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용호 기자] “올 시즌에는 제 이름 석 자를 알리고 싶습니다.” 매년 비시즌마다 유망주 선수들의 인터뷰를 진행할 때면 그 말미에 가장 많이 나오는 각오. 기회를 찾아 부지런히 달리는 선수들에게 자기 PR의 시간을 마련해주는 코너, 나의이름은의 열네 번째 주인공은 달라진 자세로 기회를 잡기 시작한 부산 BNK의 김희진(24, 168cm)이다.
어느덧 5번째 시즌을 소화 중인 김희진은 그 어느 때보다 자주 코트를 밟고 있다. 새로운 이름을 달고 출발을 알린 BNK에서 조금씩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며 성장세에 오르는 중. 이제 시작이기에 김희진은 더 부지런히 달리려 한다.
#1. BNK 유니폼에 ‘김희진’이 새겨지던 날
김희진은 올 시즌 팀 이름으로만 4번째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2014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2라운드 3순위로 청주 KB스타즈에 지명됐던 그는 세 시즌을 치른 후 2018년 5월 18일, KDB생명(현 BNK)로 이적했다. 이후 2018-2019시즌이 시작되기 전 OK저축은행의 노란색 유니폼을 입었고, 올 시즌에는 BNK의 일원으로서 5년차 시즌을 시작했다.
첫 이적 소식을 맞이했을 땐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이적 당시를 회상한 김희진은 “뭔가 새롭게 시작하자고 마음을 먹고 팀에 왔던 기억이 나요. 반드시 잘해보자는 생각을 많이 했었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KB스타즈에서의 3년은 아쉬웠던 점이 많았죠. 좋은 환경이었는데 워낙 그만큼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고, 같이 잘 했으면 좋았을 텐데 기회를 받지 못했던 것 같아요”라고 KB스타즈의 시절도 돌아봤다.
새 출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한 만큼 무리해서 목표를 잡지는 않았다. 김희진은 “이적 첫 해였던 지난 시즌에는 큰 목표를 잡지는 않았었어요. 일단 새로운 팀에 적응하는 게 우선이었죠. 다행히 선수들이 너무 잘 챙겨줘서 금방 적응할 수 있었어요”라며 미소 지었다.
김희진은 이적 후 첫 시즌인 2018-2019시즌 OK저축은행 소속으로 정규리그 10경기를 뛰었다. 출전 시간은 평균 2분 33초에 그쳤지만, KB스타즈에서의 앞선 세 시즌 동안 2, 3, 4경기를 뛰었던 걸 감안하면 분명 그에게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현재까지 20경기를 뛰며 출전 시간도 5분 15초까지 소폭 늘렸다.
“비시즌 때부터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연습경기에서도 부지런히 뛰어 다녔는데, 그만큼 기회를 잡는 것 같아요. 항상 연습한 만큼이라도 실전에서 보여주자는 생각이에요.” 김희진의 말이다.
조금씩 손에 잡히는 기회에 그는 “사실 아직까지는 너무 긴장해서 플레이가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있어요. 그래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후에 경험치가 가장 많이 쌓이고 있는 시즌 같아요”라며 작은 만족감을 표했다.

#2. 유영주 감독이 말하는 김희진
올 시즌 BNK가 신생 창단을 알리며 지휘봉을 잡은 유영주 감독. 비시즌 선수 파악에 바빴던 유 감독은 김희진에 대한 첫 인상이 어땠을까. 유 감독은 “처음 봤을 때는 능력은 있지만, 조금 게으른 선수라고 느꼈었어요. 신장은 작아도 슛감이 충분히 있는데, 지금까지 빛을 보지 못한 건 노력이 조금 덜했던 거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비시즌 때부터 희진이에게 동기부여를 계속 해줬어요.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출전 시간을 보장해주겠다고 말이죠. 비시즌 훈련 출석률이 가장 높은 선수일 겁니다”라고 김희진을 바라봤다.
유영주 감독의 주문을 착실히 이행한 김희진. 그는 덕분에 BNK의 알토란 슈터로 성장 중이다. 비록 짧은 출전 시간에 평균 득점(1.5점)은 낮지만, 3점슛 성공률은 36.4%(8/22)로 팀 내 2위다(1위 안혜지 36.6%). 이에 유영주 감독은 “약속을 지키며 팀 훈련 시간 외에도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요. 올 시즌에는 슛에 대한 자신감을 확실하게 만들고, 슈터로서 가치를 높이려면 드라이브인도 장착해야 하죠. 더불어 수비 요령을 키워 확실한 식스맨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점점 더 기회를 줄 생각이에요”라며 김희진의 가능성을 점쳤다.
이에 김희진도 “예전보다는 제가 뭐가 부족하고,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아가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키가 작다보니 상대가 키가 크면 슛을 던지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슛 거리도 늘리고, 점프슛 연습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수비도 제 역할을 해내려 하고요. 제가 조금씩 3점슛을 던지는 걸 상대도 알기 시작하다보니 감독님이 드라이브인을 주문하시는 것도 해내보려고 해요. 그래서 앞으로는 더 결정적인 순간에 3점슛을 넣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라고 발전 의지를 드러냈다.
#3. 김희진의 꿈이 더욱 커진 그 날
자신에게 기회를 준 팀인 만큼 김희진의 터닝포인트는 첫 이적에 있었다. “처음 이적하던 날이 제 농구 인생에 있어 터닝포인트였던 것 같아요”라며 말을 이어간 그는 “그리고 올 시즌에 BNK로 새 출발을 하면서 목표를 세세하게 설정하고 있죠”라고 자신을 돌아봤다.
특히 BNK의 팀 컬러가 젊음인 것도 김희진에게는 하나의 자극제가 됐다. 모두가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에, 김희진도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성장을 위해 박차를 가할 수 있었던 것.
김희진은 “BNK라는 팀이 저를 더 바꾼 것 같아요. 예전에는 워낙 기회를 잡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평소 같으면 극복하지 못했던 일들도 하나씩 해결해가고 있어요. 아무래도 젊은 선수가 많다 보니까 ‘해보자’라는 자극이 됐던 것 같아요. 팀원들이 자신 있게 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덩달아 힘을 내게 되죠”라며 미소 지었다.

#4. 미리 그려보는 인터뷰실의 수훈선수 김희진
이제 조금씩 존재감을 키워가는 김희진은 아직 수훈선수로 공식 인터뷰실을 찾은 적은 없다. 밝은 미래를 그려가는 그에게 수훈선수로 선정되는 날이 온다면 그보다 더 좋은 동기부여도 없을 터.
첫 수훈선수 선정을 그려본 김희진은 “일단 수비에 있어서 제 할 일을 다해내고 싶어요. 그 외에도 모든 면에서 어색한 느낌이 없이 경기를 한 날에 인터뷰실을 찾는 다면 더 기분이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려면 앞으로 슛감이 더 확실해져야 할 것 같아요. 수비에서도 지금보다는 뭔가 더 끈질기게 달라붙는 모습도 필요하겠죠. 팀원들과의 호흡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팀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지난 6일 부산 스포원파크 BNK센터에서 열린 신한은행과의 홈경기에서 BNK는 플레이오프 트래직넘버 1을 남겨둔 상황에서 16점차 역전극을 만들며 봄 농구에 대한 희망을 살렸다. 팀의 행보를 바라본 김희진은 “이제 한 라운드 남았는데, 부상도 많았던 시즌에 이제는 지금까지 버텨온 선수들과 다치지 않고 마무리했으면 좋겠어요. 더 바라는 게 있다면 남은 일정에서 최대한 승수를 쌓아서 플레이오프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라고 파이팅을 외쳤다.

★ 김희진의 NICK‘NAME’은 믿고 보는 슈터!
“일단 지금 상황에서 제 스스로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게 단연 3점슛인 것 같아요. 3점슛으로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믿고 보는 슈터가 되고 싶어요.”
# 사진_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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