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곽현 기자] 모비스 배수용(23, 194cm)은 기존에 보기 힘들었던 유형의 선수다. 그는 팀에서 주로 4번(파워포워드) 포지션으로 뛴다. 사실 4번으로 뛰기엔 키가 작은 편이다.
물론 배수용처럼 키가 작은 선수 중에서 4번으로 뛰는 선수들이 있다. 많지 않지만 말이다. 대표적인 선수가 전자랜드 이현호(192cm)다. 하지만 이렇듯 언더사이즈 빅맨들은 신장은 작은 대신 웨이트가 좋고 강한 힘을 갖고 있다. 골밑에서 부족한 높이를 상쇄하고 힘으로 맞서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요건이다.
반면 배수용은 힘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체격도 호리호리한 편. 하지만 뛰어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이를 커버한다. 리바운드와 수비 적극성이 굉장히 좋은 편이다. 그는 그 동안 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유형의 선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열린 2015 아시아 프로농구 챔피언십 모비스와 필리핀 토크 앤 텍스트의 경기. 배수용은 2쿼터 모비스의 공격을 이끌었다. 그는 2쿼터에만 11점을 성공시키며 11점 9리바운드로 활약, 팀의 96-49 승리로 이끌었다.
활발한 움직임에 이은 컷인 득점이 인상적이었다. 실질적으로 그가 공을 가지고 일대일 공격을 하는 기회는 많지 않다. 모비스의 팀 농구에 녹아드는 플레이가 대부분이다. 또 수비시 리바운드와 공격리바운드 가담도 돋보였다. 그는 이날 4개의 공격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유재학 감독은 배수용에 관해 “배수용이 많이 좋아졌다. 수용이가 잘 해주면 (함)지훈이가 쉴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언급한바 있다.
경희대 출신인 배수용은 지난 시즌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모비스에 지명됐다. 신인이기에 많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출전할 때마다 좋은 운동능력을 선보이며 눈길을 끈바 있다. 찬스가 날 때마다 덩크슛을 터뜨려 모비스 팬들을 기쁘게 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 모비스는 문태영의 이적으로 국내 포워드들에게 많은 기회가 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포워드진이 분발을 해줘야 기존 전력을 유지할 수 있다. 또 함지훈의 마땅한 백업이 없는 상황에서 배수용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유재학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배수용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용이는 평균이 있다. 늘 안정적인 활약을 해준다. 늘 공격리바운드를 뛰어 들어가고 활동량이 많다. 팀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선수다. 하루 4번 훈련을 하는데 불평불만 없이 다 해낸다”고 말했다. 신인에게 이례적인 칭찬이다. 그만큼 성실성으로 유 감독에게 인정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경희대 시절에도 배수용은 지금과 비슷한 역할을 했다. 4번으로서 큰 키는 아니지만, 운동능력과 적극성을 앞세워 김종규와 함께 골밑을 지켰다. 경희대의 2연패에 혁혁한 공을 세운 그다.
배수용도 포지션에 대한 고민을 한바 있다. 자신의 키로 프로에서 4번으로 살아남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거라는 걱정이다.
“포지션은 항상 고민했죠. 대학 때도 프로에서 3번을 봐야 한다는 고민이 있었는데, 현재는 팀에 필요한 부분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고 해요. 지훈이형의 백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외국선수와 지훈이형이랑 같이 뛸 때는 3번도 하고, 4번도 볼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그의 롤 모델은 KGC인삼공사 양희종이라고 한다.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일을 도맡고 상대 에이스를 막는 점까지 닮고 싶단다.
긍정적인 부분은 그가 모비스의 팀 농구에 녹아들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 들어 농구는 점점 포지션의 경계선이 허물어지고 있다. NBA의 경우 ‘스몰라인업’을 쓰는 팀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신장은 작지만, 높이와 기동력, 스피드를 겸비하고 있는 배수용의 가치가 더 높아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물론 그가 더 발전을 거듭해야 할 것이다.
유재학 감독은 이번 시즌 배수용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함지훈의 백업으로서 배수용이 잘 해준다면 모비스의 골밑도 더 단단해질 수 있다며 말이다.
#사진 –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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