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선아, 정고은, 강현지 기자]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 ‘국민체조 시~작’, ‘새천년 체조’ 어릴 때부터 부르고 들어온 소리다. 운동회와 놀이 전 사전 운동 배경음악으로 익히 활용됐다. 준비운동은 누구든 어디서든 해야 하는 운동의 필수 요소다. 어릴 때부터 배워왔고, 당연히 선수들도 빼먹지 않는다. 더욱이 프로선수들에게 준비운동은 부상 방지를 위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다.
※ 본 기사는 월간 점프볼 2015년 10월호에 실린 기사임을 알립니다.
프로선수, 준비운동이 궁금하다
준비 : 미리 마련하여 갖춤
운동 : 사람이 몸을 단련하거나 건강을 위하여 몸을 움직이는 일
준비와 운동 단일어를 합쳐서 보면, ‘사람이 몸을 단련하거나 건강을 위하여 몸을 미리 움직이는 일’로 해석된다.
‘준비운동’ 합성어로 보면 어떨까. 인터넷 포털사이트 체육학 대사전은 ‘체육학습의 지도에서 처음 단계에 하는 운동. 이 운동의 목적은 다음에 하려는 주 운동의 효과를 충분히 올릴 수 있는 심신의 상태를 만드는 데 있다. 그러기 위해선 천천히 달리거나 전신적 운동으로 호흡 순환 기능을 높이면서 주요한 근육의 신전운동이나 관절의 유연운동을 하고 주 운동과 관련이 깊은 기능의 예비적인 운동을 해서 주 운동에 대비한다’라고 설명한다.
여기서 핵심은 바로 ‘운동의 목적은 다음에 하려는 주 운동의 효과를 충분히 올릴 수 있는 심신의 상태를 만드는 데 있다’라는 문장에 있다.
이 정의는 프로농구 준비 운동 설명에 딱 맞다.
KBL 선수들은 경기 시작 버저가 울렸을 때부터 곧바로 모든 것을 쏟아 부을 수 있도록 사전에 대비한다. 준비 운동은 대개 경기 한 시간 전에 시작된다. 팀 훈련을 하기 전에 가볍게 슈팅으로 몸을 풀고 트레이너의 지도에 맞춰 스트레칭으로 몸을 깨운다. 그리고 다시 슈팅 훈련을 이어간다. 중간에 라커룸으로 이동해 팀 미팅도 한다. 10개 구단의 준비 모습은 이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훈련을 지도하는 트레이너, 선수에게 준비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명진(케이티)은 “슈팅 위주로 필요한 이미지 트레이닝과 공을 만지는 훈련을 하다가 경기 전까지 30분이 남았을 때 본격적으로 뛰는 훈련을 한다. 이때 땀을 내고, 숨이 많이 차게 한다. 그래야 최상의 상태로 경기에 들어갈 수 있다. 숨통이 트여야 덜 지친다. 숨통이 트이기까지 올라가는 게 힘들다”라고 말했다.
김재범 창원 LG 트레이너는 사전 스트레칭에 관해 “힘을 쓰면서 스트레칭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한 뒤 “스트레칭은 한 곳을 잡고 당기는 것을 중점적으로 한다. 동적인 스트레칭은 선수들이 밸런스를 잡을 수 있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원정. 손의 감각을 살려라
준비운동의 기본은 같지만, 자세히 보면 다른 점이 보인다. 홈경기와 원정경기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온다. 대개 홈구장을 사용하는 선수들은 스트레칭 때 매트를 깔고 갖춰진 환경에서 몸을 푼다. 하지만 원정 때는 이런 물품을 거의 가지고 다니지 않으며, 대부분 테라밴드만 들고 이동한다. 테라밴드는 선수들의 유연성과 근력을 키우는 데 효과가 있는 장치다. 원정이든 아니든 부피가 작기에 지참이 쉽다.
원정 팀은 준비운동에서 슈팅 감각을 익히는 데 비중을 더 둔다. 김재범 트레이너는 “원정경기에 가면 선수들이 슛을 쏘는 골대에 적응하는 것에 신경을 쓴다“라고 말했다. 김태진 인천 전자랜드 코치도 ”체육관마다 다른 부분이 있다. 골대도 제조 회사가 다르고, 환경도 차이가 있다. 그런 걸 설명해주면서 선수들이 밸런스를 맞추도록 돕는다”라고 말했다.
눈빛, 경기 결과가 보인다
박순진 원주 동부 체력 코치는 준비운동 중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최우선으로 강조하며 지도하고 있다. “내가 강조하는 것은 ‘경기의 연장’이라는 것이다. 제대로 안 되면 느슨한 동작이 경기에 나타난다. 선수들에게 경기가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세심하게 동작을 하도록 당부한다. 몸을 풀 때 제대로 안하면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 선수들의 눈빛을 보면 결과가 보인다.”
그러면서 박순진 체력 코치는 “단체로 운동하는 거라 크게 다른 것은 없지만. 로드 벤슨은 작은 스텝을 빠른 스피드로 움직이도록 하며 몸을 푼다. 국내선수들 대부분은 편성된 (훈련)구성대로 한다”라고 덧붙였다. 코트에서 몸을 푸는 선수들을 보면서 “오늘은 동부가 이길 것 같은가”라고 물었다. 박순진 체력 코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 인터뷰를 진행한 날 동부는 승리를 챙겼다.
일찍 움직이면 한 골 더 넣는다
전자랜드는 지난 시즌 주장이던 리카르도 포웰을 중심으로 차바위(상무), 김지완, 정효근 등이 일찍 코트에 나와 슈팅 등을 훈련했다. 이번 시즌도 같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전보다 일찍 코트에 나오는 사람이 늘었다는 점이다. 김지완을 비롯해 정효근, 박성진, 이진욱, 차재영 등도 같이 훈련한다.
김태진 코치는 “(선수들이)지난 2시즌간 포웰과 일찍 연습했던 습관이 있다. 또 오늘만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가 중요하기 때문에 꾸준하게 반복적으로 훈련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완이와 효근이는 지난 시즌에도 훈련했고, 성진이와 재영이는 이번 시즌 조금 더 해줘야 하는 선수다. 이렇게 계속 훈련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전자랜드 사전 운동에는 시뮬레이션이 포함된다. 김태진 코치가 수비수가 되어 선수들의 슈팅 등을 저지한다. “선수들에게 실전처럼 해주려고 한다. 사람과 사람이 부딪쳐야 감각을 익힌다. 포스트업 같은 경우 실전에서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김태진 코치의 말이다.
너 포지션이 뭐니?
전주 KCC는 다른 구단 선수들이 가볍게 몸을 푸는 시간을 활용해 포지션별 훈련을 먼저 진행한다. 필 허바드 KCC 코치는 센터 역할을 맡아야하는 포워드 김태홍과 정희재의 조련에 앞장선다. 하승진이 있든 없든 이들은 KCC 골밑을 지켜야 할 임무를 맡았기에 지속적인 성장이 필요하다.
이때 허바드 코치는 양복 바지 아래 운동화로 신발을 갈아 신고 적극적으로 선수들을 지도한다. 코치도, 선수도, 통역도 시간을 쪼개고 쪼개 활용하고 이를 알차게 채우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국내 코치진도 쉬지 않는다. 슈터들의 슈팅 훈련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부족함이 있는 선수에 개별 수업을 한다. KCC 슈터 김지후가 그 대상. 김지후는 정선규 코치의 지도 아래 코트 한쪽에서 공을 튕겼다. 정선규 KCC 코치는 “지후는 공 컨트롤이 약해서 5~10분 정도 드리블 연습을 한다”라고 밝혔다.
커피 한 잔, 이유 있는 여유
모비스 선수들은 경기장에 들어올 때 손에 뭔가를 쥐고 있다. 한 손에 든 건 종이컵. 그 안에는 커피가 담겨있다. 커피 한 잔을 들고 잠깐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며 여유(?)를 즐긴다.
알고 보면 이것도 경기 준비에 꼭 필요한 한 부분이다. 김태중 모비스 트레이너는 “우리 선수들은 커피를 마시면서 체육관에 들어간다. 코치님이 직접 선수들에게 커피를 타준다. 대부분의 선수가 커피를 마신다고 보면 된다. 카페인이 경기 전 선수들에게 도움이 된다. 또 날씨가 추울 때 몸을 빨리 데워주기도 한다”라고 했다. 모비스는 3시즌 연속 우승이라는 좋은 성적이 나며 커피를 마시는 게 자연스러운 팀 문화가 됐다고 한다.
동부는 라커룸 안에서 커피를 마신다. 박 코치는 “경기 전에 커피 한 잔을 마시면 긴장이 이완되고 지구력이 생긴다. 또 이온 음료는 경기 시작 1시간 30분 전에 마신다. 그러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논문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 사진 유용우, 이청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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