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이름은] ‘꾸준한’ 우리은행 유현이 “막기 힘든 선수가 되고 싶어요”

김용호 / 기사승인 : 2019-10-31 17: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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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올 시즌에는 제 이름 석 자를 알리고 싶습니다.” 매년 비시즌마다 프로 구단들의 훈련을 찾아 유망주 선수들의 인터뷰를 진행할 때면 그 말미에 가장 많이 나오는 각오다. 그래서 이번에 시작되는 새로운 연재 코너 ‘나의이름은’은 기회만을 바라보며 부지런히 땀 흘리는 선수들을 위한 자기 PR 시간을 마련해주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지난 반 년 동안 서울 장위동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부지런히 노력과 인내의 시간을 보낸 유현이(23, 177cm)다. 프로에 오기 전부터 “정말 열심히 한다”라는 성실함 만큼은 인정받아왔던 그가 이제는 코트 위에서 직접 꾸준한 활약을 선보여보겠다며 당찬 파이팅을 외쳤다.

#1. 우리은행 유니폼에 ‘유현이’가 새겨지던 날
유현이는 2016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2라운드 1순위로 우리은행의 유니폼을 입었다. 여자농구 무대를 휩쓸던 명문 우리은행의 유니폼에 자신의 이름이 박혔다는 것만으로도 유현이는 감회가 남달랐다. “제 이름이 적힌 유니폼은 처음이었죠”라며 꿈을 이룬 순간을 돌아본 그는 “학생일 때는 번호만 있는 유니폼이었거든요. 처음으로 제 이름이 달려 있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또, 제 이름을 달고 뛰는 만큼 무게감도 있었고요. 그런 유니폼을 입으니 정말 무게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웃음)”라고 말했다.

유니폼을 받고 장위동 체육관에 합류하는 날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유현이는 “우리은행에 지며오디고 나서 주변에서 다들 무조건 잘 뛰어다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학교를 다닐 때도 운동을 많이 하는 편이었어서 뛰는 건 자신있었어요. 그걸 바탕으로 팀 운동을 잘 따라갈 수 있는 선수가 되자고 마음먹었었죠”라고 자신의 초심을 되짚었다.

그렇게 꿈의 무대를 밟아나가기 시작한 유현이는 2016년 12월 3일 용인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3분 13초 간 투입되며 1군 데뷔전을 가졌다. 기록은 남기지 못했지만, 앞으로의 길을 더 밝게 비췄던 시간.

“1군 무대를 1분이라도 밟는다는 게 저한테는 정말 신기하고 긴장되는 일이었어요. 짧은 시간에 저를 어떻게 보여줄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색달랐던 것 같아요. 시간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죠. 1분도 길게 갈 것 같았는데 아니더라고요. 하하. 경기가 끝난 후에는 머리가 그저 새하얗게 변했던 기억만 납니다.” 데뷔전을 돌아본 유현이의 말이다.


#2. 위성우 감독이 말하는 유현이
그를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호명한 위성우 감독은 어떤 모습을 보고 결심을 내렸을까. 유현이를 바라본 위성우 감독은 “구력이 짧은 건 알고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성실함이었다. 드래프트 전부터 다들 현이에 대해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칭찬을 하더라. 지금도 여전히 열심히 하는 선수다. 어쩔때는 무리를 할 때도 있다. 아산체력훈련을 가면 제일 잘 뛰는 선수인데, 그러다 햄스트링이 올라온 적도 있다. 하지만 선수가 열심히 운동을 하니까 그런 부상으로 뭐라 할 수는 없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열심히 하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라며 유현이에 대한 평가를 이어간 위 감독은 “김정은도 맏언니가 되면서 간간이 상황 마다 궂은일을 위한 투입을 할 생각 중이다. 상황마다 동기부여를 주려고 하는데, 궂은 일을 워낙 잘해준다”라고 말했다.

유현이는 지난 8월 27일 대학선발팀과의 박신자컵 서머리그 예선전에서 18득점 12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존재감을 뽐냈다. 평소 수비와 리바운드, 궂은일에서 힘을 쏟던 그가 공격력을 선보이기도 한 것. 그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봤던 위성우 감독은 “공격도 꾸준히 된다면 더 많은 시간을 줄 수 있다. 그런 경기에서 자신감을 갖고 더 성장을 해주길 바라는 게 감독 마음이다. 오랜 재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선수라 안타까운 마음도 있는데, 박신자컵 때와 같은 모습을 보며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에 다시 기대를 걸고 있다”라고 밝은 미래를 내다봤다.

이를 전해들은 유현이도 자신의 강점인 성실함에 고개를 끄덕이며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거니까요. 언젠가는 언니들과 당당하게 함께 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운동을 하고 있어요. 지금도 어김없이 언니들이 열심히 운동을 하는데, 제가 조금만 게으르면 확 티가 나겠죠. 그래서 더 따라서 열심히 준비를 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신자컵에서의 자신의 경기를 돌아보고는 “무릎 수술 이후 복귀였기 때문에, (전주원)코치님이 너무 무리하지는 말라고 하셨었어요. 그래도 그날 경기 때는 자신있게, 제 슛을 먼저 살피라고 하셔서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며 미소 지었다.


#3. 유현이의 꿈이 더욱 커진 그 날
유현이는 프로 입단 전후로 무릎 부상으로 인한 수술을 감행했다. 때문에 지난 2018-2019시즌 그의 1군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려야했던 긴 시간이 유현이에게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을 터.

자신의 재활 시간을 돌아본 그는 “처음에는 무릎도 너무 아파서 정말 농구를 그만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는 지금 그만두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냐며 저를 붙잡아줬죠. 재활하면서도 저희 팀 경기가 아니면 농구를 아예 안봤거든요”라고 쓴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결국 오랜 시간 함께했던 농구와 쉽게 이별하기는 어려웠다. 유현이는 “일단 재활을 하면서 농구와 멀어져볼까 했는데, 결국 공이 잡고 싶었고, 뛰고 싶더라고요. 앞으로 1년이든 2년이든 무릎이 다시 탈이나기 전까지는 악착같이 해보자는 마음을 먹었어요. (박)혜진 언니나 (김)정은 언니도 무릎 재활을 해봐서 많이 도와주셨고요. 혜진 언니도 열심히 했는데 아깝지 않냐는 위로를 해주셔서 버텨낸 것 같아요”라며 언니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수술하고 나서 6주 동안 돌아다닐 수 있었던 곳이 방에서 화장실 사이 뿐이었어요. 수술을 안했으면 선수들이랑 운동도 하고, 힘들더라고 의지를 할 곳이 있었을텐데, 재활은 혼자 싸우는 게 힘들더라고요. 혼자있는 것보다 차라리 운동을 하고 나서 팀원들에게 ‘아 오늘 힘들었어’라는 말 한 마디를 하는 게 행복한거였다는 걸 깨달으면서 농구가 더 생각이 난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4. 미리 그려보는 인터뷰실의 수훈선수 유현이
아직 1군에서의 기회가 많지는 않기에, 유망주들에게는 한 경기의 수훈선수로 선정돼 공식 인터뷰실에 들어가는 상상도 해보곤 한다. 그런 상상을 했을 때 유현이는 어떤 활약을 펼치고 인터뷰실로 향하고 싶을까.

잠시 행복한 고민을 한 유현이는 “감독님이나 코치님들이나 저한테 주문하시는 건 많은 득점이 아니라 수비, 몸싸움, 리바운드같은 부분이에요. 상대팀이 더 힘들게 공격을 하도록 만들고 싶어요. 그런 활약을 펼치고 수훈선수에 뽑혔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인 기록보다는 감독님이 팀 훈련 때 주문하시는 걸 해내려고 노력 중이거든요”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서는 “5개 구단 모두 제가 맡는 선수들은 다 힘들게 만들고 싶어요. ‘유현이가 수비하면 까다롭다’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요”라며 당찬 각오를 전했다.

끝으로 유현이는 “비슷한 말인데, 수비할 때도 까다로운데 공격에서도 많이 움직여서 수비가 저를 막는 것까지도 힘들다는 평가를 듣고 싶어요. 제가 수비리바운드보다는 공격리바운드에 더 자신이 있는데, 넘치는 활동량으로 상대 수비가 저로 인해 힘들어하고, 다시 저희가 수비를 할 때는 힘빠진 상태로 공격을 하러 올 수 있게끔 해보겠습니다”라고 파이팅을 외치며 자신의 밝은 미래를 약속했다.


★ 유현이의 NICK‘NAME’은 꾸준함!
이번 ‘나의이름은’ 연재를 시작하면서 준비한 보너스 원 샷 질문은 NICK‘NAME’이다. 아직은 빛을 보지 못한 유망주들의 이름을 알리는 취지에 맞게, 훗날 프로 무대에서 성공을 이뤘을 때 자신의 이름 앞에 붙이고 싶은 수식어가 무엇인지 물어봤다.

“꾸준함이라는 단어가 제 이름앞에 붙었으면 좋겠어요. 남들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꾸준하게 제 할 일을 해내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농구를 하는 내내 궂은일을 하는 선수였는데, 이게 또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거니까요. 그렇게 언니들과 함께 제 몫을 해내면서 1군 무대에서 꾸준하게 뛸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 사진_ 김용호 기자,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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