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밑의 희망’ 양지희 “늘 보조라는 생각 있었는데”

곽현 / 기사승인 : 2015-09-10 15: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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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곽현 기자] 세대교체. 언젠가는 한 번쯤 겪어야 할 일이었다. 당장의 결과에 비난하기보다 그들이 적응하고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은행 양지희(31, 185cm) 역시 느낀 점이 많았다. 그 동안 신정자가 지켰던 여자농구의 골밑은 양지희가 바통을 이어받게 된 해였다.


양지희는 지난 5일 막을 내린 FIBA아시아선수권을 되돌아보며 “사실 저희가 준비를 정말 많이 했어요. 어느 때보다 열심히 운동했죠. 예전에는 5:5 훈련이 잘 안 됐어요. 아픈 선수들이 많아서요. 하지만 이번엔 항상 5:5 훈련이 됐거든요. 웬만하면 아픈 것도 다 참고 하려는 적극성이 있었고, 마음가짐도 강했는데, 결과가 안 좋아서 아쉬워요. 어쨌든 그런 부분은 헤쳐 나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해요. 결과에 대해선 안타깝게 생각하는데, 앞으로 더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이도록 하려고요”라고 말했다.


여자대표팀은 중국 우한에서 열린 FIBA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에서 3위를 차지했다. 우승팀에게만 주어지는 세계선수권 티켓 획득에 실패하고 만 것. 실망감도 크지만, 한 번은 겪어야 할 시기다. 후보였던 선수들이 주축이 되면서 값진 경험을 쌓는 기회가 될 것이다.


양지희는 첫 경기였던 일본전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적극적인 골밑 공략으로 일본을 위협했고, 일본의 기둥 도카시키 라무를 제치고 멋진 득점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양지희는 이 경기에서 15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비록 일본에 설욕은 실패했지만, 양지희의 활약은 국내 팬들을 흡족하게 만들었다. ‘양지희의 재발견’이라는 말이 들리기도 했다.


“전에는 제가 제일 어린 편이었어요. 경기에 나가면 뭘 할 수 있는 게 없었죠. 공 달라는 사람도 너무 많았고요(웃음). 제가 뭘 한다기보다는 스크린 걸어주고, 패스해주고, 수비, 리바운드 등 보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그러다 세대교체를 하면서 책임감이 들더라고요.”


양지희는 일본보다 중국이 더 상대하기 어려웠다며 “그렇게 큰 선수들이랑 경기를 해본 적이 없어요. 전지훈련 때 호주랑 해본 게 전부였죠. 전부 다 스위치(바꿔막기)를 하니까, 의연하게 대처했어야 했는데, 공을 잡으면 다 서버리고 하면서 잘 풀지 못 했던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우승을 차지한 일본은 도카시키 라무라는 대형센터를 앞세워 아시아여자농구를 평정했다. 향후 라무가 버티는 일본을 이기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잘 하더라고요. WNBA에 갈 수 있는 실력인 것 같아요. 부럽기도 했어요. 외곽선수들한테 미안한 마음도 들더라고요. 그런 센터랑 하면 편하잖아요. 라무 덕에 일본의 전력이 확 올라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 대표팀은 고등학교 2학년인 박지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유일한 고교생인 박지수는 여자농구의 미래로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런 박지수도 성인무대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현재 기량에서 더 많은 부분을 발전시키고 보완해야 한다. 양지희는 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점프를 하는데, 링 위로 손이 올라가더라고요. 정말 보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희끼리 ‘보물’이라고도 불렀죠. 근데 아직 힘이 좀 부족해요. 골밑에서는 몸싸움이 필수니 힘을 더 많이 키워야 할 것 같아요. 지수가 잘 커준다면 여자농구도 더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진 – 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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