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고양/최창환 기자] 경기에 앞서 상대팀 선수 및 감독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지만, 승부는 승부였다. 애런 헤인즈(34, 199cm)가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자신을 지나친 친정팀에 무력시위를 했다.
헤인즈가 15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활약, 고양 오리온의 75-68 승리를 이끌었다. 헤인즈의 최종기록은 29득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 친정팀에 비수를 꽂은 셈이다.
이날 헤인즈의 매치업 상대 데이비드 사이먼은 KBL에서 2시즌을 소화하며 기량을 검증받은 빅맨이다. 하지만 추일승 감독은 “헤인즈는 영리한 선수다. 벤치에서 원하는 것을 잘 잡아낸다”라며 정공법을 택했다.
헤인즈는 오리온의 기대에 부응했다. 헤인즈는 SK의 공격이 사이먼에게 패스가 들어가는 것을 기점으로 시작됐다는 것을 간파했다. 덕분에 오버가딩을 통해 사이먼에게 투입되는 패스를 번번이 차단했다. 허일영, 문태종 등 동료들과의 협력수비도 원활히 이뤄졌다.
헤인즈는 사이먼이 자리를 비웠을 때는 자리를 외곽으로 옮겨 호시탐탐 속공을 노렸다. 실제 2쿼터 중반에는 직접 스틸을 한데 이어 속공 상황에서 덩크슛까지 터뜨렸다. 또한 SK가 드워릭 스펜서를 투입했을 때는 높이를 활용했다. 2쿼터에는 SK가 일찌감치 팀 반칙에 걸린 것을 간파, 의도적인 포스트업을 통해 스펜서의 반칙을 유도하기도 했다.
헤인즈는 경기종료 후 “오랫동안 함께 농구를 했던 선수들과 적으로 만났지만, 평소와 똑같은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 친분이 있는 사이먼과도 재밌는 대결을 했다. 무엇보다 경기에서 이겨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헤인즈는 또한 3스틸을 기록하는 등 사이먼에게 투입되는 패스를 연달아 차단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도 전했다. “SK 선수들 중 누가 패스를 잘하고, 못하는지 잘 알고 있다. 감독님이 요구한 수비도 외곽에서부터 압박을 하는 것이었고, 좋지 않은 패스가 들어올 타이밍을 파악해 뺏으려고 했다.” 헤인즈의 말이다.
외국선수 1명을 단신으로 뽑아야 하는 규정이 생긴 만큼, 헤인즈는 전주 KCC 정도를 제외하면 계속해서 상대팀 외국선수 가운데 빅맨을 상대할 가능성이 높다. 오리온스의 전력이 좋아졌지만, 헤인즈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시선도 존재하는 이유다. 실제 헤인즈를 앞세워 지난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SK도 이 때문에 고민 끝에 헤인즈를 포기했다.
하지만 헤인즈는 “여태껏 상대팀의 빅맨을 수비해왔다. 이전과 다름없이 수비에 임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한편, 오리온은 헤인즈 덕분에 SK전 홈 6연패 사슬을 끊었다. 오리온이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SK를 제압한 건 2013년 3월 17일 이후 913일만이다.
# 사진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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