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기웅 인터넷기자] 아버지 농구 대표팀을 아시나요?
최고령 선수 73세, 막내선수 55세로 구성된 아버지 농구 대표팀이 아시아 정복을 위해 대만으로 향했다.
한국 아버지 농구회(KBAF, 대표 정재권)는 8일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2015 타이중-약마배 전국농구초청대회 출전을 위해 7명의 시니어 농구대표팀을 파견했다.
2015 타이중-약마배 전국농구초청대회는 대만 국내 시니어 농구대회이다. 40세부터 60세까지 5세 단위로 종별을 구분해 9일부터 3일간 열전을 벌인다. 대만은 매년 한국과 홍콩 등 아시아 주변 국가들에게 참가 요청을 해왔기 때문에 사실상 국제 대회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과 대만 양국의 아버지 농구회는 2012년 우리나라에 아버지 농구대회가 창설된 이래로 매년 서로 대표팀을 파견하여 교류를 가져왔다. (2015년 한국에서 열린 아버지농구대회에서는 메르스로 인해 대만 대표팀은 불참했다.) 자비로 참가하다보니 한국 대표팀은 매년 6~7명의 적은 인원로만 대회에 참가해왔다.
대회는 이틀에 4경기 정도를 치르는 것이 일반적인데 우리나라는 얇은 선수층 탓에 매년 첫날은 전승, 둘째날은 전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승 또는 준우승에 입상한 적은 없으며 4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대표팀을 파견한 아버지농구회는 당초 9명의 선수가 출전 예정이었으나 개인 사정으로 인해 2명이 이탈, 7명이 출전하게 됐다. 원래는 50세부, 55세부, 60세부에 모두 참가하고자 했으나 참여율 저조 탓에 55세부만 출전하게 됐다.
대표팀 선수들의 평균 나이는 59세로 60세부에 더 가까운 나이다. 먼 원정길과 더불어 연령면에서도 다소 불리함을 안고 출전하게 됐다. 비슷한 멤버로 작년에는 60세부에 출전했으나 올해는 ‘막내’ 두 선수의 나이가 55세이기에 55세부로 출전하게 됐다.
아버지 농구대표팀 명단
최도영(73) 정재권(61, 이상 SBC)
이형중(60) 전진배(60) 윤진구(59, 이상 파랑새)
박지영(55)임석중(55, 이상 리바운드)
적게는 55세, 많게는 73세까지 이뤄졌지만 열정만은 여느 20대보다도 훨씬 넘치는 아버지 대표팀이다. 격한 스포츠인 농구를 오랜 기간 할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이렇게 자비를 들여 해외에서 열리는 대회에 나가는 것도 존경스러웠다.
시니어 농구대회가 부족한 실정이었던 우리나라에서 정재권 대표는 아버지 대회를 창설했다. 아버지 선수들이 참가비 없이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해 여러 기업들의 후원을 이끌어냈다. 그가 발품을 팔아 참가팀을 모집하고 후원을 이끌어낸 덕분에 아버지농구대회는 4회째를 맞이했다. 개회식에는 방열 대한농구협회장도 참석하기도 했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아버지 생활체육 스포츠가 더 많이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졌다.
바쁜 와중에도 두 달 동안 10차례의 연습 경기를 가지며 만반의 준비를 마친 아버지 대표팀. 첫 우승의 도전할 준비를 다했다는 중년의 청춘들이 트로피를 들고 귀국하는 장면을 기대해본다.
그들의 우승을 응원하기 위해 아버지농구협회 대표이자 이번 대표팀에도 선수로 직접 참가하는 정재권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내내 농구를 사랑하는 아버지의 애정을 듬뿍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 후에는 필자 또한 30년 뒤에도 농구를 하고 싶기에 사실 부러운 마음, 존경스러운 마음도 커져만 갔다.
Q. 대만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어떤 대회인가요?
A. 40세 이상부터 참가가 가능하며 5세 간격으로 종별이 나눠지고, 60세부까지 열립니다. 50여개 팀이 대형 체육관(정식 농구코트 3면이 한 체육관에 있음)에서 3일간 열전을 치릅니다. 체육관이 넓음에도 에어컨 작동이 완벽해 더운 줄도 모르고 시합에 전념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저녁에는 참가 선수들이 대형 식당에서 다같이 모여 전야제도 열립니다. 규모가 정말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음식도 배터지게 먹을 수 있습니다(웃음).
Q. 국제 대회인데 초청을 받아 가시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A. 원래 대만의 자국대회인데 홍콩이나 한국 등에서 초청받아 오는 참가팀도 섞여 있습니다. 우리도 매년 참가하고 대만팀도 매년 아버지대회에 참가하며 교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서로 오고 가는 데는 각자 비용을 부담합니다.
Q. 참가 선수는 어떻게 모집하고 선발하셨나요?
A. 지난 6월 열린 제4회 아버지 농구대회 선수들 중에서 모집했습니다. 당초 50세부, 55세부, 60세부 총 3개부에 참가하려고 선수를 모집했으나 전부 7명의 선수를 모집하는데 그쳤습니다. 결국 55세부로 한 팀만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재작년엔 45세부와 50세부에 참가했고 작년엔 45세부와 60세부 팀을 파견해 참가했습니다. 매년 참가 가능한 선수들 중에서 나이에 따라 1-2팀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Q. 대만 대회가 첫 출전이 아니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 성적은 어떠셨나요?
A. 2013년도 제가 참가한 뒤로는 작년에 4위 입상이 최고 성적입니다. 그 전에도 4-5위 정도만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승이나 준우승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압니다. 그 이유는 이틀에 4경기를 치르는데 우리 선수단 규모가 항상 6~7명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2일째에는 체력적으로 무리가 많습니다. 첫날은 항상 전승이었지만 다음날은 체력 문제로 거의 전패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Q. 이번 대회 목표를 여쭤보고 싶습니다.
A. 이번 대회는 7명이 2달 동안 10차례 이상 연습 경기를 가졌고 충분히 우승 전력이라 믿습니다. 부상이 없고 현지 적응만 된다면 최고의 성적을 낼 것이라 자신하고 있습니다.
Q. 대만은 시니어 농구가 많이 발전한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A. 대만은 농구뿐 아니라 생활체육 규모가 우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대회가 열리는 타이중의 한 대학교 체육관만 보더라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시설입니다. 농구코트3개가 한자리에 펼쳐져 있고 2층에는 거의 농구코트 4-5개 정도의 면적의 배드민턴 전용 체육관이 따로 있는데 20여개의 배드민턴 네트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운동장에는 야외 농구 코트 10여개가 일렬로 늘어 서 있지요. 엘리트 체육은 우리에 비해 열세지만 생활체육에 관한 인프라는 우리가 훨씬 뒤떨어져 있습니다. 좋은 시설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운동을 할 수 있으니까 국민 대다수가 운동을 즐기고 있습니다. 60세부 농구인들은 시간이 많아서 보통 일주일에 3번 모여서 운동합니다. 이들은 미국, 중국, 홍콩 등 여러 국제대회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고 하네요.
Q. 2012년부터 직접 아버지 농구 대회를 개최하고 계십니다.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운영 비용은 어떻게 마련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우리나라의 아버지 농구대회는 비교적 늦게 창설됐습니다. 2012년 첫 대회는 6팀이 참가했습니다. 이제는 대만에서 온 두 팀을 비롯해 13~4개팀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운영비용은 까사미아 이현구 회장님과 케이씨텍 고석태 회장님 그리고 한라그룹, 메트로 병원, 강남 세브란스 병원, 동아알미늄 등 제가 다녔던 학교의 선후배님들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참가 선수들 중 개인 기부자도 있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Q. 우리나라의 시니어 생활체육 농구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A. 50세 이상으로 볼 때 전국에 15개팀 정도가 있고 선수 숫자는 200여명에 불과합니다. 50세부의 경우 50%, 60세부는 75%가 선수출신입니다.
Q. 시니어 농구 선수들은 적지 않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계속 농구를 하신다는 것이 존경스럽습니다. 그 비결이 있다면?
A. 쉬지 않고 계속 농구를 하던 사람들과 오래 쉬었다가 아버지대회의 탄생과 함께 다시 공을 잡은 사람들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자는 수십년동안 탄력을 받았기에 늙었어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후자가 문제인데 우리 아버지 농구인 중에는 농구선수 출신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농구를 기술적인 면은 물론이고 체력 조절 또한 잘하고 있습니다. 또 부상을 피해가면서 아주 지능적으로 농구하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 선수들이 동료와 후배들에게 여러 가지를 가르쳐 주면서 농구를 즐기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대학시절부터 조정을 했습니다. 두 가지(농구,조정)를 병행하기 때문에 서로 윈윈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오랫동안 부상도 없이 두가 지 다 40년 넘게 하고 있고 앞으로도 20년 이상은 너끈히 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른 것엔 별 관심이 없고 이 두 가지에 집중합니다.
Q. 주말마다 운동을 나가실 것 같은데 가족들의 반대가 없었나요? 반대는 아니더라도 일, 가정, 농구를 병행하기는 쉽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제 경우 주말에 운동하게 되면 가족들의 눈치를 보면서 나가서 노하우좀 부탁드립니다.
A. 우리 세대는 남자가 결정하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냥 따라 오는 세대였습니다. 요즘은 시대 흐름이 바뀌어 남편들도 아내의 눈치를 많이 보고 있지요. 시대의 흐름이 바뀐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방법은 있습니다. 혹시 아직 결혼하지 않은 분들이 계시다면 결혼 전에 미리 다 보여주세요. 주말에도 농구는 쉴 수 없다는 것을요. 농구는 인생의 0순위라는 것을 말씀하세요.(웃음)
저는 늘 조정대회를 앞두고 한두달씩 합숙하던 시절에 아내를 만났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 운동하는 것은 운동으로 여기지도 않습니다. 아이들도 이젠 다 서른이 넘었지만 어렸을 때 자주 농구할 때 데리고 다녀서 그런지 학창시절부터 우지원, 이규섭 등의 열렬한 팬입니다. 제 경우보다는 결혼 전에 농구하지 않다가 뒤늦게 농구에 빠져 집안의 반대가 심한 사람들이 고민일 테지요. 농구로 인하여 가정도 더 안정되고 직장생활도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세요. 모든 면에서 플러스가 되면 됐지 마이너스 요소는 없다는 것을요.
Q. 국내 시니어 생활체육농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A. 농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찬 사람들이 많아지면 자연히 발전하게 됩니다. 그리고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이 따로 놀 수 없다고 봅니다. 주변에 보면 농구로 밥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농구로 밥 먹을 수 있을 때까지만 농구인이고, 옷 벗으면 농구계를 떠나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자연히 자기가 몸담고 있을 때까지만 농구에 관심이 있습니다. 자신이 몸담았던 농구계를 위하여 아무 대가 없어도 어느 정도는 희생할 수 있다는 의식이 너무 부족합니다.
반면에 생활체육에서는 농구 매니아들의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정책적으로 반영되기 힘든 현실입니다. 이 두 그룹이 힘을 모으면 발전 속도가 빠르겠죠. 제일 좋은 방법은 농구와 이해 관계가 없는 분들 중에서 능력있는 행정가와 기업가 등이 많이 나오면 스포츠로서의 농구가 발전할 가능성이 크겠죠. 스포츠는 스포츠맨십을 기본으로 발전해야 아름답기 때문에 늦어지더라도 진정한 스포츠맨들에 의하여서만 한 단계씩 발전해야 한다고 봅니다. 순수하고 열정적이고 농구의 발전을 위해 자신을 버릴 줄 아는 사람들이 농구인들 중에 많이 나와야죠. 우리 후배 아버지 농구인들이 반드시 이룰 것입니다.
Q. 이번 대회 함께 출전하는 각오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첫 우승에 도전합니다. 준비는 다 되었고 이제 결전의 날만 기다립니다. 응원해 주세요.
Q. 마지막으로 이 시대 같은 아버지들, 그리고 아들같은 젊은 농구 동호인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아버지들이 농구를 한다는 것은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었다는 증거입니다. 기본 체력, 시간과 경제적 여유, 원만한 가정, 대인관계까지요. 이들 중 한 가지만 모자라도 힘들어 집니다. 농구는 힘들지만 그래서 더 매력있습니다. 아무리 해도 질리지 않고요. 농구할 생각만 해도 벌써 힘이 솟습니다. 이렇게 평생 할 만한 가치가 있는 농구를 왜 안해야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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