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맹봉주 인터넷기자] 디펜딩 챔피언 울산 모비스가 꼴지 창원 LG와 약 3년 10개월 동안 맞대결에서 진적이 없는 서울 삼성을 잇달아 만난다. 올 시즌 성적과 상대전적을 생각하면 모비스 입장에선 최고의 일정인 셈. LG와 삼성 다음에 상대하는 팀이 1위 고양 오리온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모비스로선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들이다. 모비스가 예상대로 연승을 거두며 지난 주말 안양 KGC인삼공사에 패한 분풀이를 할지, 아니면 LG와 삼성이 예상 밖 반란에 성공하며 모비스를 잡아낼지 확인해 보자.
한편 전주 KCC와 서울 SK의 경기에선 두 명의 국가대표 가드, 김태술과 김선형이 올 시즌 처음으로 코트위에서 맞붙는다. 순위와 관계없이 서로 다른 유형의 정상급 가드들이 펼치는 맞대결만으로도 충분히 기대가 되는 매치업이다.
울산 모비스(2위, 15승 7패) vs 창원 LG(10위, 5승 19패)
11.24(화) 19:00 울산동천체육관 중계:SBS스포츠, MBC스포츠+
▲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걱정
NBA 팬들에게는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센안토니오 걱정’이란 말이 있다.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와 별다른 전력보강이 없어 매 시즌전마다 순위가 내려갈 것이라 걱정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면 변함없이 우승후보로 거듭나는 NBA의 센안토니오 스퍼스를 빗댄 말이다.
NBA에 센안토니오가 있다면 KBL엔 모비스가 있다. 지난 시즌 최고 외국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 국내선수 득점 1위 문태영이 삼성으로 떠나고 야전사령관 양동근은 시즌 초 국가대표로 차출되며 이번 시즌 모비스의 전력 약화는 뻔한 이야기인 듯 했다.
유재학 감독도 올 시즌을 앞두고 리빌딩을 선언하며 쉽지 않은 시즌이 될 것임을 예상했다. 하지만 현재 순위표를 보면 시즌 전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음을 알 수 있다.
모비스는 특유의 짠물수비(74.1점으로 리그 최소 실점1위)를 바탕으로 한 이타적인 농구(팀 평균 어시스트 18.9개로 2위)로 시즌 초반부터 줄곧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한 가장 긴 연패가 2연패 일 정도로 좋은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양동근과 함지훈이 중심을 잡아주고 팀 플레이에 능한 외국선수들에다 전준범, 김수찬 등 유망주들의 활약이 어울어지면서 ‘이번 시즌도 모비스의 리빌딩은 물 건너갔다’라는 모비스 팬들의 푸념 아닌 푸념이 이어지고 있다. 이쯤 되면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모비스 걱정’이라 할 만하다.
걱정은 모비스가 아니라 LG가 해야 할 판이다. 최근 4연패 포함 10경기 1승 9패로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유병훈이 불법스포츠도박 혐의 징계에서 돌아왔지만 좀처럼 패배의 늪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모비스전 승리를 위해선 고군분투중인 평균 득점 2위, 트로이 길렌워터(24.63득점)의 부담을 덜어줄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서울 삼성(5위, 11승 11패) vs 울산 모비스(2위, 15승 7패)
11.26(목) 19:00 잠실실내체육관 중계:SBS스포츠, MBC스포츠+
▲ 삼성, 모비스전 승리는 언제쯤?
22연패. 프로농구 특정 팀 상대 최다 연패 기록의 주인공인 삼성이 천적 모비스를 만났다. 삼성은 2012년 1월 10일부터 모비스전 승리가 없다.
삼성의 모비스전 승리는 시즌 전부터 초미의 관심사였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시즌 전 미디어데이에서 “이상민 감독이 모비스를 꺾었으면 좋겠다. 너무 이겨서 미안하단 생각이 든다. 이상민 감독 파이팅”이라며 연패를 안긴 삼성 이상민 감독에게 미안함(?)을 표현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모비스의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문태영이 삼성으로 옮기면서 이번 시즌이야말로 삼성이 모비스전 연패를 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승했다. 삼성의 전력이 급상승한 반면 모비스는 우승 주역 2명이 이탈하며 6강 진출도 쉽지 않아 보였기 때문.
하지만 현재 상황은? 삼성은 단독 5위로 지난 시즌과는 전혀 다른 팀이 됐지만 여전히 모비스만 만나면 작아졌다.(1차전:82-83 패, 2차전:61-74 패) 그에 반해 모비스는 시즌 전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듯 단독 2위로 여전히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일단 최근 삼성의 분위기는 좋다. 2연승을 달리며 승률 5할을 맞췄다. 임동섭은 지난 17일 원주 동부전에서 3점슛 3개 포함 22득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다. 지난 21일 부산 케이티전에선 김준일이 14득점 8리바운드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삼성이 모비스를 잡기 위해선 항상 꾸준했던 라틀리프와 문태영은 물론이고 다른 선수들의 활약도 필수다.
하지만 울산 모비스는 여전히 쉽게 져줄 모양새가 아니다. 지난 주말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패배하기 전까지 4연승을 달렸다. 올 시즌 홈에서 무적인 KGC인삼공사를 상대로도 끝까지 추격하며 3점차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특히 모비스의 영건 듀오인 전준범과 김수찬의 활약이 눈부시다. 전준범은 최근 2경기 평균 16득점, 7.5리바운드를 올리고 있다. 지난 19일 전주 KCC전에선 리바운드와 스틸에서 커리어 하이인 8리바운드, 4스틸을 기록했다. 기존의 강점인 득점력은 물론이고 궂은일에서도 유재학 감독의 조련을 받으며 성장 중이다.
김수찬도 최근 2경기 평균 12.5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전준범과 함께 팀의 외곽을 책임지며 유재학 감독의 중용을 받고 있다.
삼성이 안방에서 22연패를 끊고 약 3년 10개월 만에 모비스전 승리를 맛볼지, 모비스가 삼성전 23연승을 이어갈지 지켜보자.
전주 KCC(4위, 13승 11패) vs 서울 SK(9위, 7승 15패)
11.27(금) 19:00 전주실내체육관 중계:SBS스포츠, MBC스포츠+
▲ 부활한 김태술과 돌아온 김선형
김태술이 부상에서 합류한 KCC와 팀의 에이스, 김선형이 돌아온 SK가 맞붙는다. 지난 14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부상을 당한 김태술은 이후 두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그 두 경기에서 KCC는 모두 패했다. KCC로선 김태술의 부재가 아쉬웠던 상황.
지난 19일 모비스전을 되돌아보자. 이날 전까지 KCC는 모비스와의 시즌 전적에서 2전 2승으로 앞서있었다. 하지만 김태술 없는 KCC는 모비스의 지역방어에 고전하며 패배했다. 이날 기록한 KCC의 66점은 올 시즌 팀 평균 득점(77.8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경기 운영과 어시스트에 특화된 김태술이 있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다.
김태술이 부상에서 돌아온 지난 22일 창원 LG전. 김태술이 있는 KCC 농구는 그 이전 경기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이날 기록한 KCC의 팀 어시스트는 29개. 팀 평균 어시스트 꼴찌(13.3개)답지 않은 원활한 볼 배급으로 LG 수비진을 혼란에 빠트렸다.
그 중심엔 단연 김태술이 있었다. 이날 9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3쿼터 초반 김태술이 노룩 패스로 하승진의 득점을 어시스트하는 장면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김태술의 합류로 전태풍의 어깨도 가벼워졌다. 경기 후 전태풍은 “태술이랑 같이 뛰니까 정말 편하다. 태술이가 포인트가드에 자리 잡으니 내가 슈팅가드로 잘 할 수 있다. 체력적인 부분도 도움이 된다”며 김태술의 복귀를 반겼다.
KCC에 김태술이 복귀했다면 SK엔 김선형이 돌아왔다. 스포츠불법도박 혐의 징계가 풀리면서 지난 21일 원주 동부전에서 올 시즌 첫 모습을 보였다. 복귀전에서 23득점, 5어시스트로 활약하더니 두 번째 경기인 부산 케이티와의 주말 경기에서도 25득점 6어시스트로 역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전매특허인 수비를 찢는 돌파는 물론 플루토, 3점슛 등 다양한 공격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두 경기 평균 3점슛 성공률이 54.5%에 달한다. 단 두 경기이긴 하지만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된 외곽슛 정확도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다만 김선형의 이런 활약에도 불구하고 팀은 두 경기에 모두 패배하며 2연패에 빠졌다. 이제 SK의 김선형 효과가 입증되기 위해선 승리가 필요하다. 김태술, 김선형 돌아온 두 가드들의 손끝에 양 팀의 희비가 달려있다.
사진_신승규 기자, 이청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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