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맹봉주 인터넷기자] 이번 시즌 프로농구에서 가장 달라진 모습으로 단신 외국선수들의 도입을 꼽을 수 있다. 1라운드가 지난 지금, 단신 외국선수들은 기존 빅맨 위주의 장신 외국선수들과 달리 빠른 스피드와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이며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1라운드 동안 단신 외국선수들은 어떤 활약상을 펼쳤었는지 알아보자.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들
커스버트 빅터(울산 모비스) 15.56득점, 1.8어시스트 6.6리바운드 1.1스틸 야투 64.5%
마커스 브레이클리(부산 케이티) 9.33득점 2.2어시스트 6.9리바운드 1.3스틸 야투 46.9%
알파 뱅그라(인천 전자랜드) 11.67득점 1.2어시스트 4.7리바운드 야투 45.8%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 예상외 반전 드라마를 펼치고 있는 3인방(빅터, 브레이클리, 뱅그라) 얘기다.
먼저 울산 모비스의 커스버트 빅터는 단신 외국선수중 단연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192cm의 단신이지만 단단한 체격을 바탕으로 평균 6.6리바운드를 올리며 리바운드 전체 12위에 올랐다. 공격에서도 내외곽 가리지 않는 득점 분포가 눈에 띈다. 매치업 상대가 자신보다 키가 작을 경우 적극적인 포스트업을, 장신 외국선수일 경우는 3점을 노리며 상대 수비수를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3점성공률 38.9%, 야투성공률 64.5%로 공격 효율성도 높다. 지난 3일 서울 삼성을 상대론 역전 3점포까지 터뜨리며 클러치 능력도 선보였다.
마커스 브레이클리와 알파 뱅그라도 팀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부산 케이티의 브레이클리는 평균 리바운드 전체 9위로 단신 외국선수중 가장 높다. 리바운드 뿐 아니라 이타적인 플레이로 조직력을 강조하는 케이티 농구에 잘 녹아들고 있다.
인천 전자랜드의 뱅그라는 팀 동료 안드레 스미스의 부상 공백을 잘 매워주고 있다.(안드레 스미스는 부상 여파로 철저한 출전시간 관리가 필요하다.) 화려하진 않지만 묵묵히 자기 득점을 올리며 시즌 초 전자랜드 상승세에 한 몫 했다. 지난 4일 고양 오리온을 상대론 23분만 뛰며 29득점을 폭발하는 득점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름값 하고 있는 에밋
안드레 에밋(전주 KCC) 16.22득점 1.9어시스트 5.7리바운드 야투 46.2%
2007-2008시즌 벨기에리그 챔피언십 득점왕(평균 23.9득점). 2014-2015년 NBA D리그 올스타전 최우수선수(28득점, 4리바운드). 그리고 10개 팀 중 유일하게 1라운드 뽑힌 단신 선수. 경력만 놓고 보면 에밋은 최고의 이름값을 자랑하는 선수다. 시즌 전 미디어데이에서도 에밋은 동료들 사이에서 최고의 외국선수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1라운드까지의 활약상만 보면 에밋은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평균 16.22득점은 단신 외국 선수 중 최고 득점(전체 평균 7위)이고 팀은 최근 5연승으로 단독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개인 성적과 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 외국선수 2명이 동시 출전 가능한 2라운드에선 에밋의 진가가 더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주축선수들의 복귀와 에밋의 활약으로 KCC는 1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뛰고 싶지만 1옵션이 너무 강해서…
론 하워드(서울 삼성) 6.2득점 1.2어시스트 1.7리바운드 야투 35.7%
조 잭슨(고양 오리온) 5.22득점 0.9어시스트 1.4리바운드 야투 40.00 %
라샤드 제임스(원주 동부) 9.89득점 0.9어시스트 2.6리바운드 야투 42.3%
기량은 뛰어나지만 같은 팀 장신 선수가 너무 잘해 출전기회를 못 받는 선수들이 있다. 고양 오리온의 조 잭슨은 180cm라는 작은 키에서 나오는 고무줄 같은 탄력과 오랜만에 보는 포인트가드 외국선수로 많은 농구팬들의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팀 동료 에런 헤인즈가 잘해도 너무 잘한다.(헤인즈 평균 28.22득점, 8.89리바운드, 1.67스틸. 전체 득점1위, 리바운드 6위, 스틸2위) 헤인즈가 많은 시간을 뛸수록 잭슨의 출전시간은 줄어든다. 잭슨의 이번 시즌 평균 출전 시간은 8분 42초. 최근 3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경기당 단 5분 7초를 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잭슨 스스로도 심리적으로 쫒기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무언가를 보여준다는 압박감에 무리한 공격 빈도가 늘었다.
이는 서울 삼성의 론 하워드도 마찬가지. ‘철인’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종횡무진 활약하는 탓에 코트에 나설 기회가 좀처럼 나지 않는다.(라틀리프 평균 19.67득점, 12.44리바운드. 득점과 리바운드 모두 전체 2위) 하워드는 2013-2014 NBA D리그 정규리그 MVP 수상자로 뛰어난 스피드와 개인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하워드의 평균 출전시간 7분 41초 동안 뭔가를 보여주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라샤드 제임스는 위에 두 선수와 조금 다른 경우다. 팀 동료 로드 벤슨이 많은 출전 시간을 가져가고 있지만, 최근 동부의 팀 사정으로 인해 팀 내 비중이 줄어들었다. 동부가 김주성, 윤호영의 부상 공백으로 전체적인 높이가 낮아져 단신 테크니션인 제임스를 쓸 여력이 없어진 것이다. 제임스는 비시즌 화려한 덩크슛으로 팬들을 열광시켰지만 현재 팀 사정상 덩크를 시도할 충분한 시간과 공격 역할이 주어지지 않고 있다.
잭슨, 하워드, 제임스는 현재 적은 출전시간으로 본인의 실력을 제대로 증명하지 못하고 있지만 개인 기량은 검증된 선수들이다. 외국선수 2명이 동시 출전하는 2라운드부터는 달라진 그들의 모습이 나타나길 기대한다.
▲ 서서히 적응 중, 2라운드를 기대해
마리오 리틀(안양 KGC인삼공사) 10.4득점 1.2어시스트 4.2리바운드 야투 41.7%
드워릭 스팬서(서울 SK) 8.56득점 1.3어시스트 2.3리바운드 야투 42.3%
안양 KGC인삼공사의 마리오 리틀은 프랭크 로빈슨의 부상으로 인한 대체 외국선수로 팀에 합류했다. 중간에 온 리틀에게는 한국농구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다. 평균 득점은 좋았지만 외곽 성공률이 떨어졌다. 팀이 외곽에서 필요로 할 때 도움이 되지 못했다. 본인과 팀이 답답해했음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인삼공사 관계자는 “리틀은 굉장히 성실하다. 체육관에 가장 먼저 출근해서 슛 연습을 하는 선수”라며 치켜세웠다.
이런 팀의 믿음을 알았을까? 리틀은 지난 3일 부산 케이티와의 경기에서 71-71, 동점 상황에 승부를 결정 짖는 역전슛을 성공시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날 16분 동안 11득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모처럼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서울 SK의 드워릭 스팬서는 시즌 초반, 다른 단신 외국선수에 비해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김선형의 이탈로 약해진 SK 가드진의 소금 같은 역할을 하며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오가는 역할에 적응을 못하며 기복 있는 플레이를 보이기도 했지만, 경기가 거듭될수록 조금씩 적응하는 모습이다. 가장 최근 경기인 4일 동부 전에선 개인 최다인 12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아직은 시간이 필요해
맷 볼딘(창원 LG) 5.78득점 1.2어시스트 0.9리바운드 야투 37.0
볼딘은 10명의 단신 외국선수중 유일한 백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미국 청소년국가대표 출신이라는 화려한 이력과 당시 스테판 커리(지난 시즌 NBA MVP)의 룸메이트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부상이 볼딘의 발목을 잡았다. 볼딘은 시즌 직전 부산 케이티와의 연습경기에서 사타구니 부상을 당했다. 진단 결과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볼딘은 계속 통증을 호소했다. 이는 결국 코트 위 부진한 플레이로 드러났고 길렌워터의 부담감만 증가했다.
LG는 결국 볼딘을 부상선수로 공시하고 임시대체 선수로 브랜든 필즈를 데려왔다. LG는 볼딘에게 충분한 휴식을 줄 생각. 볼딘은 부상회복과 자존심 회복이라는 숙제를 안았다.
#사진 – 점프볼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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