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전주/최창환 기자] 1분 54초. 누군가에겐 그저 짧기만 한 출전시간이겠지만, 부산 케이티 신윤하(32, 193cm)에겐 8년의 기다림을 보상받는 순간이었다.
2008 2군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신윤하는 케이티, 서울 SK를 거치며 지난 시즌까지 7시즌 동안 선수로 등록됐다.
하지만 신윤하의 활동무대는 늘 2군 리그였다. 2군 리그에 관심을 갖지 않은 이라면 생소하겠지만, 2군에서 신윤하는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신윤하의 윈터리그, D리그 통산 정규리그 기록은 평균 16.4득점 4.9리바운드 0.9스틸. 윈터리그 베스트5에도 수 차례 선정됐다. SK 시절에는 ‘2군의 심스’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1군 무대만 기다린 지 햇수로 8년. 신윤하가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긴 기다림을 보상받았다. 신윤하는 지난 12일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원정경기에서 3쿼터에 투입돼 1분 54초를 소화했다. 짧은 출전시간이라 이렇다 할 인상을 남기진 못했지만, 신윤하에겐 공식 데뷔전이었다.
하지만 신윤하에게 데뷔전은 기쁨보단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그는 “팀이 지고 있을 때 투입된 데다 실책도 범했다. 무엇보다 팀이 이겼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보탬이 됐어야 했다”라며 8년만의 데뷔전을 돌아봤다.
8년. 실로 긴 기다림이다. 월드컵이 2번 열리고, 미필이었던 대한민국 청년이 군 전역하고 예비역까지 마칠 수 있는 기간이다. 혹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진 않았을까.
이에 대해 신윤하는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현실을 인정했고, 내 자리에서 열심히 하면 언젠가 기회가 오리라 믿었다”라고 말했다.
신윤하는 더불어 “초심”이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지난 13일 열린 서울 삼성과의 홈경기에서는 출전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 기억을 떠올리며 “1초를 소화하더라도 열심히 뛰어야 한다. 출전명단에서 제외되기도 한 만큼, 초심을 잃지 않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신윤하는 지난 16일 열린 전주 KCC와의 원정경기에도 벤치멤버로 출전했다. 출전시간은 1분 12초였지만, 이날은 케이티가 72-54로 승리해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신윤하는 “2군에서는 센터를 맡았지만, 현재는 4번 포지션을 소화해야 한다. 감독님이 고참인 만큼 젊은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는 역할도 하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궂은일을 도맡으며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2015-2016시즌 개막에 앞서 신윤하의 목표는 ‘10경기 출전’이었다. 3경기 가운데 2차례 출전한 만큼, 이제는 목표를 더 높게 잡아도 되지 않을까.
# 사진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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