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안양/최창환 기자] 코트에서는 그렇게 저돌적일 수 없었지만, 경기가 끝난 후에는 여느 또래들처럼 수줍음 많은 여고생이었다. 성문고를 우승으로 이끈 임나영-나희(17) 자매 얘기다.
성문고는 2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 아이패스배 초중고클럽농구대회(겸 안양과천교육장상 학교클럽농구대회) 인덕원고와의 결승전에서 접전 끝에 6-5로 승리했다.
쌍둥이 자매 임나영, 임나희 양의 활약이 돋보인 경기였다. 언니 임나영 양이 준수한 드리블과 패스능력으로 팀을 이끌었다면, 동생 임나희 양은 슈팅능력이 뛰어났다. 동료들이 위기마다 임나희 양에게 공을 건네주며 ‘한 방’을 기대했을 정도다. 말하자면 임나연 양은 포인트가드, 임나희 양은 슈팅가드를 맡은 셈이다.
실제 임나희 양은 전반에 기선을 제압하는 3점슛을 터뜨렸고, 성문고는 이후 줄곧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았다. 임나희 양은 “들어갈 줄 몰랐다. 이전까지 슛이 안 들어가 걱정이었는데 들어가는 순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웃었다.
임나영 양 역시 후반에 자유투와 중거리슛을 묶어 3득점, 성문고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임나영-나희 자매는 “결승전까지 올라올 줄 예상 못했는데 우승까지 해서 기분 좋다. 다들 열심히 경기에 임한 덕분”이라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임나영-나희 자매는 어릴 때부터 종종 농구를 즐기며 실력을 쌓아왔다고 한다. 하홍재 지도교사는 “웬만한 남학생과 함께 어울려서 뛸 정도로 농구를 좋아한다. 또 발야구 할 때 슬라이딩까지 하는 여학생은 이들밖에 없을 것이다. 그 정도로 운동을 좋아하고, 소질도 있다”라며 임나영-나희 자매를 칭찬했다.
성문고는 일주일에 단 1시간 방과 후 수업을 통해 농구를 하는 게 전부다. 때문에 플레이는 다소 투박했지만, 경기에 임하는 학생들의 자세는 엘리트선수들 못지않게 진지했다. 학생들은 몸을 아끼지 않으며 공을 따냈고, 벤치에 있는 학생들도 한마음으로 발을 동동 구르며 동료를 응원했다.
하홍재 지도교사는 “학생들을 고르게 투입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대회를 준비하느라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어쨌든 학생들이 다치지 않고 대회를 마무리해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하홍재 지도교사는 이어 “학생들이 색다른 추억을 쌓을 수 있었던 대회였다. 언젠가 TV에서 안양실내체육관을 보면 ‘예전에 내가 뛰었던 체육관’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학생들도 우승을 차지해 경기도도지사배에 안양시 대표로 출전할 자격을 얻게 되자 “선생님, 저희 전국대회도 나가고 싶어요!”라며 하홍재 지도교사에게 의욕을 전했다. 학구열을 뛰어넘는 열정이었다.
임나영-나희 자매도 뜻 깊게 대회를 돌아봤다. 이들은 “사실 프로농구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 대회를 통해 앞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우승팀에서 MVP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결승전에서 맹활약한 임나영-나희 자매는 여고부의 유력한 MVP 후보였다. 말 그대로 ‘집안싸움’이었다.
하지만 임나영-나희 자매는 “내가 못 받아도 얘가 받으면 나도 기분 좋다”라며 한 핏줄을 챙겼다. 결국 MVP는 임나영의 몫이었지만, 이들 덕분에 아이패스배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 마무리될 수 있었다.
# 사진 최창환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