들이 자세를 바꾸게 하는 캐스터가 되고 싶어요. 누워서 중계를 보던 사람이 쇼파에 앉고 리모컨을 들어 소리를 키우게 만드는 그런 캐스터요. 뭔가 1등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없어요. 그저 제 목소리로 팬들을 움직이고 싶은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또, ‘친한 형’의 느낌을 주고 싶어요. 욕심일 수도 있는데, 불편함을 주지 않는 웃긴 형이고 싶어요”라며 구체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그래서 팬들에게 듣고 싶은 말 역시 ‘명정이 형’이었다. “오랜 시간 일을 하다 보니 팬분들이 다양하게 애칭을 불러주세요. 명정갑, 갓명정이란 말도 있었는데…. 하하. 그래도 형 소리가 가장 좋은 것 같은데 그게 생각보다 쉬운 말이 아니잖아요. 저도 형 소리가 한 번에 잘 안 나오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도 친근함의 표시니까 형이라는 말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또한 김명정 캐스터는 “팬들에게 귀를 많이 기울이는 편이에요. 제가 스스로 얻을 수 없는 정보를 주기도 하거든요. 방송에는 없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주는거죠. 그렇게 KBL 팬들의 성향을 알아가려고 해요. 팬들과 소통을 하면서 더 좋은 중계를 들려드리고 싶어요”라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 5일, 현대모비스와 전자랜드의 리그 공식 개막전을 중계로 지켜본 농구팬들이라면, 경기 막판 터진 김명정 캐스터의 짜릿한 멘트를 기억할 것이다.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양동근이 3점슛으로 79-80, 한 점차 추격의 스코어를 만들자 그는 외쳤다. “심장이 뜨거워집니다. 여러분이 그렇게 기다리던 KBL이 개막했습니다!”

김명정 캐스터의 외침대로 KBL의 대장정은 시작됐다. 매 경기 테마가 있고 재밌는 중계를 선보이겠다는 그는 끝으로 “선수들의 캐릭터를 살려주고 싶어요. NBA 중계를 할 땐 케빈 듀란트에게 ‘듀란툴라’라는 호칭을 쓰기도 해요. 남들의 평가이지만, 제가 그걸 선수 고유의 컬러로 만들어주고 싶은 거죠. 예전에 KBL에도 피터팬, 황태자, 매직핸드 등 마치 고급브랜드같은 느낌의 캐릭터들이 있었잖아요. 얼마나 좋은가요. 제가 그 역할을 한 번 해보겠습니다”라며 더욱 힘찬 파이팅을 외쳤다.


★Wish on Courtside
“훗날에도 추억할만한 사건은 이미 하나 갖게 됐어요. NBA 올스타전 중계 때 박세운 기자님이 재채기를 했던 거요. 하하. 그리고 하나의 소망이 더 남았는데, 농구 캐스터로서 농구쇼같은 공개방송을 하고 싶어요. 팬들과 농구 얘기를 마음껏 하고, 선수들을 게스트로 초대해 인터뷰도 하고요. 선배 중에 한 분이 대회를 기획하시는데, 그 중 하나의 결과물이 프로배구 한국-태국 올스타전이었어요. 저도 KBL과 필리핀 리그 같은 곳을 연합시켜서 하나의 컨텐츠를 남기고 이 생활을 끝내고 싶어요. 누군가 제 뒤를 이어가줄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고 싶은 거죠. 시즌 2.0, 3.0, 그 이상까지 이어지도록요. 그렇게 된다면 훗날 정말 뿌듯하게 추억할 것 같아요.”

※ <김용호의 코트사이드>는 ‘SPOTV 김명정 캐스터’ 편을 끝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새로운 코너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영상촬영_ 김용호 기자
# 영상편집_ 주민영 에디터
# 사진_ 점프볼 DB, 김명정 캐스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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