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용호 기자] “올 시즌에는 제 이름 석 자를 알리고 싶습니다.” 매년 비시즌마다 유망주 선수들의 인터뷰를 진행할 때면 그 말미에 가장 많이 나오는 각오. 기회를 찾아 부지런히 달리는 선수들에게 자기 PR의 시간을 마련해주는 코너, 나의이름은의 열다섯 번째 주인공은 새로운 팀에서 농구의 재미를 알아가기 시작한 용인 삼성생명 김한비(25, 180cm)다.
어느덧 7번째 시즌을 소화 중인 김한비도 중고참라인에 접어들었다. 그러면서도 유망주 성장의 컬러가 짙은 삼성생명에서 본인도 힘차게 꿈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간 많지 않았던 기회에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김한비는 꿋꿋하게 매 시즌을 버텨내며 가능성을 펼치는 중이다.
#1. 삼성생명 유니폼에 ‘김한비’가 새겨지던 날
김한비는 2013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1라운드 6순위로 청주 KB스타즈의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데뷔 동기로는 강이슬(하나은행), 최은실(우리은행), 구슬(BNK), 양인영(삼성생명), 김이슬(신한은행) 등 이제는 각 소속팀에서 충분한 기회를 얻은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김한비의 기다림은 조금 길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3-2014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총 6시즌 동안 정규리그 40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리고 KB스타즈가 통합우승을 거머쥔 2018-2019시즌을 끝으로 그는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한 최희진의 보상선수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자신의 첫 이적 소식을 접했던 김한비는 “보상선수로 지명되기 전부터 조금씩 들은 얘기는 있었어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서 그랬는지 생각보다 덤덤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저에게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죠”라며 당시를 돌아봤다.
첫 이적이기에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부터가 우선이었을 터. 김한비는 “아무래도 (김)보미 언니랑 KB스타즈에 같이 있었다보니 언니한테 많이 도움을 청했어요. 제가 성격이 낯을 가리지는 않아서 팀원들에게도 먼저 다가갔죠. (박)혜미도 같이 팀에 새로 합류하면서 서로 힘이 되어줬어요”라며 미소 지었다.
삼성생명의 농구에 녹아들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김한비. 그는 “팀이 추구하는 스타일을 빨리 파악하는 게 목표였어요. 근데 비시즌에 중간 중간 아팠던 게 아쉬웠죠.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뛸 때는 유독 KB스타즈를 만났을 때가 느낌이 이상했던 것 같아요. 워밍업을 하는 방향도 다르고, 왠지 다른 팀을 만날 때보다 더 떨리더라고요. 색다르고 설레기도 했어요”라고 말했다.
김한비는 삼성생명에서의 첫 시즌인 현재 정규리그 18경기 평균 8분 47초를 뛰었다. 기록은 2.3득점 1.2리바운드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데뷔 이후 가장 많은 경기와 시간을 소화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이에 김한비는 “(임근배) 감독님께서 저를 데려오신 이유가 있을 테니 그에 맞는 모습을 보여드려야한다고 생각해요. 기회에 보답해야죠. 아직까지는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큰데, 그래도 감독님이 항상 잃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두려워하지 말라고 다독여주세요”라고 힘줘 말했다.

#2. 임근배 감독이 말하는 김한비
임근배 감독은 베테랑 포워드 최희진을 떠나보내면서 그 자리에 젊은 피 김한비를 수혈했다. 그는 김한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임근배 감독은 “수비에서 이해도가 뛰어난 선수에요. 앞으로 더 잘 할 선수인데, 훈련을 열심히 하는 선수에게는 기회를 줘야죠. 한비는 항상 팀 훈련 한 시간 전에 혼자 몸을 풀어요. 그렇게 준비를 하기 때문에 출전 시간을 줄 수밖에 없어요. 다만, 한비가 마음이 여린 부분이 있는데,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해요”라고 말한다.
김한비도 임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마인드를 고쳐먹으려 노력 중이다. 그는 “훈련 때도 그렇고, 평소에 지나갈 때도 감독님이 계속 마음을 바꿔야 한다고 말해주세요. 그동안은 자신 없이 농구를 해왔는데, 그걸 깰 수 있도록 도와주시죠. 감독님뿐만 아니라 코치님들도 어떻게 해야 제가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지 이끌어주세요”라고 코칭스탭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수비에 대한 자신감은 분명했다. 그렇다면 공격을 가다듬어야 할 터. 김한비는 “팀 수비에 있어서는 감독님이 원하시는 걸 주문하시면 금방 이해를 하는 것 같아요. 공격에 있어서 마지막 마무리가 부족한데, 슛을 던지는 타이밍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어요. 감독님이 연습 때 실수를 해봐야 실전에서 성공할 수 있다면서 자신 있게 하라고 계속 밀어주세요”라고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었다.
#3. 김한비의 꿈이 더욱 커진 그 날
7년차 김한비에게 삼성생명으로의 이적은 충분한 터닝포인트가 됐다. 그는 “프로 데뷔 이후 지금이 저에게 가장 좋은 시기인 것 같아요”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프로 생활에 있어 방향을 잡았다는 점에 만족을 느꼈던 것. 김한비는 “삼성생명에 오면서 농구에 더 흥미가 생겼어요. 뭔가 스스로에게 슬픔을 느끼고 지쳐가는 상황이었거든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저에게 지쳤었는데, 임근배 감독님을 만나고 어떤 게 부족한 지를 알아가면서 길을 찾는 느낌이에요. 마치 고등학교 1학년 때로 돌아간 느낌이에요. 고등학교 코치님께 처음 농구를 배우기 시작한 것 같달까요”라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힘든 시기 속에서도 김한비는 늘 간절함을 드러내왔다. 이적 전인 2017-2018시즌에는 퓨쳐스리그에서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김한비는 “저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퓨쳐스리그 밖에 없었다는 생각에 매 경기 정말 열심히 뛰었어요. 사실 MVP를 받았던 날에는 그 전 경기들에 비해 활약이 좋지 못해서 스스로 만족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상을 받았다는 것보다는 그저 퓨쳐스리그 경기를 뛸 때는 매 순간 누가 나를 보고 있을지 모르니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뿐이었죠”라고 퓨쳐스리그의 의미를 전했다.

#4. 미리 그려보는 인터뷰실의 수훈선수 김한비
아직까지 1군 무대에서는 수훈선수로 공식 인터뷰실에 들어가 본 적이 없다는 김한비. 올 시즌 삼성생명에서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 가능성이라면 승리의 주인공이 될 날도 머지않았다. 이에 김한비는 새로운 팀에서 완연한 식스맨으로 자리 잡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첫 인터뷰실을 상상한 김한비는 “지금은 제가 백업으로 경기에 잠깐씩 들어가고 있잖아요. 잠깐이어도 그렇게 경기에 투입 됐을 때 저에게 주어진 역할을 해내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짧은 시간이지만 경기 흐름을 바꿀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식스맨으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해냈을 때 인터뷰실에 들어가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 데에 있어서 팀원들이든 외부의 시선이든 저를 보고 불안함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조금씩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앞으로 더 가치가 높은 식스맨이 될 자신이 있거든요. 삼성생명에서 저를 왜 데려왔는지 증명해야죠”라고 각오를 덧붙였다.
현재 WKBL 정규리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시정지 버튼이 눌렸다. 예정대로 오는 25일에 재개된다면 삼성생명은 남은 3경기에서 아직 플레이오프를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도 남아있다. 끝으로 김한비는 “최근에 경기력이 안 좋은 채로 리그가 멈췄는데, 다시 재개가 된다면 원래 삼성생명이 하던 농구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시즌 내내 부상이나 외국선수 문제가 끊이질 않았는데, 그건 일단 접어두고 지금 있는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시즌을 잘 마무리했으면 해요.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고요”라고 팀의 밝은 미래를 그리며 인터뷰를 마쳤다.

★ 김한비의 NICK‘NAME’은 꿋꿋한비!
“지금까지도 이렇게 프로 무대에서 잘 버텨왔잖아요. 앞으로도 쉽게 흔들리지 않고 ‘나는 잘 할 거다’라는 의미에서 꿋꿋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 제 이름과 합쳐서 ‘꿋꿋한비’라는 닉네임이 훗날 저에게 남았으면 좋겠어요.”
# 사진_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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