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용호 기자] “올 시즌에는 제 이름 석 자를 알리고 싶습니다.” 매년 비시즌마다 유망주 선수들의 인터뷰를 진행할 때면 그 말미에 가장 많이 나오는 각오. 기회를 찾아 부지런히 달리는 선수들에게 자기 PR의 시간을 마련해주는 코너, 나의이름은의 열여덟 번째 주인공은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는 인천 전자랜드 박봉진(25, 193cm)이다.
프로 입단 후 2년 만에 새 둥지를 틀었던 박봉진은 전자랜드에서 조금씩 자신의 길을 찾아갔다. 아직은 날개를 활짝 펼치지는 못했지만, 훗날 큰 비상을 위해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날개를 갈고 닦았다. 5년이라는 짧지만도 않은 시간 동안 굵은 땀방울을 흘렸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 전자랜드 유니폼에 ‘박봉진’이 새겨지던 날
박봉진은 2015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10순위로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당차게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딛었지만, 입단 후 2년 동안 그의 무대는 D-리그였다. 이후 2017-2018시즌을 앞두고 박봉진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전자랜드로 자리를 옮겼고, 마침내 1군 데뷔에 성공했다.
첫 이적 당시를 회상한 박봉진은 “그저 정신이 없었던 게 사실이에요. 모비스에서 아쉬운 시간을 보냈는데, 전자랜드에 처음 왔을 때는 마지막으로 뭔가 해보자는 생각으로 왔던 기억이 납니다”라며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모비스에서의 시간은 “배운 게 정말 많았던 시절이긴 했어요. 위로 치고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성준모 코치님과 형들이 많은 걸 알려줬었거든요”라고 말했다.
이적을 결심하고 세운 첫 목표는 머지않은 시간 안에 달성됐다. 그 목표는 바로 1군 데뷔. 박봉진은 “전자랜드에 오기 전까지는 1군 경기를 뛰어본 적이 없었잖아요. 선수다보니 1군 경기를 꼭 뛰고 싶었는데, 이적 첫 시즌부터 기회를 받았죠”라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전자랜드에서의 첫 시즌인 2017-2018시즌 정규리그 13경기 평균 2분 7초를 뛰었던 그는, 2018-2019시즌에 38경기 평균 7분 28초로 눈에 띄게 출전 기회가 늘었다. 당시 유도훈 감독이 박봉진을 단신 외국선수를 막기 위한 조커 카드로 기용했기 때문. 자신에게 주어졌던 기회를 돌아본 박봉진은 “열심히만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런 모습을 감독님, 코치님들이 좋게 봐주셔서 많은 기회를 받은 거죠. 외국선수를 수비하는 역할이 재밌기도 했어요”라고 말했다.
하나, 외국선수 장단신 제도가 폐지됐던 이번 시즌, 박봉진의 출전 경기수와 시간은 다시 줄어들었다. 이에 그는 “지난 시즌보다 시간이 많이 줄었는데, 비시즌부터 더 잘했으면 기회가 이어졌을 거라고 생각해요. 결국 제가 좋은 모습을 덜 보여드린 거죠. 올 시즌은 그래서 저에게 반성하는 시즌으로 남은 것 같아요. 항상 감독님, 코치님들이 공격적인 부분도 신경을 써야한다고 하셨는데, 그런 부분이 잘 이뤄지지 않았어요”라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2. 유도훈 감독이 말하는 박봉진
2019-2020시즌 들어 외국선수들의 사이즈는 다시 커졌지만, 박봉진의 역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간절함이 묻어나는 악착같은 수비에 이어, 유도훈 감독이 박봉진의 입단 시절부터 주문해온 쏠쏠한 공격력이 필요하다.
유도훈 감독과의 첫 만남을 돌아본 박봉진은 “제가 처음 전자랜드에 왔을 때 감독님이 저는 (이)현호 형처럼 돼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현호 형이 전자랜드에서 궂은일을 제일 잘하셨던 분이잖아요. 분위기에 있어서도 플레이 메이커 역할도 하셨는데, 그런 모습을 본받으라고 하셨죠”라며 자신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되짚었다.
지난해 비시즌 때도 유도훈 감독은 박봉진을 바라보며 “(박)봉진이는 일단 주 임무인 수비에서 확실히 비중을 가져가줘야 해요. 그러면서 공격에서 팀의 흐름을 바꿔줄 하나를 해줄 수 있어야 시간을 더 받을 수 있죠”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주문을 이행하기 위해 박봉진은 작년 여름 3x3 프리미어리그에 WILL 소속으로 출전하기도 했다. 박봉진은 “제가 먼저 3x3 무대도 다녀오겠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제가 경기를 하다가 주춤하는 모습을 없애기 위함이었어요. 3x3 경기는 더욱 주춤해서는 안 되는 성향이 있잖아요. 덕분에 그런 면에 있어서는 조금 나아진 것 같아요. 이제는 올해 입대도 준비 중인데 슛이며 수비며 스텝까지 많은 연습을 해서 공격력이 분명 나아져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해요”라며 발전 의지를 드러냈다.
#3. 박봉진의 꿈이 더욱 커진 그 날
전자랜드에 오기 직전 첫 FA 자격을 얻었던 박봉진은 2019-2020시즌을 앞두고도 전자랜드와 2년간의 미래를 더 약속했다. 팀에서도 박봉진에게 분명 원하는 역할이 있고, 그 가능성을 점쳤기에 다년 계약을 안겼을 터.
그렇다면 기회를 조금씩 잡아나고 있는 박봉진은 프로 생활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고 꿈을 키워왔을까. 그는 일단 “저는 항상 언제 은퇴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미련을 남기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할 수 있을 때 열심히 해야 하잖아요”라고 자신의 남다른 자세를 보였다.
그러면서 자신의 버팀목은 부모님이라 전했다. “솔직히 선수는 누구나 좌절할 때도 있고, 연습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스스로 실망도 하죠. 저는 그럴 때마다 부모님께 연락을 많이 드리는 편이에요. 다만, 제가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몸이 좋지 않으셨기 때문에, 제 몸 얘기나 농구 얘기는 잘 하지 않고 그냥 일상생활에 대한 말을 나누려고 연락을 해요. 그러면 어머니, 아버지가 항상 믿어주시고 달래주시기도 하거든요.”

#4. 미리 그려보는 인터뷰실의 수훈선수 박봉진
2015년 프로 무대 입성, 햇수로는 어느덧 6년차가 된 박봉진은 아직까지 1군 무대에서 수훈선수로 선정돼 공식 인터뷰실을 찾은 경험은 없다. 지난 시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달려왔기에 한 번 쯤은 1군 경기의 수훈선수로 선정되는 상상도 해봤을 터.
“인터뷰실은 그날 제일 잘한 선수가 들어가는 거잖아요”라며 말을 이어간 박봉진은 “선수라면 감독님이 원하는 걸 정확히 해냈을 때가 가장 경기를 잘한 게 아닐까 싶어요. 분명 인상 깊게 남을 플레이일테고요. 그래서 벤치의 주문대로, 원하는 대로 다 플레이가 잘 됐을 때 수훈선수로 선정돼서 인터뷰실을 한 번 들어가고 싶어요”라고 자신의 밝은 미래를 그렸다.
이어 “지금도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참 많아요. 그분들은 저에게 항상 열심히 하고 밝은 모습이라 좋다고 말해주시거든요.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해도 계속 응원을 해주시는데, 그 덕분에 제가 오히려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밝은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 같아요”라고 자신에게 응원을 보내주는 이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한편, 박봉진은 오는 2020년 입대를 계획 중이다. 현재 오는 10일에 발표될 국군체육부대 상무의 1차 서류전형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상황. 끝으로 박봉진은 “상무에서 군 생활을 하게 될지 다른 곳에서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지난 5년 동안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려요. 군대에 가게 되면 2년 동안 부족했던 부분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훈련해서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올 테니 저를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다부진 각오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 박봉진의 NICK‘NAME’은 에너자이저!
“마치 저희 팀의 비타민 같은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이에요. 에너지를 충분히 뿜어낼 만큼 악착같고 간절한 모습을 보여야하는 게 제 위치이고요. 그런 모습으로 오랜 기간 팀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에서 에너자이저라는 별명을 갖고 싶어요.”
#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박상혁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