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최창환 기자] 문태종과 애런 헤인즈의 시너지 효과. 예상대로 오리온이 시즌 초반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무기였다.
고양 오리온은 지난 15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첫 맞대결에서 75-68로 승, 개막 3연승을 질주했다. 더불어 SK를 상대로 이어지던 홈 연패사슬도 ‘6’에서 끊었다. 추일승 감독은 “그동안 SK에게 당했던 것을 갚고 싶었다”라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공교롭게도 한때 SK가 포기했던 두 ‘타짜’가 승리를 합작했다. 헤인즈가 29득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로 맹활약했고, 문태종은 20득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오리온이 주도권을 되찾은 4쿼터에 올린 23득점도 헤인즈(6득점)와 문태종(17득점)의 합작품이었다.
비난 SK전뿐만이 아니다. 헤인즈는 지난 13일 로드 벤슨이 버티는 원주 동부를 상대로 40득점을 몰아넣는 등 3경기 평균 29.3득점을 기록 중이다. 이는 트로이 길렌워터(LG, 29.5득점)에 이어 득점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문태종 역시 3경기 모두 두 자리 득점을 올렸다. 더불어 최근 2경기 연속 20+득점을 기록하는 등 평균 17.3득점에 6리바운드 2.7어시스트 1.7스틸을 곁들였다.
특히 이들은 오리온이 승부처인 3~4쿼터에 기록한 평균 44.3득점 가운데 67%에 해당하는 29.7득점을 합작했다. 오리온이 2시즌 연속 개막 3연승을 달성한 데에는 헤인즈, 문태종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던 셈이다.
헤인즈는 “문태종은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여서 함께 뛰는 게 재밌다. 언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알고 있어 편하다. SK전에서도 4쿼터가 시작하기 전 ‘안 풀리면 2대2를 하자’라고 얘기를 나눴고, 덕분에 더 좋은 호흡을 보여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실제 헤인즈는 경기종료 4분전 10점차로 달아나는 문태종의 3점슛을 어시스트했고, 경기종료 2분 55초전 승부에 쐐기를 박는 문태종의 레이업슛도 헤인즈의 손끝에서 시작됐다.
문태종 역시 “헤인즈는 공격력이 좋아서 수비수가 자신에게 몰리도록 유도를 잘한다. 그래서 공격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라며 헤인즈를 칭찬했다. 문태종은 이어 “데이본 제퍼슨이나 헤인즈나 수비를 자신에게 집중시키고, 외곽으로 패스를 잘해주는 선수들이다. 둘 다 ‘빈자리에 있으면 패스해주겠다’라는 얘기도 똑같이 해줬다”라며 웃었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타짜’ 2명의 만남만으로도 대단한 시너지효과를 보고 있는 오리온의 전력은 국가대표팀에 차출된 선수가 돌아오는 2라운드에 업그레이드될 여지도 남겨두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시즌 신인상을 수상하는 등 단번에 핵심전력으로 자리매김한 이승현이 오는 10월 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다. 10월 9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2라운드 첫 경기가 이승현의 컴백이 예정되어 있는 경기다.
예기치 않은 장재석의 공백이 생긴 오리온으로선 이승현의 골밑장악력이 헤인즈 또는 문태종과 함께 하면 또 다른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승현은 헤인즈, 문태종의 약점을 메워줄 수 있는 오리온스의 ‘마지막 퍼즐’이다. 신장은 작지만, 이승현의 영리하게 골밑을 장악하는 능력과 힘은 골밑에서 집중견제를 당하는 헤인즈의 부담을 덜어줄 것이다. 또한 매 경기 많은 출전시간을 소화할 수 없는 문태종의 과부하도 방지할 수 있다.
헤인즈는 “이승현은 힘이 좋아서 리카르도 라틀리프, 데이비드 사이먼도 힘으로 밀어낼 수 있다. 슈팅능력까지 갖춰 상대가 이승현을 막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이승현의 공격이 막힌다 해도, 나에겐 돌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라며 이승현 효과를 전망했다.
문태종 역시 “지금까지 많은 출전시간(평균 31분 49초)을 소화했지만, 매 경기 35분 이상씩 뛸 순 없는 노릇이다. 이승현이 돌아오면 나의 휴식시간이 더 많아지게 되고, 체력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오리온만 대표팀 선수들의 컴백으로 전력이 강화되는 건 아니다. 울산 모비스(양동근), 창원 LG(김종규), KGC인삼공사(박찬희, 이정현) 등도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이 돌아오면 전력이 크게 보강될 것으로 꼽히는 팀들이다.
결국은 이들이 돌아온 후 기존선수들과 만나 얼마나 팀 전력을 배가시켜주느냐의 싸움이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서로 다른 팀에서 뛰었던 헤인즈와 문태종, 그리고 이승현. 이들은 프로-아마 최강전 외에 호흡을 맞출 이렇다 할 기회가 없었다는 불안요소까지 제거할 수 있을까. 헤인즈와 문태종은 이와 같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기 위한 터를 다지고 있다.
# 사진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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